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판2011. 12. 22. 05:09

 지난 주말 김정일이 사망을 했다는 뉴스가 이틀이 지난 다음에서야 한국 및 전 세계에 알려지고, 그럼으로써 이를 둘러싸고 한국 사회 내에서 여러모로 논의나 논쟁들이 오가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김정일 사후의 여러 논란들이, 이 사안의 본질이나 앞으로의 방향과는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생겨서 몇 자 적어 보기로 했습니다.

 필자가 며칠 사이 다음 뷰에서 보여지는 몇몇 시사 블로거들의 글을 살펴 보자니, 이번 김정일 사망 이후의 최대 수혜자는 MB라면서, 이 사건으로 인해 다른 국내외 현안들은 전부 묻혔다라고 성토(?)를 하는 블로거가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블로거는 MB를 비롯한 현정부 내각 관료 여럿이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았다면서(?), 이런 정부에게 온전한 국방이나 안보를 기대할 수 없다라는 뉘앙스를 짙게 풍기는 글을 올렸으며, 파리에 머무른다는 해외파 블로거는 소위 북한의 봄(?)을 얘기하며, 현정부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 문제로 꼼수(?)를 부리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포스팅을 올렸고, 이에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동의를 하는 모양새였는데요...

 우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필자는 이 블로거들의 의견에 선뜻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블로거들이 현시점이 얼마나 중요하고 중대한 기로에 있는지를 본 것이 아니라 오로지 현정권의 문제점(?) 성토와 함께, 총선과 대선을 걱정하는 모양새를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이른바 정권 교체에만 목을 메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동의를 할 수 없다라는 말이며, 필자는 그래서 오늘도 글을 세 문단으로 나누어서 얘기를 전개하기로 하였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북한 문제를 다루는 의제 설정 방식이나 과정상의 문제를 다룰 것이고, 두 번째 문단은 현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다룰 것이며, 마지막 세 번째 문단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으로써 오늘의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오늘도 서설이 상당히 길어졌으니 바로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을 다루는 의제 설정의 문제점들
 북한이 몇 해전부터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렸었고, 그로 인해 김정일로 대변되던 북한 체제가 과연 얼마나 갈 것인가에 대한 얘기들은 그 전에도 뉴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었지만, 그의 사망 소식이 있기 전까지는 우리들 자신의 문제이자 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우리네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재자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을 했다라는 충격적인(?) 내용의 뉴스가 나오고, 여기에 여러 논의나 의제들이 올라오는 것은 필자도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제 설정이나 방향이 우리 사회 내부의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논의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끌고 가면 정말로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한번 생각해 봅시다. 어떤 블로거의 주장대로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서 현정권이 당면한 문제들이 묻혔고, 그로 인해 현정권이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라는 류의 주장이나, 현정부 내각의 상당수 관료나 고위층 자제들의 병역 면제와 같은 의제 설정들, 그리고 북한의 봄(?)과 같은 낙관적이고 장미빛 일색의 전망들이 과연 김정일 사망 이후...북한 체제의 불안과 변화로 인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향 설정에 장기적으로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필자는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우리네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북한의 체제가 김정일 사망 이후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며 여기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들은 하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엔 여전히 종래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을 염두에 두었을 경우에만, 위의 주장들은 설득력과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평상시라면(?) 위의 주장들 중 일부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것에 필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북한 체제가 언젠가는(혹은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당장?) 불가피한 변화가 올 것을 기정 사실로 보거나, 그보다도 더한 상황이 있다라는 절박한 가정이나 상황 판단을 한다면, 이런 류의 주장들은 한가한 공염불이나 마찬가지라고 필자는 판단하며, 이 얘기는 두 번째 문단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북한이 현재보다 경제적 개방이나 변화를 가속화했을 경우에, 우리 사회가 감당할 경제적 충격이나 몫이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인지, 또한 이런 과정에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과의 외교라든가 경제 협력은 어떤 식으로 될 것인지에 대한 얘기나 의제가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몇몇 블로거들의 주장처럼 김정일 사망이 현 정권의 치부와 문제를 덮은 것이 아니라... 북한의 체제에 언제든지 변화가 올 수 있고, 그로 인해서 발생할 경제 사회 정치적 문제들이 일반 국민들의 뇌리에도 점차 현실로 다가오기에... 이 문제가 최대의 쟁점이 된 것뿐이지, 현 정권이 북한의 체제 변화를 크게 부풀려서 다른 문제가 덮인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써, 현시점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의제 설정의 문제점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시길 부탁드리면서, 이제 두 번째 문단의 주제인 현시점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체제는 어떻게 변할까(북한과의 관계 설정에 관해서)

