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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8 더럽기로 소문난 뉴욕 전철,그럼 LA전철은? 23
  여러분은 뉴욕 전철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쥐가 나온다는 둥 비가 샌다는 둥 혹은 자리가 지저분해서 도저히 앉을 수가 없다는 식의 갖은 얘기와 함께, 한국의 전철과 비교되곤 하지요. 그렇다면, 미국에서 한인들이 제일 많이 모여 살고 있고 , 한인 유학생이나 관광객들 또한 가장 많이 찾는 LA의 전철은 과연 어떨까요?

  정말 LA 전철도 뉴욕 전철만큼 지저분하다거나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그렇게 위험할까요?...

  글쓴이는 미국 시각으로 바로 어제인 토요일 오후에 LA 전철을 오랜만에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전부터 필자는 종종 메트로 버스와 전철을 일부러라도 종종 이용하곤 하였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주류인 백인은 물론이고 히스패닉과 흑인 그리고 다른 이민족들을 만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았던 여러가지 상황을 접하게 됨으로써, 미국의 이면과 현실을 정확히 짚어 볼 수 있는 잣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어제는 한인 타운에 사는 글쓴이의 지인으로부터 한국인들 특유의 끝장판(?!) 술자리에 초대를 받았는데다가, 최근 필자의 포스팅을 보고 뜬금없는 딴지를 거시는 몇몇 몰지각한 분들에게 글쓴이가 과연 미국에서 글을 보내는지 아니면 한국 내에서 소설을 쓰고 있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줄겸, 시간을 내어서 그동안 필자가 알고 있었던 LA 전철의 특징을 한국의 전철과 비교해서 한번 세세히 짚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글쓴이가 이 포스팅을 쓰기 전에 다음 포털을 검색해 보았더니, 너무나 뜻밖에도 LA 전철에 대해 자세한 소개 내용이 별로 없음을 보고 내심 크게 놀랐으며, 아마도 그 이유가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 유학생이나 교민들이 그만큼 LA 전철에 대한 일종의 안 좋은 선입견(흑인이나 히스패닉이 주로 이용해서 위험하다는!)이나 편견이 있었거나, 그도 아니면 자동차를 주로 이용하시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으며, 암튼간에 지금부터 LA 전철은 과연 뉴욕 전철만큼 지저분하거나 한국에 떠도는 일부 소문처럼 정말 위험한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필자가 머무는 토렌스 시티에서 40분 정도를 차로 이동하면, 연인과의 추억 만들기나 자전거 혹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 안성마춤인 롱비치가 나옵니다. 필자가 이 곳을 택한 이유는 바로 이 장소가 LA로 가는 전철의 종착역이자 시작점이기에, 이곳까지 차를 몰고 와서 파킹을 시킨 뒤, 전철역에서 필자에게 그 곳 주변의 길을 묻는 어느 한국인 여성에게 외려 글쓴이가 도움을 요청해 해당 여성이 본인의 지시대로 티켓을 구입한 과정을 촬영하였습니다. (해당 여성의 얼굴은 개인 프라이버시상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1. 우선, 미국 LA 전철의 특이한 점은 각 전철역마다 역무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티켓 구입은 모두 자동 단말기를 통해서 하여야만 하며, 누가 특별히 전철표 검사를 하지 않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그냥 무임 승차를 할 수도 있다는 점인데,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양심적으로 표를 사서 전철을 타더군요.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단말기 화면 우측 상단의 시간이, 미국 시각으로 2009년 5월 16일 오후 5시 37분을 지나고 있지요. LA전철을 1회, 1노선만 이용할 경우 1.25 달러, 만약 다른 노선으로 갈아 탈 경우 30센트를 추가해서 1.5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화면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만약 하루종일 이용하거나 모든 노선을 이용하고 싶다면 5달러를 지불해야 합니다.
  글쓴이는 한인 타운에 있는 지인의 집을 방문하는데다가 다시 돌아올 때는 친구의 차를 타고 오기로 미리 약속이 되어 있었기에, 노선을 한번만 이용하는 1.25 달러짜리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티켓을 자세히 보시면 구입한 시간인 오후 5시 37분으로부터 2시간이 지난 7시 37분이 되면, 티켓의 수명은 다한다고 되어 있네요.
                                              전철 티켓 구입을 위한 자동 단말기의 모습

  2.LA 전철의 또다른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전철 레일 구간의 대부분이 일체의 간막이나 방벽없이 길거리 중간에 그냥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이제 기다렸던 전철이 들어 오네요. 한번 올라타 보겠습니다.

  3. LA 전철의 내부 모습입니다. 여러분은 이 사진을 보면서 한국 전철과 다른 특징을 발견하셨나요? 우선 내부 구조가 뉴욕이나 한국 전철과는 달리 서로 마주보고 좌우 일렬로 앉는 의자 형태가 아니라 마치 버스처럼 좌석이 두 사람씩 앉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이런 식의 형태는 개인주의가 잘 발달된 미국인들의 현재 사고를 반영한 구조가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매번 전철을 탈 때마다 하곤 합니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열차의 차량마다 의자의 방향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가령 앞 차량이 열차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면, 다음 차량은 그 반대로 그리고 그 다음 차량은 또 그 반대로 되어 있는 식입니다.

