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저작권하면 무슨 생각이 먼저 떠오르십니까? 특정 개인의 창작물이나 저작을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무단 도용과 그로 인한 법적 제재같은 것들을 연상하시나요? 글쓴이가 짐작하건데, 많은 분들이 저작권에 대해서 고민하고 논란이 분분하지만, 또다른 많은 분들은 지금도 여전히 저작권이란 말이 갖는 의미와 개념이 내심 못마땅하고 불편하시거나 혼란스럽고 이해가 안되는 측면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여길 것입니다.
필자는 그런 여러분들의 생각이 분명히 일리가 있고 저작권이란 개념 자체가 불편하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역사와 배경을 짚어보면서 깨달았으며, 저작권 문제가 단지 법조계 인사(일부 법무법인)나 국회의원같은 특정한 계층의 사람들만 관여할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는데, 오늘은 그 얘기를 간략하게 한번 해 보려고 합니다.
인쇄 기술의 발전과 저작권 개념의 탄생
누군가 여러분에게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삶과 의식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역사적 사건을 꼽으라면 님들은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분명히 이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겠지만, 글쓴이는 인쇄 기술의 발달로 인해 구두, 필사 문화가 사라진 것을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혹자가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필자에게 물어 본다면, 인쇄 문화의 발전이 사유 재산과 시장이라는 개념과 시민 사회의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을 제공함으로써, 오늘 날 우리를 둘러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체제의 형성에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 사회에 필수 요소인 돈을 금속이 아닌 종이 화폐로 대량으로 찍어 낼 수 있게 됨으로써, 시장의 외연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되었고, 표준화된 지도의 대량 보급으로 육로와 해로를 통한 여행이 더욱 빈번해지면서, 무역과 교역의 범위도 크게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장의 영역이 점차 복잡해지고 커지면서 거래되는 물품의 종류도 점차 늘어남에 따라, 상품에 대한 균일한 가격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도표라든가 증권, 수표, 약속 어음같은 것들이 속속 출현하게 되었는데, 따지고 보면 이것들은 모두 인쇄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전에는 소수에 의해 독점되었던 필사본으로 된 서적들이 인쇄 기술로 인해 대량으로 찍혀 나오면서, 각 나라마다 가진 고유 언어로 된 책을 보며 국가에 대한 소속감과 뚜렷한 국민적 정체성이 생기면서 민족주의가 발달하고 국민 국가가 형성되는데에도 인쇄는 일등공신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의 주제인 저작권의 개념도 인쇄 문화의 발전으로 인해서 생겨 났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나 중세 시대에도 이름이 알려진 저자들의 서적이 몇몇 있기는 하였지만, 그 수는 필사본이나 구두 문학으로 전해지는 얘기들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사람이 종이에다가 일일히 손으로 베껴쓰는 필사본은 그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보급량이 한정될 수 밖에 없었고, 해당 서적의 저자도 대부분 익명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한 권의 필사본 속에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집필에 관여했기에, 특정 저자라든가 개인의 권리라는 개념은 사실상 존재할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인쇄의 발달은 저작권이란 개념을 점차 크게 강화시킵니다. 자기가 쓴 글이나 말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개인주의적 발상과 근대 자본주의의 대표적 사조인 사유재산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특정 개인이 생각과 말을 소유할 수 있고, 그것을 알고 싶거나 듣고 싶은 사람들은 일종의 댓가를 지불하거나 치뤄야만 한다는 사고는 그 전의 역사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은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누군가가 읽어 주는 필사본을 듣거나,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특정 화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형태로써 존재했다면, 인쇄에 의해 대량으로 출판된 서적은 개개인이 조용히 자신의 방에 앉아 생각을 하면서 읽어보게 만듦으로써 개인의 사생활이란 영역도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근대 시민 사회의 형성과 개인이라는 개념을 확립하는데도 크게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인쇄술은 근대 자본주의와 시민 사회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그 와중에 성격이 크게 강화되었던 저작권이란 개념은 근대의 사고와 철학을 반영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참고 자료: 저작권
컴퓨터, 인터넷의 발전과 하이퍼 텍스트의 출현, 그리고 저작권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인쇄 기술에 이어서 현대인의 생활 형태와 의식을 크게 바꾼 두번째 역사적 계기는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이라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서 정보가 교환되는 방식은 기존의 통신 체계나 인쇄 서적으로 전파되는 방식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의 정보 전달은 기존의 통신이나 서적의 보급에 의한 순차적이고 직선적이며 단선적인 방식과는 사뭇 다른 사이버 공간 속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순서라든가 인과 관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 그 자리에 연속적이고 통합된 정보의 창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오프라인 상의 주체와 객체라는 것이 접속점과 네트워크로 변환되었으며, 모든 유저가 동시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정보는 순식간에 수정되거나 쇄신되는 역동적 관계의 그물망이 끊임없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인터넷은 기존의 인쇄 기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생성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인쇄물은 일정한 수의 사실이나 정보를 정해진 페이지나 권 수가 한정된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폐쇄적으로 제시했다면, 사이버 공간이라는 정보의 창에서는 모든 정보에 대해 각주나 출전이 무한히 확대되거나 수정됨으로써, 새로운 상부 혹은 하부 텍스트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하이퍼 텍스트의 형태로 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책이 단편적이고 경계선이 분명했었다면, 하이퍼 텍스트는 접속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듯 연결 지향적이며 정확하게 경계선을 정하거나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책은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하이퍼 텍스트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책은 어떻게든 결말이 있겠지만 하이퍼 텍스트는 부단히 수정되고 변화하기에 결론이 나기 힘들며 오직 과정만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책은 누군가가 구입했다가 시간이 날때마다 다시 훑어볼 수 있지만, 하이퍼 텍스트는 순간순간 수정, 변환되기에 접속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더 편리하기 마련인 겁니다.
