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평론2012. 3. 21. 06:11
 이정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야권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문자 메시지를 둘러싸고, 소위 여론 조작 파문에 휩싸였다라는 뉴스를 접하였다.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이번 4.11 총선에서 원내 교섭 단체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절호의 기회라고 환호한지 불과 하루만에 터진 "불상사"라서, 필자 역시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어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이번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의 여론 조작 파문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구글 이미지

 야권 연대라는 명분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었다.
 필자가 얼마 전 포스팅에서도 분명히 말하였지만, 이번 야권 단일화 경선을 현실화시킨 야권 연대 자체부터 문제를 삼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과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무너뜨리고 야권이 주축이 된 새로운 국회...더 나아가서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야권 연대라는 대의 명분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라고는 하나, 그 과정이나 야권 연대의 매개체로 작용한 이슈가 필자를 영 불편하게 하였던 것이다...

 한번 잘 생각해보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한미FTA와 제주 해군 기지라는 초대형 이슈를 매개로 야권 연대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필자가 전부터 거듭 언급하였듯이, 이 사안들은 단순히 총선이나 대선용 이슈로 삼을만한 부분이 결코 아니며, 우리 모두의 미래와 안보 외교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의제이기에, 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과 함께 야권이나 진보 세력과 생각을 달리하는 일반 국민들까지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좀더 촛점을 맞추라고 권하였었는데, 그런 필자의 바램과는 정반대로 움직이면서 이미 야권 연대는 원래의 취지와 의미를 상당 부분 상실한 것이다.

 한미FTA는 필자같은 일반인뿐만이 아니라 장하준 교수님같은 저명한 경제학자조차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는 발언을 하면서, 앞으로 더더욱 이 사안을 가지고 정치 쟁점화시키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늘어 버렸으며, 제주 해군 기지...좀더 정확히 말하면 강정 마을을 둘러싼 제주 해군 기지 부지 선정 문제도 민주통합당...아니 친노 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몇몇 극성스러운 친노 지지자들의 반대 논리가...강정 마을 부지 선정 과정상에서 보여졌던 노무현 참여정부의 비민주적 행태뿐만이 아니라 제주도 해군기지 선정 자체에 대한 타당성 논란으로까지 범위가 무한정으로 확대되면서, 차기 정권에 가더라도 이 문제로 인해 민주통합당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 밖에 없다라고 예측했었는데, 이런 필자의 모든 우려와 예측을 무시하면서까지 야권 연대라는 화두에 서둘러 목을 메어버린 것이 화근의 근본 원인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나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무너뜨리자라는 대의명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야권 연대가 국민들의 현실적인 열망이라고 한다면...정말로 그렇다면...아무런 감동도 없고 참신함이나 개혁성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스러운 공천 과정이나 한미FTA, 제주 해군 기지 문제에서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원죄를 저지른 친노 그룹들이 주축이 된 민주통합당보다는, 차라리 위에 언급한 사안들에 대해서 이해 관계가 덜하면서 개혁성과 선명성을 담보하였었던 진보 세력...좀더 정확히 말하면, 야권 연대에 적극적이었던 통합진보당에게 지지를 보내자라는 주장을 하였던 것이다.

 친노 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통합당은 한미FTA와 제주 해군 기지와 관련된 발언에서 보여지듯이, 아무런 대책이나 복안 혹은 장기적 비전이 없다라는 점을 여러분들도 분명히 확인하였을 것이다. 만약, 이들이 진실로 대안이나 비전이 있었다라면 4.11 총선을 앞두고서 이 문제를 꺼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만 좁힐 이유도 없었으며, 진보 세력이 전부터 줄기차게 주장하였고 강조하였었던 내용들을(과거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는 무시하거나 거부하였었던!!!) 자신들이 더 적극적으로 언급하면서, 소위 "말바꾸기" 논란에 휘말리는 일도 없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요즈음 4.11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회 정치적 이슈를 지켜보며, 계속해서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왜 하필이면 4.11 총선을 앞두고서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한 폭로나 기획입국설 가짜 편지 문제에 대한 폭로가 잇따르는지, 그 배경과 그로 인한 "정치적 반사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세력이 과연 누구일까를 가늠해 왔는데, 이제 이정희 의원의 보좌관이 당원들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로 인한 여론 조작 파문과 함께, 민주통합당이 이정희 의원이 제시한 재경선 제안을 일축하였다라는 뉴스를 들어보니, 좀더 확연하게 민주통합당(친노 그룹)의 정치적 의도를 알 것 같다...