 필자가 김정일 사망 이후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논쟁이나 뉴스를 살펴보니, 김정은 체제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며, 과거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권력을 장악한 후에 그랬었던 것처럼 우상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고, 또한 실질적인 권력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를 장악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소위 3대 세습이라는 화두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해외로 시각을 돌려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의 반응을 살펴보면 급격한 북한 체제의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분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전쟁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으며, 우리 모두가 신중하게 북한의 상황에 대응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얘기들만 나오고 있는데요...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진지한 문제를 다루어 보고 싶습니다.


 김정일이 급성심근경색이라는 질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거기에 대해 각종 의혹설과 대북 정보 라인의 문제점, 혹은 날씨의 변화에 따른 심장 질환의 위험성까지 넘치고 있는데, 그는 왜 그토록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까요?...


 필자는 김정일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나 대북 정보 라인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하기 보다는 그가 왜 갑자기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북한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생각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뉴스를 통해서 북한이 최근 몇 년간 식량난과 기근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는 얘기와 함께, 한국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대북 식량 지원에 동참했다라는 소식을 접했을 것입니다. 또한,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는 횟수가 크게 늘었으며, 각종 산업단지...그 중에서도 자동차 관련 공장들을 둘러 보았다라는 뉴스도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화폐 개혁을 단행하여서 북한의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북한 내 시장에도 혼란을 부르고 있다는 뉴스도 보았을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여러분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북한의 화폐 개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것은 북한의 경제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탄입니다. 지난 10여년간 북한 경제는 김정일 독재 체제 특유의 폐쇄성과 경직성으로 인해, 또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이나 한파로 인한 식량난까지 겹쳐지면서, 이른바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주민들의 생활은 피폐 일로였으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궁여지책이 바로 화폐 개혁이었던 것입니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이 화폐 개혁을 함으로써, 북한 내부의 경제적 재화를 재분배하고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여러분들도 익히 알다시피 화폐 개혁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으며, 북한 주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진다라는 식으로 뉴스라든가 논의가 끝이 나곤 합니다만...


 ...그런데, 놀랍게도 그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을 하지 않고 예측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정말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화폐 개혁도 별다른 소용(시간적 이유로 인해서!)이 없다라면, 결국에는 국가부도 사태(? 이 부분은 오해가 소지가 있어서 부연 설명을 하는데, 북한의 화페 개혁에 따른 경제 체제 개편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가부도에 준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음을 말합니다!)가 올지도 모릅니다.

 이 부분은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나 경제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국가부도에 준하는 사태를 맞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IMF같은 국제기구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든가, 아니면 한국을 주축으로 한 미국 중국 일본 같은 주변국 몇몇이 독자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길이 없다라는 것이며, 바로 이 부분에서 북한 독재자 김정일의 고민은 깊어지면서, 결국 과로로 인해 세상을 뜨게 된 직접적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정일 사망이후 현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여전히 잠재적인 적대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기에 IMF같은 국제 기구의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라는 부분이며, 따라서 한국을 주축으로 한 주변국들의 경제적 도움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라는 점이 북한과...그리고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실이라는 점을 여러분들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경제적 이유로 흔들려서 주민들이 동요하고, 그로 인해 체제가 너무 빨리 붕괴된다면 한국 경제는 가뜩이나 힘겨운 대내외 경제 사정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나락과 수렁으로 빠지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게끔 특단의 조치를 빨리 취해야만 하고, 이 부분에 대한 국가적 정책과 사회적 의제 설정,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라는 얘기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총선이나 대선을 염두에 두고서 부질없는 의제로써 논쟁하고 싸울 시점이 결코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가지고 싸워서 1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면 다음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혼란은 가중되고, 지금보다 몇 배의 사회적 에너지를 소모할 위험성을 지적해서 드리는 얘기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급격히 개방되거나 흔들리지 않으면서 경제적 교류나 협력을 이끌어 나가려면...지극히 현실적 관점에서 볼 때, 최우선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동의가 필수이며, 여기에 중국과의 관계 협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한데, 그러려면, 필자가 지난번에도 강조하였듯이, 한미FTA, 한중일FTA를 불가피하게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부분에 여러분들은 동의하십니까?


