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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평론2009. 6. 25. 15:30
  요즈음 한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로 인한 정국의 극심한 혼란 그리고 6월 국회 개원을 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한창입니다. 가뜩이나 날씨도 점점 여름으로 가면서 짜증스럽고 점점 더워질텐데, 한국의 정치권과 지도층의 행태는 일반 국민들의 짜증과 불쾌지수를 한층 더 올리는 일등공신의 자리를, 덥고 습기찬 날씨 따위에게 내 주기가 싫은 모양새입니다.

  이런 와중에, 무슨 언론 소비자 운동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른바 조중동에 광고를 싣는 기업들의 제품을 불매하겠다라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운동을 하는 이유야, 그동안 조중동이 국민들을 기만하고 소위 왜곡보도를 일삼으며 특정 정치 세력을 일방적으로 비호하기 때문이며, 그런 그들을 가리켜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 수구 언론 혹은 수구 꼴통 세력의 대변자라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에도 조중동과 같은 수구 꼴통 세력이 있을까요? 오늘은 미국내의 총기 소유에 대한 논란을 짚어 보면서 미국내의 수구 꼴통 세력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를 가려 보고, 왜 그들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그 원인을 세세히 짚어봄으로써, 한국 사회와 여러분들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총기 소유 그리고 끊임없는 총기 관련 사고
  여러분도 익히 아시다시피, 미국은 총기 소유가 자유스러운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총기를 가지고 벌이는 범죄나 사고가 굉장히 많은데요. 각종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매년 약 3만명이 총기류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며, 이같은 수치는 브라질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제외하고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의 총기 관련 사망율이다 보니, 미국인들은 총기 사고에 대해서 항시 불안해 하고 총기 소유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이 되어야만 한다라는 명제 자체에는 대부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0만명당 약 10.2명이 총기로 목숨을 잃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인구가 약 3억명을 조금 상회하니 산술적으로 계산해보아도 매년 약 3만명이 총으로 목숨을 잃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도표 출처: Economist.com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미국인들은 총기 소유를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하자라는 몇몇 시민단체와 진보적 정치인들의 제안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인들에게 이런 상황은 정말 이해가 힘든 형편이기도 합니다. 논리나 이치대로만 따지자면, 총기가 위험하고 관리가 되지 않으니까 법적으로 총기 소유를 엄격히 규제를 해서 총기 관련 사고를 줄이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꾀하는 것이 상책이며, 사회 구성원들도 그런 제안에 대부분 동의와 지지를 표할 것 같은데, 막상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미국의 역사와 정체성 그리고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미국민들의 의식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건국사와 총기 소유와의 관계
  우선, 미국의 초창기 건국사를 살펴보면 미국은 총기로 인해 세워진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총기 소유에 얽힌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총기 소유 문제는 비단 미국의 역사나 전통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 사회에서 총기를 구입하기가 너무 쉽다라는 사회 구조적인 측면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술을 구입하려면 나이가 21살이 되어야 가능하지만, 총은 18살이 되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계십니까. 이것은 한국인이 흔히 마시는 술보다도 총을 구입하기가 한결 용이하다는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면인 셈인데요. 

 

  자유와 개인주의, 합리성을 추구한다는 미국에서 총기를 구입시 고작 5일간의 최소 유예기간을 두는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키는데 무려 7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시길 바라면서, 미국인들의 의식과 총기 관련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미국인들의 의식과 총기 소유
  이미 위에서도 밝혔듯이, 미국인들에게 총기 소유는 생활 그 자체라고 말해도 그리 과언이 아닌 실정입니다. 자연히, 무슨 우표라든가 골동품처럼 총기 수집을 하는 마니아들도 상당히 많으며, 사격 연습을 위한 전문 트레이닝 센터(※관련 자료 링크:  http://www.firearmstrainingacademy.net/laGunClub.shtml)와 사격 기술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는 교육 코스까지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국인에게 총과 그것을 이용한 사격은 취미 생활의 일부이자 무슨 레크리에이션같은 여가 활동에 해당하는 격입니다.

                                M-15 자동소총 사격을 즐기는 미국 청년의 모습ⓒYouTube

 
또한 자기 방어를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써 총을 선호하다 보니 총기 규제에 대한 법안을 마련하자라는 소수의 진보 시민 단체나 뜻 있는 이들의 목소리가 좀처럼 씨알이 먹히지를 않고 있는 실정인 겁니다. 진보 시민 단체들은 미국인들의 생활 필수품인 자동차의 운전면허증처럼, 총기 소유에 대한 개인 면허증 발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원하지만, 이것에 강력히 반대하는 소위 미국판 수구 꼴통 단체가 있는데, 그 조직의 이름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전미총기협회(NRA)입니다.


  NRA는 미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규모가 큰 단체로 정평이 나 있으며, 134년의 전통에 전국적으로 정규 회원수가 약 3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단체는 미국내 총기 제조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선거에서 보다 강력한 내용의 총기 관련 규제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정치권에 천문학적인 로비자금을 은밀하게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요.

