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판2009. 6. 19. 00:39
  한국에서 유명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에 안철수씨가 나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동안 세인들이 몰랐던 그의 진면목을 보았다라는 얘기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느니 혹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지식인이라느니 하면서 존경한다라는 말들이 무슨 수학 공식처럼 따라붙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반면에 다른 일각에서는 안철수씨가 현정부의 무슨 미래 자문위원회 일원이라는 점을 들어, 그가 현직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직언을 해 주기를 주문하는 글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존경한다라는 측과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모종의 정치적 발언까지 주문하는 입장이 모두 약간의 문제가 보인다고 판단되어서 몇 자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능력있는 사람이 사회를 도와줘야 한다. 사회적 성공은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내 능력을 산업전반에 쓸 수 있다면..."과 같은 말들을 예시로 들며 그가 진정한 한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의 전형이자 일종의 롤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고 거기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동조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현상은 그만큼 한국 사회의 지식인이면 안철수씨처럼 살아야만 한다라는 당위성과 도덕적 잣대 혹은 열망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한 반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으신가요?  한국 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도덕적 잣대와 당위성을 사방에 들이대곤 하는데, 안철수씨의 경우는 그런 기준에 여러모로 부합한다고 보이기에 존경한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더 나아가서 안철수씨 개인에게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현정부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주문하는 포스팅까지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안철수씨는 지식인의 모범이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겠지만, 절대적 기준이나 표본은 아니라는 생각도 한번쯤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의사라는 탄탄한 직업 기반을 훌훌 던져버리고 미래가 불확실한 컴퓨터 보안 전문가라는 영역을 개척한다는 것이 일반인뿐만 아니라 이미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는 대다수 지식인들에게 해당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고 기업의 CEO는 그런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회사의 주식을 무상 분배하고 직원들에게 존댓말까지 해야만 진정 존경받는 CEO가 되는 것인가요?

  이미 무릎팍 도사에서 진행자 강호동이나 안철수씨 본인이 직접 밝혔듯이, 이것은 거의 한국 사회에서는 수도자라든가 지극히 비효율적인...다시 말해서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동에 해당하는데, 그것을 극복하고 그런 일을 했다라는 차원의 존경에서 끝나야지,  왜 여기에서 다른 사회 지식인들을 끌어다가 자꾸 비교를 하려거나 안철수씨처럼 살아야 한다라고 당위성을 반드시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과 함께 한 가닥 반발심이 생깁니다.
 
  이 시점에서 글쓴이는 여러분들에게 한번 진지하게 물어 보고 싶습니다. 왜 여러분들은 항상 다른 이들에게 높은 도덕적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자신들은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까? 

  안철수씨가 방송에 출연해서 들려준 수 많은 말들 중에서 사회 지도층의 자세에 대한 얘기들과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들만 귀에 쏘옥 들어오시고 나머지 얘기들 중에서, 평범한 이들도 할 수 있거나 본받을만한 소중한 가치들은 눈에 차지도 않나 봅니다.


  여러분들이 안철수씨에게서 CEO로써의 덕목이나 사회 지도층 혹은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언급에 주목하는 동안 필자는 그의 발언 중에서 이런 부분들이 더욱더 마음 한켠을 잡아 끌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공부도 그렇게 잘하지 못했고 운동도 못했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그가 미친듯이 잘한 것은 독서라고 고백했는데요.

  여러분은 한달에 책을 몇 권이나 보십니까? 한번 요즈음 인터넷 공간을 살펴 봅시다. 조금만 긴 문장의 글이 보이면 도무지 참지를 못하고 그냥 스킵하거나 패스해 버리지 않습니까? 또한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남발하는 난독증 환자는 또 얼마나 많은가요?

  여러분은 자신이 맡은 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십니까? 사회와 국가 혹은 가족 그리고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밤잠을 줄이거나 몸이 크게 상할 정도로 일하여서 병원에 입원하였거나 코피를 매일같이 쏟으며 공부해 본 적이 있느냐는 말입니다.

  부부 싸움을 할 때에 존댓말을 서로 주고 받으며 싸움을 하시나요.

  학창시절의 일탈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성룡 영화를 본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 자세한 이유가 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하고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이런 정도로까지 자기 선생님을 깊이 존중하고 따르는 학생이 요즘 얼마나 된다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부분 네가지는 안드로메다 은하계에다가 내다 버리고서 갖은 건방진 행동과 작태들은 선생님들에게 다하고 있으면서도 교사의 체벌만은 절대 안된다라고 줄기차게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지 않습니까?

  또한 온 가족이 모여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가정은 한국 사회내에 얼마나 될까요? 술이나 담배를 전혀 안하는 분들은 또한 얼마나 되시나요...

 
  만약 한국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안철수씨의 반에 반만이라도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면, 굳이 사회 지도층이 바뀌지 않아도 사회 구조나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무릎팍 도사를 보며 안철수씨를 존경한다라는 말이 넘치는 이면에는 능력있고 지식이 많은 이들이 사회를 위해 그리고 여러분들같은 평범한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서 뭔가 해주기를 바라고 희생하기를 바라는 공짜 심리 혹은 시쳇말로 일종의 거지 근성이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만약 여러분들이 글쓴이가 지적한 일종의 공짜 근성이 아닌 진정으로 안철수씨를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한다면, 오늘의 포스팅에서 필자가 언급한 부분들에 보다 집중하고 무엇인가 변화된 삶을 살아야겠다라는 생각과 결심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진정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나 한국 사회를 위해 좀더 보탬이 되고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안철수씨의 발언 중에서 주로 사회 지도층의 부조리와 시스템 문제 지적에 대해 호감을 보내셨지만 필자는 무릎팍 도사의 패널인 올라이즈 밴드가 농담식으로 내뱉었던 이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분명히 안철수 씨는 한국 사회에서는 보기드문 지식인의 모범이자 존경을 받을만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존경한다는 표현을 하고 선망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인지상정이라는 점을 필자도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런 그에게 현정부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요구하거나 다른 사회 지도층 인사나 지식인들은 모두 안철수씨처럼 살아야만 한다라는 식으로 은연중에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와 일반의 여론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런 부분은 개인의 선택에 해당하는 차원이지 대중의 여론과 사회적 잣대로 결정되는 부분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회 지도층의 부조리와 비리, 사회 구조 시스템등을 탓하기 전에,  여러분들 각자가 얼마나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열심히 하루하루를 사는지에 대해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하는 시간도 한번쯤 가져 보시길 바라면서, 안철수씨가 한 이야기중에 이 말을 끝으로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회사 직원에게 화를 내 본 적은 없어요. 그러나 혼자 있을 때...제 자신에게는 화를 많이 내지요. 자신이 잘못한 일들이 문득 생각나서 샤워를 하다가 고함을 크게 지르거나 한 적은 있었지만 남들에게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사진 출처: MBC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