※필자가 지난 번 작성한 포스팅

 

 일단, 북한 김정은 체제가 경제 문제로 인해서 만에 하나라도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게끔 한미 공조는 더욱 강화되어야만 하며, 여기에 중국과의 경제 정치적 교류 확대를 통해 우리가 살 길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요?...


 그리고, 지금 당장은 실현이 불가능하며, 이 부분으로 논쟁을 하면 절대로 안되는 부분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북한의 군사력을 축소시키고, 거기에 투입되는 경제적 재화를 통일의 초석으로 삼는 방향으로 가려면... 우리에게는 지금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며, 이제 마지막 문단의 내용...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한미 관계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필자가 위에서 지적하였듯이,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로 대변되는 북한과의 문제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가장 시급하고 절대적이며, 우리 민족 전체의 정체성과 관련된 핵심 의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내부의 합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가슴 아픈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북한과의 관계 설정 문제...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 정세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수 십년 간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관계 설정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부분은 정말로 중요하기에, 필자는 노무현 참여정부와 현 정부 임기 동안의 몇 가지 이슈들로 이 부분을 살피고, 그동안 진행되었던 보수와 진보간의 해묵은 관점과 논쟁의 문제점들을 비판하면서, 과연 우리는 미국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를 한번 논해 보고 싶습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우리네 사회는 보수와 진보 간에 해묵은 논쟁(반미 혹은 친미...필자가 보기엔 양측 모두 본질을 비켜가고 있다라고 판단하지만...)을 한 차례 겪어야만 했습니다. 논쟁의 발단은 당시 노무현 참여정부가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축소하여 발표하였고, 이로 인해 과연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이슈였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현 정부에 들어와서 일단락이 되었지만, 정말로 어처구니없게도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는 끝까지(?)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미국의 요구대로 수용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었지만(?), 현 정부는 친미적이고 보수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포진했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국민 모두가 선뜻 공감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대미 굴욕적인 자세의 외교를 보였노라고 의제를 설정하여 논의를 전개하는 이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자신이 진보적 이념을 지향한다라고 믿는 분들의 호응이 상당했던 것으로 필자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불거지자 노무현 참여정부는 끝까지 쇠고기 수입 협상을 끌고 가며 버텼으나(?), 현 정부는 너무나도 쉽게 쇠고기 수입의 문을 활짝 열었노라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였는지, 그래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거리에서 춧불을 들고 시위를 벌였는지 여러분들도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한미FTA 문제를 둘러싸고도...노무현 참여정부가 한미FTA를 미국에게 먼저 제안하고 추진했었지만, 현정부가 그 이후에 국민들에게 보여준 후속 조치나 과정이 너무나도 친미적이고 굴욕적이라며(?), 또다시 많은 분들이 우리네 주권을 미국에게 넘기려 한다라고 의제를 설정하고, 여기에 진보적 가치나 이념을 지향하거나 민주주의에 대해서 혹은 시민이나 국민의 주권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분들의 반대가 상당하다라고 필자는 판단하고 있는데요...


 과연 지금 여러분들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나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필자는 여기에 대해서도 분명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으며, 미군기지 이전비용 문제, 쇠고기 수입 문제, 한미FTA라는 이슈 이면에 숨겨진 불편한 본질과 진실에 대해서 마지막 문단의 얘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미군 기지 이전비용 문제, 미국산 쇠고기 문제, 그리고 한미FTA 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한국은 엄연한 독립 국가이며 국민들의 주권이 있는데, 왜 그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만은 통용되지 않는 것인가를 묻는 원론적인 측면에서의 울분이나 의분과 함께, 과거 우리네 역사에서 중국이나 일본으로 대변되는 주변 강대국들에게 항시 억눌리고 피해를 보았다라는 약소국 특유의 역사 의식 혹은 민족적 정서와 일종의 국민적인 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고, 가슴으로는 십분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대단히 유감스럽고 불행하게도, 이 부분(미국에 대한 국민적 정서)에 대해서만 집중을 함으로써 보수나 진보의 의제가 설정된다라는 것이 우리네 사회의 불편한 본질이자 진실이라고 필자는 주장하는 바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바로 이 부분에만 집중을 하게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국민들의 요구대로 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결국엔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을 진행하여서 보수 진보 양측 모두로부터 공격을 받든가 혹은 논란을 사거나, 현정부처럼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고, 이런 것이 친미적 굴욕 외교라는 식의 논쟁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필자는 바로 여기에서도 많은 분들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는 결코 받아들이지 못할 말을 해야겠는데...지금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경제적으로 흔들리거나, 혹은 군사적 도발을 하려고 해도 그것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힘의 주축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바로 미국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지금 우리들의 현실과 미래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영향력을 배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군기지 이전비용 문제나 미국산 쇠고기, 그리고 한미FTA에 대해서 그가 평소 보여준 신념과 정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부분들을 필자도 인정합니다. 또한, 현정부가 혹은 과거 정권에서 보여주는 미국과의 외교 관행들도 인정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가 너무 경황이 없이 포스팅을 작성하여 몇 자 보충을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미국의 요구에 최대한 저항을 하는 모양새였다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었다라고 평가한다면, 필자도 더 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일반 국민들도,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신도 불편한 진실을 앞에 두고 자기기만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기사 노무현 전 대통령만큼의 소통조차도 역대 정권이나 현정부는 보이지 못하고 있으니, 그의 지지자들이 후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만...)