 필자도 그렇지만, 사실 새누리당뿐만이 아니라 친노 그룹들도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정치 세력이다. 막말로,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벌어졌던 일련의 정치적 이슈나 흐름들은 결코 서민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욱 문제는 그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기대어 정치 복귀를 꾀하는 이 시점에서도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분석이 없다라는 부분이고, 바로 그래서 한미FTA나 제주 해군 기지 문제에서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히려 새누리당이나 보수 세력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였으며, 그런 와중에,  공천 과정상의 온갖 잡음이나 전략 부재라는 궁극적 차원의 비판을 타개할 "구실"이 바로 "야권 연대"였다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통합진보당도 내부적으로 노선 갈등이나 비례 대표 선출 문제로 잡음이 있었고, 이것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한미FTA와 제주 해군 기지라는 초대형 이슈를 고리로 삼아 야권 연대라는 타이틀과 이미지에 집착함으로써, 필자가 그동안 친노 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통합당에게 쏟아내었었던 위의 비판들에서 일정 부분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라는 부분은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야권 연대를 위해서 이정희 의원이 단일화 경선이라는 모험을 감행하면서...민주통합당에게 정치적 양보를 꾀하면서까지 나섰던 근본 원인이 과연 무엇이었는가...바로 새누리당이나 친노 그룹이 주축이 된 기성 정치권 세력들이 판을 치는 국회로의 입성이 현실적으로는 너무나도 어려웠고, 여전히 일반 국민들에게도 진보 세력의 존재나 정치적 포지션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들(색깔론, 중북 좌파 논란을 말하는 것임!!!)을 불식시키기에는 시간적으로 여건이 너무 모자랐다라고 판단해서가 아닌가...

 이정희 의원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김희철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밀릴지도 모른다라는 예측이 나오자, 네티즌들이 보낸 반응이라는 것이 지역구 의원은 민주통합당을 찍고 비례 대표는 통합진보당을 선택하겠다라는 말이 나왔던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지나치게 야권 연대라는 대의명분에 치중하고, 거기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모두 각자의 내부적인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체, "한미FTA와 제주 해군 기지라는 초대형 이슈로 맺어진 야권 연대와 단일화 경선" 이야말로 이정희 의원의 보좌관이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 파문의 "몸통"이자 "원인"이며, 이런 부분들에 대한 우려와 불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

 다시 말해서, 새누리당과 친노 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통합당이라는 구태의연한 기존의 양당 정치 구도를 깨고, 좀더 개혁적이고 선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세력은 진보 세력뿐이라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가 다시 한번 상기하시기를...

 
 ...그렇게 함으로써, 진보 세력들이 정치권에 입지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확보하고 서민들을 위한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권심판론이라는 화두보다는 정치 개혁과 경제 민주화라는 장기적 관점을 생각하자!
 지금 이 시각, 이정희 의원이 언급한 재경선 문제에 대해서 민주통합당이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밝힌 배경이 과연 무엇인가...
바로, 필자가 위에서 언급하였던 "형식적인 야권 연대"라는 대의 명분이나 이미지에 빛이 바라거나...정치적인 후폭풍 혹은 공동 책임론에 휩싸이는 것을 피하겠다라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졌던 여러 실정들을 비판하면서, 정치적인 반사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데, 여론 조작 파문이라는 불상사에 휘말리게 되면 자신들의 입지만 더욱 곤란해진다라는 얄팍한 계산 속에서 나온 반응일 것이라는 사실은 지각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그러나, 결국엔 야권 연대의 의미만 더욱 희석시키면서 자신들의 입지도 좁히고 말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자신들 스스로는 아무런 정치적 대안이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특정 시기 혹은 특정 사건에 휩싸인 여론에 의한 지지가 4.11 총선 판세를 좌우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이겠는가라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불과 1년도 임기가 남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심판론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라는 부분에 대한 선명한 정치적 입장과 비전이 담보되지 않는 정치 세력이 국회내 제1당이 되는 것은 또 다른 소모적 갈등과 불신을 초래하는 단초가 될 공산이 크다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민주통합당은 공천 과정이나 한미FTA, 제주 해군 기지 문제에 대해서 필자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전혀 부합하거나 합당하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졌기에 드리는 얘기이다. 자신들이 과거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벌였던 정책들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라는 입장이라면, 상대적으로도 통합진보당보다 더욱 진일보한...정말로 확실한 비전과 대안은 마련을 하고서 총선에 임하였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국회에 입성해서 이명박 정권 심판으로 1년만 일하다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다시 총선을 하는 것이라면...지금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과 각종 의혹들에 대한 공세에 대해 필자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나...심판(?!)을 하겠다라는 이명박 정권의 임기가 불과 1년도 남지 않았으며, 현실적으로 차기 정권과 함께 국회를 끌고 가야 하는 입장이라고 한다면...이건 별개의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P.S: 조금 전 뉴스를 살펴보니, 통합진보당 대표들이 경선에 참가한 지역구 모두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불법을 운운하며 심각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결국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 얘기들의 연장선상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공천 과정상 잡음과 특정 계파(친노 그룹)에 치중한 의석 안배...여기에 과거 자신들이 관여했고 원인을 제공한 한미FTA나 제주 해군 기지 문제 등등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나 비전도 없이, 그저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기대어 총선에서의 정치적 반사 이익과 승리 혹은 제 1당을 바라는 욕심들이 너무 도를 지나친 것이 아닐지...