문제는 이런 하이퍼 텍스트의 특성이 기존 인쇄 문화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였던 저작권의 개념에 심각한 의문과 도전장을 던지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존에는 특정 서적의 저자가 누구누구의 소유라는 발상이 별다른 무리없이 적용이 가능했었는데, 하이퍼 텍스트상에서는 이 개념이 너무나 막연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위 문단에서 간략하게 하이퍼 텍스트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했지만 ,하이퍼 텍스트란 것 자체가 피아를 구분짓는 배타성과 개인적 독립성보다는 포괄성과 연결성에 그 바탕과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도대체 특정 텍스트의 어디까지가 이 사람의 몫이고 어디까지가 저 사람의 것인지를 나누기가 너무나 힘들고, 이런 흐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굳이 관념적으로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지금의 인터넷을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 세계 수 많은 유저들이 가히 천문학적인 수에 해당하는 개별적인 접속점들을 통해서 어떤 네트워크나 자료에 접근한 다음, 해당 자료를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이 가진 정보와 재조합하거나 편집한 뒤, 다른 네트워크나 경로를 통해서 간단하고도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식으로 모든 종류의 자료가 한 사람의 창조적 노력이나 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경과 오프 라인을 초월한 광범위한 시공간인 사이버 스페이스 상에서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익명의 사람들의 손을 무수히 거친 후에 형성된 하이퍼 텍스트의 형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 과연 이게 누구의 소유인지를 가리기가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일까요...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프랑스의 이론 문학가인 Roland Barthes는 하이퍼 텍스트란 결국 저자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저작권의 개념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넷 통신은, 기존에 책을 대하던 방식인 읽고 쓰는 성찰적이고 개개인만의 개별적인 과정들을 공개되고 순식간에 변화하는 사이버 공간 속에 연결시켰기 때문에, 창조적인 저작의 존재를 보장하는데 필수적이었던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오프 라인의 틀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과 뉴미디어 과정을 지도하고, 가상 현실에 대해 세계적으로 아주 저명한 학자인 Michael Heim도 텍스트가 특정 개인의 저작이라는 의식이 희박해지면 자연스럽게 창조 활동을 하는 저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회적 흐름이나 추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저작권 개념이 혼란스러운 이유와 우리가 해야 할 일
결론적으로 말해서, 인쇄 문화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저작권이란 개념 속에는 근대 자본주의의 사유재산 개념과 시장의 원리가 녹아 있지만, 현대 자본주의 세계에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그리고 그로 인해 생성된 하이퍼 텍스트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인 개념이기에, 지금도 논란과 혼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며, 인터넷 접속자나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운용하는 모든 유저들에게 확연한 지침이나 의식이 쉽사리 확립될 수 없는 철학적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오늘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또한 이렇게 근대 자본주의와 시장의 원리를 반영한 구시대적인 사고와 개념을 토대로 생긴 저작권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나 토론을 일부 법조계 인사나 국회의원같은 특정 인사들에게만 맡겨 놓고, 모두가 무기력하게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철학자, 사회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법조계 인사, 포털 사이트 관계자,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자, 인터넷 보안 전문가, 시민 단체, 시민 패널,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거나 모여서 저작권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토론이나 논의와 함께, 수시로 급변하는 사이버 공간과 하이퍼 텍스트에 보다 적합한 새로운 지침과 윤리강령을 자체적으로 확립해 가자는 대대적인 여론 조성과 노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글쓴이는 판단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필자는 그런 여러분들의 생각이 분명히 일리가 있고 저작권이란 개념 자체가 불편하고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역사와 배경을 짚어보면서 깨달았으며, 저작권 문제가 단지 법조계 인사(일부 법무법인)나 국회의원같은 특정한 계층의 사람들만 관여할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는데, 오늘은 그 얘기를 간략하게 한번 해 보려고 합니다.