  4.또한 한국 전철의 좌우 상단에 흔히 보이는 광고가 하나도 없다는 점도 대단히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필자가 사각형으로 표시한 것은 두 종류로 나뉘는데, 문 앞에 설치된 것은 문이 열리고 닫힐 시, 불이 켜지면서 일종의 경보음이 나옴으로써, 시각 장애자들을 배려하는 장치였고, 승객들의 좌석 위에 있는 사각형은 바로 감시 카메라로써, 누군가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위험을 끼치면, 전철 기관사가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였는데, 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한국 전철도 이런 시스템은 도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5. 사진 우측 상단에 있는 것은 위급 상황이나 차량내 이상 발견시, 승객이 기관사에게 전화를 할 수 있는 인터콤입니다. 글쓴이가 이 포스팅을 쓰라고 하늘이 계시를 내린 것인지, 마침 이날 차량내 문 중에 하나가 열리지 않는 일이 발생했고, 한 승객이 인터콤을 통해 기관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바로 기관사가 차량 내로 나와서 문 위에 설치된 계기판을 점검한 뒤, 열차를 다시 운행하더군요.
                           기관사가 문 위의 계기판을 점검 후 다시 원 상태로 돌리는 모습

  여러분은 혹시 미국에서 통용되는 이런 말을 아십니까? 뉴욕에서는 자동차가 필요없을 정도로 전철과 버스가 잘 연결이 되어 있지만,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에서는 자동차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는 얘기 말입니다. 그 이유를 전철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바로 전철 노선도를 보시면 이게 무슨 말인지 아시게 될 겁니다.
  6. 어떻습니까? 면적으로 치면 서울보다 넓고 크다는 LA의 전철 노선도가 상당히 단순하지요. LA 전철도 한국처럼 Red Line, Blue Line, Green Line 등등 해서 여러 노선이 있지만 복잡하게 얽혀 있지도 않을뿐만 아니라 역의 수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전철 역 자체가 한국과는 달리 주택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사람들이 이용하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다는 의미입니다.

  전철 구간 중 직각으로 꺾여있는 레일 위를 다니기 위해 빙그르르 돌아가는 회전판이 차량 연결 부위마다 장착되어 있는 모습

  7. 자연히 한 열차당 차량의 갯수도 4~6량에 불과하며, 차량의 이음새마다 마치 길다란 메트로 버스의 이음새처럼, 이렇게 회전이 가능하게끔 디자인이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레일 구간중의 상당수가 90도 각도로 꺾이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LA 7번가에 위치한 UNION STATION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이곳에서 Red Line 전철로 갈아타고 한인 타운으로 가 보도록 하지요. 참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곳에서부터 비로소 전철이 지하로 다니기 시작합니다.
 한인 타운으로 가는 Red Line전철은 이렇게 한 층 더 지하로 내려와서 타야 합니다. 여전히 사람이 별로 없음을 확인할 수 있지요?
  필자가 가야 할 방향은 Wilshire/Vermont 역이었기에, 이 방향(To Wilshire /Western)에서 열차를 기다리게 되었네요. 
 드디어 Red Line 열차가 들어 왔습니다. 한번 올라타 볼까요.
  Red Line 구간의 열차도 필자가 롱비치에서 타고 온 Blue Line 구간의 열차처럼, 버스 형태의 좌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좌석이 번갈아가며 배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좌석 가운데를 자세히 보시면 소형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는 것도 눈에 들어 오시죠. 이건 분명히 미국인들의 개인주의, 합리주의적 사고를 반영한 디자인이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습니까....^^
                      LA 한인 타운이 있는 Wilshire/Vermont 역 앞에 설치된 티켓 자동 단말기의 모습

  드디어 글쓴이는 목적지인 한인 타운에 도착했습니다. 5시 40분경에 열차를 탔는데 도착해보니 7시 15분을 조금 넘었네요. 이건 결코 자동차에 뒤지지 않는 시간임에 다시한번 만족을 느낍니다.

  또한 지상으로 나오기까지 그 누구에게도 표를 검사하겠다는 것을 본 적도 없고, 오로지 전철과 사람들의 자발적 양심에 기댄 티켓 자동 단말기 그리고 별로 많지 않은 승객과 함께 전철을 타고 오면서 보게 되는 여러 거리의 풍경들이 상당히 낭만적이고 꽤나 인상적인 LA 전철...

  미국 동부 뉴욕처럼 오래되고 낙후된 시설로 인해 더럽고 꾀죄죄한 것으로 세계적인 악명(?!)을 날리는 전철과는 분명히 차원을 달리하며, 한국 전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내부도 상당히 깨끗하고 여러 측면에서 더 나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 떠도는 항간의 소문들과는 달리 절대 안전하니까, LA에 오실 기회가 있는 분들은 한번쯤 LA 전철을 꼭 한번 타 보시길 권하면서 필자는 오늘의 포스팅을 이만 마칩니다.  ^^


  P.S: 이 포스팅의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사전에 글쓴이에게 양해를 구하시거나 상업적 혹은 다른 개인적 용도로 변경하지 않으신다면 , 사진 캡쳐나 퍼가기는 언제든 무방함을 분명히 알려 드립니다.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