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한국 사회는 이상하게도 성 문제나 남녀간의 스킨쉽에 있어서만큼은 현실적으로 이미 진행되거나 대세가 되어 버린 일들을 좀처럼 인정하려고 하지 않고, 모든 면에서 도덕적 잣대나 당위성을 추구하거나 자기 기만적인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바로 매너 손이란 부분도 그 중의 하나라고 보여집니다.
이미 여러분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계시겠지만 한국의 성개방 풍조는 결코 소수의 일도 아니며, 거리를 다니다 보면 젊은이들의 과감하고 화끈한 스킨쉽이나 애정행각이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조선 후기 시대마냥 매너 손이라니,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거 정말로 웃기는 일이 아닙니까.
케이블 TV나 인터넷을 훑어 보아도 널리고 널린 것이 이른바 성인물 영화나 포르노이며, 초등생도 이미 알 것 다 아는 시대라는 우스갯 소리가 널리 회자되고 있는 이 마당에, 매너 손이라니 이거 너무 시대착오적인 사고가 아닌가하는 생각에서 하는 말입니다.
한국은 유교 문화권의 영향 탓인지 성을 마냥 터부시하고 그럼으로써,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공론이나 교육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음성적으로만 돌고 있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보여지는데, 그런 모습의 한 극단이 바로 매너 손이란 단어와 스킨쉽에 대한 보수적인 이미지로써 표출된 것은 아닐까요.
성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아름다운 것이지, 결코 부끄럽거나 불결하다거나 감추기만 해서 해결이 될 무슨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자연스럽게 성교육과 성에 대한 교육과 공론이 자리잡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승기같은 남자 연예인이 사진 속에서 보여주는 정도의 스킨쉽을 보았다면 과연 이런 식의 얘기가 오고 갈까요...
위의 사진을 다시 자세하게 살펴 보시길 바랍니다. 저렇게 손을 떼고 포즈를 취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까. 헐리우드의 남녀 배우들이 서로 포즈를 취할 때 저렇게 하고 촬영을 하던가요. 아마도 미국이나 유럽인들은 십중팔구 이승기가 여성 혐오증을 가지고 있다거나 해당 여자 연예인과 사이가 극도로 안 좋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글쓴이는 막말로 성에 대한 사고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서양인들이 매너 손이란 것을 매너라는 부류에 넣어 주기는 하겠느냐는 의문까지 강하게 밀려 옵니다.
물론 글을 여기까지 읽은 시점에서 혹자는 이렇게 말하실지도 모릅니다. 나는 이승기라는 남자 연예인을 그 전부터 좋아했었는데, 그가 다른 여자 연예인과 마주할 때, 불필요한 스킨쉽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구나라고 여겼고, 그에 대한 이미지가 한층 더 좋아졌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그런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점은 필자도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싫어하는 연예인이나 혹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에게 다른 남자 연예인이 스킨쉽을 조금 과하게(?!) 한다고 비쳐졌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아마 그 해당 스타나 남자 연예인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무슨 변태(?!)나 혹은 성적 취향이 별난 인물쯤으로 순식간에 낙인찍힐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온 전례를 볼 때, 필자의 주장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일반인들의 생각이나 주장들의 밑바탕에 바로 성과 스킨쉽에 대한 너무나도 보수적인 사고가 강고하고도 깊숙히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이승기같은 남자 연예인들이 대중들의 반응을 의식해서 무슨 매너의 차원이라기보다는 극도로 몸을 사리고 조심을 한 것이라고 보여지지는 않으십니까.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스타들은 대부분 외모가 출중한 선남선녀이기에, 또 그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의 대상이며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중의 시선이 집중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만능 엔터테이너의 시대라고 해서 장르를 넘나들며 연예 활동을 하는 인기 스타들도 아주 많습니다. 따라서 드라마든 영화든 아니면 다른 그 어떤 장르이든간에, 촬영을 진행하다가 보면 본의아니게 서로간에 스킨쉽을 하게 되거나 여자 연예인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건드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것을 허투로 흘려보내지 않고 화면 캡쳐등과 같은 방법으로 민감하게 잡아내시는 분들도 계속해서 더 많이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서 매번 보수적인 성적 잣대를 들이밀며 특정 스타에 대한 개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어떤 때는 극호감을 또다른 경우에는 비호감을 강하게 드러내며, 사회내 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지나친 관심과 비판을 가하는 것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글쓴이는 생각합니다.
이왕지사 이런 흐름이 사회적 대세라면, 보다 편안하고 아름답게 그것을 보아줄 수 있는 의식과 여유가 대다수 사회 구성원들에게 있다면, 그만큼 스타들의 모습도 좀더 자연스럽게 보이고 해당 스타들도 왠지 경직되거나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닌 서로간에 보다 낭만적이고 멋진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써, 다시 대중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해 줄 수 있는 선순환적 풍조가 생기지 않을까요.
요근래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유교 문화나 과거의 관습, 전통을 대단히 구시대적이며 시급히 버려야 할 부분으로 받아 들이고, 거기에 대해 매사 비판하고 따지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상당하다고 글쓴이는 알고 있는데, 왜 이런 성과 남녀간의 스킨쉽에 관한 문제에서는 단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인지 사뭇 의아해집니다.
지금처럼 이승기같은 스타의 소소한 스킨쉽 하나를 가지고서 매너가 있다, 없다를 따지고 많은 분들이 호응을 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가 겉으로는 성개방 풍조를 받아 들이고 젊은 사람들의 성에 대한 의식이 크게 바뀐 듯 해도, 여전히 그 내면에는 알게 모르게 유교적이고 대단히 보수적인 사고를 무비판적으로 이어받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런만큼 한국은 유독 성에 대해서만큼은 아주 특수하고 폐쇄적인 사회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강력한 반증으로 보여져서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라는 생각과 함께, 한국에서 연예인이란 직업은 정말로 피곤하고 힘들겠다라고 필자는 판단하는데, 이 글을 보신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사진 출처: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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