  또한 이들은 각종 매스컴과 언론을 통하여 여러 캠페인을 주관하고 이른바 황금 시간대에 광고를 사서 끊임없이 선전하고 주장하기를,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말하기를, 총기 규제법은 법을 준수하려는 시민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불법적으로 총기 암시장에서 총을 구입하는 범죄자들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이 위험에 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일반 미국인들의 불안감과 막연한 공포심을 계속 조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미 총기 소유자가 엄청난 현실에서 아직 총을 갖지 못한 이들은 어떻게 자기 방어를 할 수 있겠느냐는 형평성 문제도 언급하는 실정이며, 이들의 이런 전방위적인 활동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서 미국인들이 총기 규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망설이게 만드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총기 규제 문제는 비단 NRA만이 아니라 GOA라는 총기 관련 단체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규모로 치자면 NRA 다음이라고 알려진 이 단체는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우편물을 발송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총기 관련 법안에 대한 소식을 재빨리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단체의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총기 관련 법안에 대한 내용이 주요 화제입니다...
※NRA와 GOA 홈페이지 링크
http://home.nra.org/#/home
http://gunowners.org/

   ...이렇게 미국인들의 총기에 대한 강고한 기존 의식뿐만 아니라 개인의 총기 소유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현재의 사회적 추세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총기 관련 단체들의 강력한 로비로 인해서, 총기 규제 문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때마다 뜨거운 감자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누구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총기 소유 문제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견해를 반드시 밝혀야만 했는데, 지난 2000년 미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고어는 평소의 정치적 신념이었던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을 유보함으로써, 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고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지를 잘 보여 주었습니다.    

결론 
  우선 글이 상당이 길어져서 죄송하다라는 말을 여러분들에게 전하면서 이제 슬슬 결론을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규제 문제는 역사, 사회 구조 ,정치, 경제, 문화, 실생활등을 모두 아우르는 초미의 이슈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총기로 인한 사고와 그로 인한 규제 여론이 일었다가도 결국 유명무실한 상태로 결말이 나는 행태를 수 없이 반복했던 겁니다.


  글쓴이가 미국의 총기 소유와 규제에 얽힌 논란을 지켜보고 관련 사안들을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수구 꼴통 세력이 그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비밀은 바로 이들이 역사와 전통, 혹은 현실과 실용적 측면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에 여러 갈래로 깊숙히 편입이 되어 있어서 분간이 쉽지 않다는 사실과 함께, 그로 인해 사회의 정체성이라든가 자기 방어 혹은 안전, 안보라는 그럴싸한 구호를 내세우면서 끊임없이 일반 시민들의 의식과 사고를 교란하거나 아주 쉽게 규정할 수 있으며, 기존의 사회 체제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과 기득권을 사용해서 근본적인 사회의 변화를 가로 막거나 그런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 방편으로써, 여야를 막론한 기성 정치 세력들에게 천문학적인 자금을 대면서 그들을 교묘히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사회 정치적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우선 여러분이 살아가는 한반도의 근현대사와 주변 정세 그리고 수구 꼴통 세력이라 불리는 자들의 역사적 연원을 보다 정확하면서도 아주 심도있게 짚어 볼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공부하고 깨달은 역사적 사실들을 자신만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하고 널리 알려 줘야만 하는 겁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볼때, 미국의 총기 소유처럼 불가피한 사정이 여럿 겹친 초미의 사회적 이슈일수록 서둘러 단정을 짓고서 이른바 진영 흑백 논리를 집단적으로 펼치기보다는, 좀더 침착하고 냉정하게 관련 분야와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파급력등을 좀더 세세히 알아보거나 예측하려고 노력하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또한 여러분 각자가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타인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어느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기반성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살지 못하고, 불합리한 현실에 매몰되거나 안주를 하면서 소위 사회 지도층 혹은 사회 구조나 시스템이 문제라는 아무 의미없는 불평불만만 일삼게 된다면...
 
  자신들이 속한 미국 사회에서 크고 작은 총기 사고를 계속 목격하고 불안함을 느끼며 총기 규제를 원하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총기 규제에 대해 여전히 망설이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러분들도 그대로 재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자는 너무나 길어져 버린 오늘의 포스팅을 이만 마치렵니다...  


※좀더 생각해 볼 문제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그것을 규제하는 문제는 초미의 사회적 이슈입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총기를 규제하자는 입장이었고 공화당은 그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며, 바로 이 총기 규제 문제 때문에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총기 문제에 관해서 보수적인 대다수 미국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가 대단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정치적 지형과 상황 때문에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고어는 자신의 평소 신념과는 달리 총기 규제 문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결국 선거에 패배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08년의 미 대선에서도 총기 소유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중 하나였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는 총기 규제에 관한 새로운 법안을 만들겠다라고 공언함으로써, 총기 관련 단체들의 소위 오바마 낙선 운동에 맞서야만 했는데요.

  만약, 미국에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화같은 엄청난 경제위기가 오지 않았다면, 총기 소유 문제 그리고 동성 결혼, 이라크 철군 문제, 테러리즘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같은 화두들이 대두되면서, 오바마는 결코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바마가 자신의 임기내에 경제를 살리고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차기 정권은 공화당에 넘어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되며, 이는 곧 총기 규제 문제에 있어서는 역사의 반동에 해당하기에, 한국에 계시는 여러분들에게도 매우 유의미한 정치적 상황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지난 2002년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신자유주의로 촉발된 소위 사회적 양극화 해소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결국 정권이 바뀌었으며, 한국 사회는 현재 민주주의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들이 많은 형편임을 고려할 때, 만약 오바마가 자신의 임기 내에 경제를 살리게 된다면 외생 변수에 극히 민감한 한국 경제도 활력을 찾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애시당초 현정부의 출범 배경이었던 경제 살리기에 성공했다라는 강력한 명분이 생기면서, 정권 재창출의 가도에 청신호가 켜지는 불행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바라 본다면, 한국은 오바마의 경제 개혁이 실패하기를 바래야만 할까요? 미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여전히 세계 경제의 중심이며, 그런 미국 경제가 침체를 거듭한다면 이는 전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를 의미하는 것인데, 세계 전체를 위해서는 미국 경제가 조속히 살아나야 하겠지만, 한국의 차기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미국 경제가 계속 죽을 쑤어야 하고 오마바가 반드시 실패해야만 한다라는 이 불편한 딜레마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