 이왕이면, 미국에 저항하는 효과적인 대안을 치밀하게 구사하고, 이런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알렸다면 필자는 절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렇게 비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도, 필자는 재야 시절의 노무현을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필자에게 노무현이라는 인물은 애증의 대상...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끝내 이루지 못하였던 민주적 이상과 가치를 그의 지지자나 측근들이 이루기를 바랬었지만, 지금 보여지는 모습은 필자의 기대나 바램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듯 해서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며, 그렇기에 이미 보수 진영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일말의 기대나 희망을 걸지 않고 있습니다.

 막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필자가 죽였습니까? 필자가 여러분들에게 명령을 하거나 단속을 할 권한이 있었던가요? 여러분들이 진실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소통을 했고, 그가 진실로 국가와 국민들을 위한 구체적 대안(한미FTA의 ISD조항같은 사안들을 말함!)을 마련했었다면 필자같은 인물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설령 필자와 같은 또 다른 이가 비판을 하였다라고 해도 논리적으로 얼마든지 반박을 할 수 있었을 터인데, 과연 그들이 그랬던가요? 필자에게 온갖 욕설과 비방을 일삼고, 그것도 모자라서 신상을 공개하고 필자의 일거수 일투족에까지 관여를 하며 자신들의 신념을 무대포적으로 강요하는 모습 속에서, 이미 필자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그 어떤 기대나 희망도 갖지 않고 있으며, 이런 부질없는 문제로 추후에 필자나 필자의 주변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든 괴롭힘을 받는다면, 그것이 바로 이들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위험한 집단인지를 증명한다라고 필자는 판단하는 바입니다!) 



  어쨌거나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그러나, 필자가 결코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초강대국이며, 우리네 현실과 미래에 강력한 힘을 가진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서 인정을 하는 것과 함께, 그런 와중에서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어떻게 모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나 구체성 혹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진정한 비전이 없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수나 진보(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세력을 포함해서) 그 어느 쪽에도 지지를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막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국민적 정서나 고려해서 구체적 대안 마련도 없이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은밀하게 진행하였던 것이나, 현 정부처럼 미국의 세계 패권과 우리네 실정을 국민들도 100%로 동의할 것이라는 기대 하에(? 필자는 오늘의 포스팅에서 보수와 진보 간의 계급, 계층적인 불평등 문제를 이 부분과 연계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북한과의 문제가 불거지자 한미FTA나 현정부의 문제점들이 묻힌다라는 비판과 함께, 이제는 또다시 원론적인 수준의 논쟁인 소위 1% vs 99%라는 양분법적 논제가 등장해서 드리는 말입니다!), 그리고 당시 협상을 진행하기 전에 충분한 국민적 홍보나 대책 마련도 없이 진행하는 것...미국의 새로운 세계화 전략인 MD체계와 관련된 미군 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도 국민들의 정서나 눈치나 보며 이전비용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 모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한미FTA 문제에 있어서도 국민들의 일반적 정서나 감정에 휩쓸려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나 치밀한 준비 과정에 정작 소홀하게 되는...이른바 미국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의 해묵은 논쟁과 싸움에는 진저리가 쳐집니다... 



 ...요즘 필자가 가장 즐겨보았던 드라마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뿌리깊은 나무라는 드라마인데요...그 속에서 등장하는 세종 이도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그리고 밀본의 수장인 정기준을 현직 대통령인 MB와 비교해서 글을 올리는 이들을 보았습니다. 필자는 그런 류의 글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정말로 답답해집니다.