인쇄 기술의 발전과 저작권 개념의 탄생
누군가 여러분에게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삶과 의식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역사적 사건을 꼽으라면 님들은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분명히 이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겠지만, 글쓴이는 인쇄 기술의 발달로 인해 구두, 필사 문화가 사라진 것을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혹자가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필자에게 물어 본다면, 인쇄 문화의 발전이 사유 재산과 시장이라는 개념과 시민 사회의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을 제공함으로써, 오늘 날 우리를 둘러싼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체제의 형성에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 사회에 필수 요소인 돈을 금속이 아닌 종이 화폐로 대량으로 찍어 낼 수 있게 됨으로써, 시장의 외연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되었고, 표준화된 지도의 대량 보급으로 육로와 해로를 통한 여행이 더욱 빈번해지면서, 무역과 교역의 범위도 크게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장의 영역이 점차 복잡해지고 커지면서 거래되는 물품의 종류도 점차 늘어남에 따라, 상품에 대한 균일한 가격 체계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도표라든가 증권, 수표, 약속 어음같은 것들이 속속 출현하게 되었는데, 따지고 보면 이것들은 모두 인쇄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전에는 소수에 의해 독점되었던 필사본으로 된 서적들이 인쇄 기술로 인해 대량으로 찍혀 나오면서, 각 나라마다 가진 고유 언어로 된 책을 보며 국가에 대한 소속감과 뚜렷한 국민적 정체성이 생기면서 민족주의가 발달하고 국민 국가가 형성되는데에도 인쇄는 일등공신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의 주제인 저작권의 개념도 인쇄 문화의 발전으로 인해서 생겨 났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나 중세 시대에도 이름이 알려진 저자들의 서적이 몇몇 있기는 하였지만, 그 수는 필사본이나 구두 문학으로 전해지는 얘기들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사람이 종이에다가 일일히 손으로 베껴쓰는 필사본은 그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보급량이 한정될 수 밖에 없었고, 해당 서적의 저자도 대부분 익명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한 권의 필사본 속에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집필에 관여했기에, 특정 저자라든가 개인의 권리라는 개념은 사실상 존재할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인쇄의 발달은 저작권이란 개념을 점차 크게 강화시킵니다. 자기가 쓴 글이나 말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라는 개인주의적 발상과 근대 자본주의의 대표적 사조인 사유재산의 개념이 접목되면서, 특정 개인이 생각과 말을 소유할 수 있고, 그것을 알고 싶거나 듣고 싶은 사람들은 일종의 댓가를 지불하거나 치뤄야만 한다는 사고는 그 전의 역사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방식은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누군가가 읽어 주는 필사본을 듣거나,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특정 화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는 형태로써 존재했다면, 인쇄에 의해 대량으로 출판된 서적은 개개인이 조용히 자신의 방에 앉아 생각을 하면서 읽어보게 만듦으로써 개인의 사생활이란 영역도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근대 시민 사회의 형성과 개인이라는 개념을 확립하는데도 크게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인쇄술은 근대 자본주의와 시민 사회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그 와중에 성격이 크게 강화되었던 저작권이란 개념은 근대의 사고와 철학을 반영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참고 자료: 저작권
컴퓨터, 인터넷의 발전과 하이퍼 텍스트의 출현, 그리고 저작권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인쇄 기술에 이어서 현대인의 생활 형태와 의식을 크게 바꾼 두번째 역사적 계기는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이라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서 정보가 교환되는 방식은 기존의 통신 체계나 인쇄 서적으로 전파되는 방식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의 정보 전달은 기존의 통신이나 서적의 보급에 의한 순차적이고 직선적이며 단선적인 방식과는 사뭇 다른 사이버 공간 속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순서라든가 인과 관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 그 자리에 연속적이고 통합된 정보의 창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오프라인 상의 주체와 객체라는 것이 접속점과 네트워크로 변환되었으며, 모든 유저가 동시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정보는 순식간에 수정되거나 쇄신되는 역동적 관계의 그물망이 끊임없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인터넷은 기존의 인쇄 기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생성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인쇄물은 일정한 수의 사실이나 정보를 정해진 페이지나 권 수가 한정된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폐쇄적으로 제시했다면, 사이버 공간이라는 정보의 창에서는 모든 정보에 대해 각주나 출전이 무한히 확대되거나 수정됨으로써, 새로운 상부 혹은 하부 텍스트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하이퍼 텍스트의 형태로 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책이 단편적이고 경계선이 분명했었다면, 하이퍼 텍스트는 접속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듯 연결 지향적이며 정확하게 경계선을 정하거나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책은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하이퍼 텍스트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책은 어떻게든 결말이 있겠지만 하이퍼 텍스트는 부단히 수정되고 변화하기에 결론이 나기 힘들며 오직 과정만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책은 누군가가 구입했다가 시간이 날때마다 다시 훑어볼 수 있지만, 하이퍼 텍스트는 순간순간 수정, 변환되기에 접속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이 더 편리하기 마련인 겁니다.