 이런 마당에, 안철수 교수님을 비례대표 1번으로 추대하려 하였다라는 뉴스도 보이던데, 이런 류의 보도에 대한 사실 관계의 유무를 떠나서, 지금처럼 내외적인 갈등과 혼란을 민주통합당 스스로 갈무리하지 못한 체, 형식적인 야권 연대의 재판격이나 마찬가지인 안철수 교수님 영입론(?!작년 10.26 선거 때에는 범야권 결집과 연대라는 희망을 매개로 안철수 교수님이 힘을 실어준 것이고 서울 시민들이 여기에 적극 호응한 것이지만, 지금은 민주통합당에서 그간 보여준 여러 정치 행태들이 국민들의 기대나 열망을 담보한다는 믿음과는 따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국면에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은 안철수 교수님의 얼굴과 이름까지 팔아서라도 꼭 승리하겠다라고 일반 국민들에게 비춰질 여지는 없는 것인지...

 친노 그룹이 주축이 된 민주통합당은 잘 생각하시고 처신하시길 권하는 바이다!!!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6. 25. 15:30
  요즈음 한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로 인한 정국의 극심한 혼란 그리고 6월 국회 개원을 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한창입니다. 가뜩이나 날씨도 점점 여름으로 가면서 짜증스럽고 점점 더워질텐데, 한국의 정치권과 지도층의 행태는 일반 국민들의 짜증과 불쾌지수를 한층 더 올리는 일등공신의 자리를, 덥고 습기찬 날씨 따위에게 내 주기가 싫은 모양새입니다.

  이런 와중에, 무슨 언론 소비자 운동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른바 조중동에 광고를 싣는 기업들의 제품을 불매하겠다라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운동을 하는 이유야, 그동안 조중동이 국민들을 기만하고 소위 왜곡보도를 일삼으며 특정 정치 세력을 일방적으로 비호하기 때문이며, 그런 그들을 가리켜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 수구 언론 혹은 수구 꼴통 세력의 대변자라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에도 조중동과 같은 수구 꼴통 세력이 있을까요? 오늘은 미국내의 총기 소유에 대한 논란을 짚어 보면서 미국내의 수구 꼴통 세력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를 가려 보고, 왜 그들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그 원인을 세세히 짚어봄으로써, 한국 사회와 여러분들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총기 소유 그리고 끊임없는 총기 관련 사고
  여러분도 익히 아시다시피, 미국은 총기 소유가 자유스러운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총기를 가지고 벌이는 범죄나 사고가 굉장히 많은데요. 각종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매년 약 3만명이 총기류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며, 이같은 수치는 브라질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제외하고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의 총기 관련 사망율이다 보니, 미국인들은 총기 사고에 대해서 항시 불안해 하고 총기 소유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이 되어야만 한다라는 명제 자체에는 대부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0만명당 약 10.2명이 총기로 목숨을 잃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인구가 약 3억명을 조금 상회하니 산술적으로 계산해보아도 매년 약 3만명이 총으로 목숨을 잃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도표 출처: Economist.com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미국인들은 총기 소유를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하자라는 몇몇 시민단체와 진보적 정치인들의 제안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인들에게 이런 상황은 정말 이해가 힘든 형편이기도 합니다. 논리나 이치대로만 따지자면, 총기가 위험하고 관리가 되지 않으니까 법적으로 총기 소유를 엄격히 규제를 해서 총기 관련 사고를 줄이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꾀하는 것이 상책이며, 사회 구성원들도 그런 제안에 대부분 동의와 지지를 표할 것 같은데, 막상 현실에서는 그렇지가 않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미국의 역사와 정체성 그리고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미국민들의 의식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건국사와 총기 소유와의 관계
  우선, 미국의 초창기 건국사를 살펴보면 미국은 총기로 인해 세워진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총기 소유에 얽힌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총기 소유 문제는 비단 미국의 역사나 전통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 사회에서 총기를 구입하기가 너무 쉽다라는 사회 구조적인 측면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술을 구입하려면 나이가 21살이 되어야 가능하지만, 총은 18살이 되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계십니까. 이것은 한국인이 흔히 마시는 술보다도 총을 구입하기가 한결 용이하다는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면인 셈인데요. 