 세종 이도가 조선을 다스리던 그 시점에도 지금의 미국과 같은 존재
인 중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도 바로 지금의 우리들처럼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우리들의 살 길을 찾아서 세종 이도는 대안 마련도 없이 백성들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거나, 그 반대로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일방적인 정책을 구사한 것이 아니라 신기전이나 한글 등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진정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세종 이도의 리더쉽이 필요하다라고 많은 이들이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당시 조선 사회에서 중국의 강력한 영향 아래에서도 나름의 구체적 대안을 고민하고 그것을 추진했던 세종 이도의 실리적인 정책 리더쉽(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 소통이 아닌가요?)도 좀 제대로 살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필자는 김정일의 사망을 지켜보면서, 이제 북한의 체제 변화는 본격적인(?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라고 판단했으며, 우리네 현실이 얼마나 복잡하고 험난한지와 함께, 통일에 대해서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 모두가 막연히 품었던 감정과 판단의 잣대를 좀더 현실적으로(!!!) 바꾸어 가는 일대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의 글도 필자의 개인적 판단과 주장이 섞여 있는 포스팅이니 불필요한 논쟁이나 당파성을 따지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음에는 약속대로 디지털 방송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겠습니다.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8. 31. 00:50
  엊그제 한국의 인터넷 뉴스를 잠시 살펴보니 진중권 교수의 홍대 강의도 날아갔다라는 제목의 소식이 보였습니다. 얼마전, 중앙대 교수직 해임에 이은 소위 수구 세력들의 진중권 죽이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모양인데요...그런 우울하고 답답한 소식 한편으로 한국내 수 많은 네티즌들이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라는 이야기들도 얼핏 보이던데, 이렇게 본의아니게 말도 많도 탈도 많은 진중권이란 인물과 그의 교수직 해임 소식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디-워 논쟁을 통해서 진중권의 성향과 지향점을 확인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진중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디-워 논쟁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말기였던 지난 2007년 여름은 심형래의 디-워라는 영화로 한때 굉장히 소란스러웠습니다. 당시엔, 디-워나 심형래에 대해서 비판적인 말을 한다라는 것은 정말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대책없는 집단주의와 과도한 여론의 쏠림현상에 대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극심한 혐오감과 회의를 느끼고 있던 필자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바로 진중권이었던 겁니다.

  지금도 필자는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MBC 100분 토론에서 디-워를 비판하는 입장의 토론자로 나섰던 진중권이 한 말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디-워가 무슨 영화 비평을 할만한 영화가 아니고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도 아니지만, 네티즌들이 하는 모습을 보니까 시쳇말로 꼭지가 돌더라구요...지금 디-워나 심형래 감독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입니다. 다들 말을 못하는 분위기에요...심형래 감독과 디-워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왜 위험합니까? 이게 무슨 국가보안법입니까? 바로 그렇게 말하는 것에서 지금 이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 보인다는 말입니다...한국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코드가 미국에서도 먹힐 것 같습니까?...코리아 레전드...그런 거 미국애들 관심도 없고 아예 몰라요...심형래 감독은 미국에 가서도 인간극장 할 겁니까? 무릎팍 도사 할 수 있나요? 그런 거 미국에서는 못합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진중권의 이 말들은 대부분 진실임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엔 디-워를 비판함으로 인해서 그는 네티즌들의 공적과도 마찬가지 처지였고, 100분 토론후 디-워 지지자들의 대책없는 인신공격성 비난과 악플에 대해서 진중권이 보인 냉소와 조롱에 가까운 댓글 때문에 더더욱 그는 인기없고 시쳇말로 네가지 없는 논객이 되었었지요.

  당시 필자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면서 참 용기있고 신념과 근성이 있는 사람이구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한국처럼 타인의 시각과 의견에 너무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독특한 폐쇄 사회에서, 다수의 의견에 반하는 얘기를 한다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개인적으로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리고, 진중권이 비판하고자 한 실체와 본질은 디-워나 심형래가 아니라 바로 아무 생각없이 몰려다니는 군중심리와 극단적 형태로 표출되는 국가주의 집단주의 코드임을 확인하고 더욱 동질감을 느꼈더랬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노무현 참여정부 시기에도 이곳 다음 뷰는 노무현 지지자들이 다수 포진한 사이버 공간이었는데, 진중권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주의적 정책과 정책 수행상의 문제점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다음 뷰를 장악하고 있는 노무현 지지자들의 비난과 공격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모습을 가만히 돌이켜 보고 종합해보면, 진중권은 다수의 의견과 입장이라는 이름아래 저질러지는 모든 종류의 횡포를 대단히 싫어하고, 자신들은 어떠한 잘못도 없다라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집단이나 세력에 대한 비판을 하는 유형의 사람이라는 결론이 도출되며, 