문제는 이런 하이퍼 텍스트의 특성이 기존 인쇄 문화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였던 저작권의 개념에 심각한 의문과 도전장을 던지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기존에는 특정 서적의 저자가 누구누구의 소유라는 발상이 별다른 무리없이 적용이 가능했었는데, 하이퍼 텍스트상에서는 이 개념이 너무나 막연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위 문단에서 간략하게 하이퍼 텍스트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했지만 ,하이퍼 텍스트란 것 자체가 피아를 구분짓는 배타성과 개인적 독립성보다는 포괄성과 연결성에 그 바탕과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도대체 특정 텍스트의 어디까지가 이 사람의 몫이고 어디까지가 저 사람의 것인지를 나누기가 너무나 힘들고, 이런 흐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굳이 관념적으로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지금의 인터넷을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 세계 수 많은 유저들이 가히 천문학적인 수에 해당하는 개별적인 접속점들을 통해서 어떤 네트워크나 자료에 접근한 다음, 해당 자료를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이 가진 정보와 재조합하거나 편집한 뒤, 다른 네트워크나 경로를 통해서 간단하고도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식으로 모든 종류의 자료가 한 사람의 창조적 노력이나 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경과 오프 라인을 초월한 광범위한 시공간인 사이버 스페이스 상에서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익명의 사람들의 손을 무수히 거친 후에 형성된 하이퍼 텍스트의 형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 과연 이게 누구의 소유인지를 가리기가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일까요...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프랑스의 이론 문학가인 Roland Barthes는 하이퍼 텍스트란 결국 저자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저작권의 개념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넷 통신은, 기존에 책을 대하던 방식인 읽고 쓰는 성찰적이고 개개인만의 개별적인 과정들을 공개되고 순식간에 변화하는 사이버 공간 속에 연결시켰기 때문에, 창조적인 저작의 존재를 보장하는데 필수적이었던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오프 라인의 틀거리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커뮤니케이션과 뉴미디어 과정을 지도하고, 가상 현실에 대해 세계적으로 아주 저명한 학자인 Michael Heim도 텍스트가 특정 개인의 저작이라는 의식이 희박해지면 자연스럽게 창조 활동을 하는 저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회적 흐름이나 추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저작권 개념이 혼란스러운 이유와 우리가 해야 할 일
결론적으로 말해서, 인쇄 문화의 발달과 함께 생겨난 저작권이란 개념 속에는 근대 자본주의의 사유재산 개념과 시장의 원리가 녹아 있지만, 현대 자본주의 세계에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그리고 그로 인해 생성된 하이퍼 텍스트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인 개념이기에, 지금도 논란과 혼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며, 인터넷 접속자나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운용하는 모든 유저들에게 확연한 지침이나 의식이 쉽사리 확립될 수 없는 철학적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오늘 포스팅의 주제입니다.
또한 이렇게 근대 자본주의와 시장의 원리를 반영한 구시대적인 사고와 개념을 토대로 생긴 저작권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나 토론을 일부 법조계 인사나 국회의원같은 특정 인사들에게만 맡겨 놓고, 모두가 무기력하게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철학자, 사회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법조계 인사, 포털 사이트 관계자,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자, 인터넷 보안 전문가, 시민 단체, 시민 패널, 그리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거나 모여서 저작권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토론이나 논의와 함께, 수시로 급변하는 사이버 공간과 하이퍼 텍스트에 보다 적합한 새로운 지침과 윤리강령을 자체적으로 확립해 가자는 대대적인 여론 조성과 노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글쓴이는 판단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 참고 도서겸 소스
*Roland Barthes [Image, Music, Text] New York, Noonday Press
*Michael Heim [Electric Language: A Philosophical Study of Word Processing]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Roland Barthes [Image, Music, Text] New York, Noonday Press
*Michael Heim [Electric Language: A Philosophical Study of Word Processing]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S: 필자가 오늘의 포스팅을 올리기 전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저작권과 관련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실로 엄청난 양의 자료와 정보가 뜨더군요. 그 중에서 민노씨네 님이 정리한 자료가 내용면이나 사고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고 , 해당 자료를 작성한 이의 노고가 너무나 역력히 보이는 포스팅이어서 링크를 시키니까, 방문하셔서 한번쯤 참고하시고 저작권에 대한 사유와 개념의 폭을 넓히시길 바랍니다.