 

  자유와 개인주의, 합리성을 추구한다는 미국에서 총기를 구입시 고작 5일간의 최소 유예기간을 두는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키는데 무려 7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시길 바라면서, 미국인들의 의식과 총기 관련 문제를 짚어 보겠습니다.   

 

미국인들의 의식과 총기 소유
  이미 위에서도 밝혔듯이, 미국인들에게 총기 소유는 생활 그 자체라고 말해도 그리 과언이 아닌 실정입니다. 자연히, 무슨 우표라든가 골동품처럼 총기 수집을 하는 마니아들도 상당히 많으며, 사격 연습을 위한 전문 트레이닝 센터(※관련 자료 링크:  http://www.firearmstrainingacademy.net/laGunClub.shtml)와 사격 기술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는 교육 코스까지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국인에게 총과 그것을 이용한 사격은 취미 생활의 일부이자 무슨 레크리에이션같은 여가 활동에 해당하는 격입니다.

                                M-15 자동소총 사격을 즐기는 미국 청년의 모습ⓒYouTube

 
또한 자기 방어를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써 총을 선호하다 보니 총기 규제에 대한 법안을 마련하자라는 소수의 진보 시민 단체나 뜻 있는 이들의 목소리가 좀처럼 씨알이 먹히지를 않고 있는 실정인 겁니다. 진보 시민 단체들은 미국인들의 생활 필수품인 자동차의 운전면허증처럼, 총기 소유에 대한 개인 면허증 발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원하지만, 이것에 강력히 반대하는 소위 미국판 수구 꼴통 단체가 있는데, 그 조직의 이름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전미총기협회(NRA)입니다.


  NRA는 미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규모가 큰 단체로 정평이 나 있으며, 134년의 전통에 전국적으로 정규 회원수가 약 3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단체는 미국내 총기 제조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선거에서 보다 강력한 내용의 총기 관련 규제 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정치권에 천문학적인 로비자금을 은밀하게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요.

  또한 이들은 각종 매스컴과 언론을 통하여 여러 캠페인을 주관하고 이른바 황금 시간대에 광고를 사서 끊임없이 선전하고 주장하기를, 총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말하기를, 총기 규제법은 법을 준수하려는 시민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지 불법적으로 총기 암시장에서 총을 구입하는 범죄자들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시민들이 위험에 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일반 미국인들의 불안감과 막연한 공포심을 계속 조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미 총기 소유자가 엄청난 현실에서 아직 총을 갖지 못한 이들은 어떻게 자기 방어를 할 수 있겠느냐는 형평성 문제도 언급하는 실정이며, 이들의 이런 전방위적인 활동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서 미국인들이 총기 규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망설이게 만드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총기 규제 문제는 비단 NRA만이 아니라 GOA라는 총기 관련 단체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규모로 치자면 NRA 다음이라고 알려진 이 단체는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우편물을 발송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총기 관련 법안에 대한 소식을 재빨리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단체의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총기 관련 법안에 대한 내용이 주요 화제입니다...
※NRA와 GOA 홈페이지 링크
http://home.nra.org/#/home
http://gunowners.org/

   ...이렇게 미국인들의 총기에 대한 강고한 기존 의식뿐만 아니라 개인의 총기 소유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현재의 사회적 추세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총기 관련 단체들의 강력한 로비로 인해서, 총기 규제 문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때마다 뜨거운 감자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누구라도 미국의 대통령이 되려면, 총기 소유 문제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견해를 반드시 밝혀야만 했는데, 지난 2000년 미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고어는 평소의 정치적 신념이었던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을 유보함으로써, 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고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지를 잘 보여 주었습니다.    

결론 
  우선 글이 상당이 길어져서 죄송하다라는 말을 여러분들에게 전하면서 이제 슬슬 결론을 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규제 문제는 역사, 사회 구조 ,정치, 경제, 문화, 실생활등을 모두 아우르는 초미의 이슈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총기로 인한 사고와 그로 인한 규제 여론이 일었다가도 결국 유명무실한 상태로 결말이 나는 행태를 수 없이 반복했던 겁니다.


  글쓴이가 미국의 총기 소유와 규제에 얽힌 논란을 지켜보고 관련 사안들을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수구 꼴통 세력이 그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비밀은 바로 이들이 역사와 전통, 혹은 현실과 실용적 측면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에 여러 갈래로 깊숙히 편입이 되어 있어서 분간이 쉽지 않다는 사실과 함께, 그로 인해 사회의 정체성이라든가 자기 방어 혹은 안전, 안보라는 그럴싸한 구호를 내세우면서 끊임없이 일반 시민들의 의식과 사고를 교란하거나 아주 쉽게 규정할 수 있으며, 기존의 사회 체제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과 기득권을 사용해서 근본적인 사회의 변화를 가로 막거나 그런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 방편으로써, 여야를 막론한 기성 정치 세력들에게 천문학적인 자금을 대면서 그들을 교묘히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사회 정치적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우선 여러분이 살아가는 한반도의 근현대사와 주변 정세 그리고 수구 꼴통 세력이라 불리는 자들의 역사적 연원을 보다 정확하면서도 아주 심도있게 짚어 볼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공부하고 깨달은 역사적 사실들을 자신만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하고 널리 알려 줘야만 하는 겁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볼때, 미국의 총기 소유처럼 불가피한 사정이 여럿 겹친 초미의 사회적 이슈일수록 서둘러 단정을 짓고서 이른바 진영 흑백 논리를 집단적으로 펼치기보다는, 좀더 침착하고 냉정하게 관련 분야와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파급력등을 좀더 세세히 알아보거나 예측하려고 노력하며 끊임없이 학습하고, 또한 여러분 각자가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타인에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어느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기반성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살지 못하고, 불합리한 현실에 매몰되거나 안주를 하면서 소위 사회 지도층 혹은 사회 구조나 시스템이 문제라는 아무 의미없는 불평불만만 일삼게 된다면...
 
  자신들이 속한 미국 사회에서 크고 작은 총기 사고를 계속 목격하고 불안함을 느끼며 총기 규제를 원하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총기 규제에 대해 여전히 망설이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러분들도 그대로 재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자는 너무나 길어져 버린 오늘의 포스팅을 이만 마치렵니다...  


※좀더 생각해 볼 문제
  미국에서 총기 소유와 그것을 규제하는 문제는 초미의 사회적 이슈입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총기를 규제하자는 입장이었고 공화당은 그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며, 바로 이 총기 규제 문제 때문에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총기 문제에 관해서 보수적인 대다수 미국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가 대단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런 정치적 지형과 상황 때문에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고어는 자신의 평소 신념과는 달리 총기 규제 문제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결국 선거에 패배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08년의 미 대선에서도 총기 소유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중 하나였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는 총기 규제에 관한 새로운 법안을 만들겠다라고 공언함으로써, 총기 관련 단체들의 소위 오바마 낙선 운동에 맞서야만 했는데요.

  만약, 미국에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화같은 엄청난 경제위기가 오지 않았다면, 총기 소유 문제 그리고 동성 결혼, 이라크 철군 문제, 테러리즘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같은 화두들이 대두되면서, 오바마는 결코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오바마가 자신의 임기내에 경제를 살리고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차기 정권은 공화당에 넘어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되며, 이는 곧 총기 규제 문제에 있어서는 역사의 반동에 해당하기에, 한국에 계시는 여러분들에게도 매우 유의미한 정치적 상황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지난 2002년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신자유주의로 촉발된 소위 사회적 양극화 해소라는 국민들의 기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결국 정권이 바뀌었으며, 한국 사회는 현재 민주주의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들이 많은 형편임을 고려할 때, 만약 오바마가 자신의 임기 내에 경제를 살리게 된다면 외생 변수에 극히 민감한 한국 경제도 활력을 찾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애시당초 현정부의 출범 배경이었던 경제 살리기에 성공했다라는 강력한 명분이 생기면서, 정권 재창출의 가도에 청신호가 켜지는 불행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바라 본다면, 한국은 오바마의 경제 개혁이 실패하기를 바래야만 할까요? 미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여전히 세계 경제의 중심이며, 그런 미국 경제가 침체를 거듭한다면 이는 전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를 의미하는 것인데, 세계 전체를 위해서는 미국 경제가 조속히 살아나야 하겠지만, 한국의 차기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미국 경제가 계속 죽을 쑤어야 하고 오마바가 반드시 실패해야만 한다라는 이 불편한 딜레마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