※ 저작권 관련 참고 사이트: http://minoci.net/52
※ 저작권 관련 참고 사이트: http://minoci.net/52
★ 흥미로운 사유 한 토막
여러분은 왜 유대인들이 지금의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질문에는 여러가지 답이 가능하겠지만 글쓴이는 오늘의 주제인 저작권과 하이퍼 텍스트와 관련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여러분들에게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종교만큼 그 연원이나 뿌리가 깊은 분야가 없으며, 그런 특정 종교의 교리나 규범을 담은 경전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사고,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마련입니다. 유대인들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그들만의 종교인 유대교가 있고 , 탈무드라는 경전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탈무드의 원전을 살펴보면 그 구조가 하이퍼 텍스트의 형태라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시나요...
사해 주변 미슈나에서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된 탈무드 원전(위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본문이 가운데에 위치하고 그 주변 상하 좌우로 각 주와 해설이 붙어 있는데, 고문서학자들과 과학자들의 고증과 분석에 의하면, 그 내용이 수시로 고쳐지거나 계속 첨가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탈무드는 여타의 종교 경전과는 달리 끝 페이지가 백지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또다른 정보와 사유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그것을 재해석해서(!!!) 자신들만의 지혜로 만들고 보존하기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사고와 문화를 반영한다라는 기록이 경전 속에 들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실제로 지난 2000여년간 나라를 잃고 방황을 할때, 유대인들만의 정체성과 사고를 간직하고 후손에게 전달하는 주요한 매개체였던 무수한 탈무드 사본들도 위의 원전과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점을 세세히 살피고 현대의 사이버 공간과 하이퍼 텍스트라는 개념을 대비시켜 생각해보면, 이미 유대인들은 수 천년전에 오늘 날의 하이퍼 텍스트와 흡사한 사고를 가졌었다는 말이며, 바로 이런 의식과 문화가 그들이 정보를 다루거나 처리하는데에 있어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게 했고, 바로 그런 점이 지금의 세계에서 유대인들을 최고의 자리에 가게 만든 원동력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잠시 가졌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은 왜 유대인들이 지금의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질문에는 여러가지 답이 가능하겠지만 글쓴이는 오늘의 주제인 저작권과 하이퍼 텍스트와 관련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여러분들에게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종교만큼 그 연원이나 뿌리가 깊은 분야가 없으며, 그런 특정 종교의 교리나 규범을 담은 경전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사고,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마련입니다. 유대인들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그들만의 종교인 유대교가 있고 , 탈무드라는 경전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탈무드의 원전을 살펴보면 그 구조가 하이퍼 텍스트의 형태라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시나요...
사해 주변 미슈나에서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된 탈무드 원전(위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본문이 가운데에 위치하고 그 주변 상하 좌우로 각 주와 해설이 붙어 있는데, 고문서학자들과 과학자들의 고증과 분석에 의하면, 그 내용이 수시로 고쳐지거나 계속 첨가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탈무드는 여타의 종교 경전과는 달리 끝 페이지가 백지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또다른 정보와 사유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그것을 재해석해서(!!!) 자신들만의 지혜로 만들고 보존하기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사고와 문화를 반영한다라는 기록이 경전 속에 들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실제로 지난 2000여년간 나라를 잃고 방황을 할때, 유대인들만의 정체성과 사고를 간직하고 후손에게 전달하는 주요한 매개체였던 무수한 탈무드 사본들도 위의 원전과 똑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점을 세세히 살피고 현대의 사이버 공간과 하이퍼 텍스트라는 개념을 대비시켜 생각해보면, 이미 유대인들은 수 천년전에 오늘 날의 하이퍼 텍스트와 흡사한 사고를 가졌었다는 말이며, 바로 이런 의식과 문화가 그들이 정보를 다루거나 처리하는데에 있어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게 했고, 바로 그런 점이 지금의 세계에서 유대인들을 최고의 자리에 가게 만든 원동력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잠시 가졌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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