  바로 그랬기에, 조중동이나 한나라당같이 자기 반성이 하나도 없으면서 부와 권력을 독점한 자신들이 한국 사회에서는 최고이며, 반대자들은 모두 사상이 의심스럽거나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전혀 없는 반역자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매우 강한 비판자적 입장이 되는 것은 일종의 필연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진보를 대표하는 논객으로 화려하게 부활을 했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라고 필자는 판단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과 촛불 집회에서 보인 진중권의 모습은 솔직히 말해서 매우 실망스러웠다
  2008년..그러니까 작년 여름은 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대대적으로 열렸던 시기였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너무 성의없고 대책없는 쇠고기 협상을 해 버려서 많은 분들이 분노했고, 거리에 나와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게 요구를 했었지요. 그리고, 그 당시 현정부가 보인 협상과정상의 행태나 졸속 협상임이 드러난 다음에 보였던 일련의 모습들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으니 비판을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좀더 냉철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려면, 왜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그렇게 대책없이 진행되었었는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노무현 참여정부 시기부터 철저하게 과정들을 되짚어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따져 보아야만 했는데, 당시엔 그 누구도 이런 말을 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에 필자가 너무 당황스러웠던 것은,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졸속으로 다룬다고 그렇게 비판을 가하던 한겨레나 경향신문같은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노무현 참여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정상의 문제를 누누히 지적하였던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같은 이들마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꾸어 노무현 참여정부만큼만 하시라는 뜬금없는 소리와 실속없는 주문을 하는 것을 보며, 뭔가 상황이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서 원인과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현정부에게 당장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게끔 하려고 하다보니까, 그 때에는 그런 말을 할 여유가 없었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현정부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민주 진보 진영의 통합을 위한 전략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이건 전부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한 구호나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촛불 집회 이후에도 원인과 과정상의 하자를 정밀하게 분석한 이들이나 진보 시민 단체는 그 어디에도 없었으며, 현실적으로 아무리 따져 보아도 한국은 절대로 미국과 동급의 국가도 아니었고, 역대 어느 정부도 미국에게 한국 국민들의 요구를 끝까지 관철시킨 전력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미국산 쇠고기가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풀렸는지에 대해서...다시 말해서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과정상의 파격적인 절차상 축소라든가 전국 각지의 영세 식당이나 정육점등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에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그 누구도 지적이나 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그래도 노무현은 30개월 연령만은 지켰다라고 마냥 칭송하고, 다음을 대표한다는 토론방인 아고라에서는 이른바 [퇴진 명박]이라는 제목하에 내용도 거의 비슷한 수 많은 도배글들로 온통 장식이 되었었으며, 더더욱 한심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일왕에게 보인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이나 이미지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현정부를 맹비난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정말로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강하게 반응한 것은 그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접하는 먹거리에 관한 사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졸속협상에 따른 재협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단순한 먹거리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이란 사안 속에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맺은 국가 안보 외교 경제적 관계들의 모순들이 첩첩히 쌓여있는 그런 종류의 차원이나 난제였었는데, 당시 촛불 집회에 나온 이들은 한결같이 이런 복잡하고 심층적인 문제는 전혀 생각을 안하고, 계속해서 아무런 실체도 없고 그저 구호나 허울뿐인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이것도 엄밀히 따지자면, 민족주의 국가주의 혹은 집단주의 코드의 또다른 형태라고 필자는 생각한다!)와 재협상을 말하니까, 현정부와 촛불집회 참가자 사이에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지고 서로간에 원망과 증오만 쌓였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정말 눈쌀 찌푸리게도 전경차를 밧줄로 묶어서 끌어내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극단적인 폭력시위 행태까지 보인 것이지요. 또한, 시청앞에서 장사를 하던 일단의 상인들이 촛불집회로 인해서 손해를 보았다며 소송을 내자, 광우병 대책회의에서 보인 반응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신상 명세를 인터넷에 공개함으로써 소위 여론 재판이나 마녀 사냥을 유도하였었는데, 그건 정말로 정상이 아니었으며 광우병 대책회의의 대응이 너무 무책임했다라고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이들도 상당했는데, 진중권은 당시 어디에서 무엇을 했었을까요?...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당시 진중권은 촛불집회에 매일같이 참석하고, 현장 소식을 전하는 일을 주로 했었습니다. 또한, 촛불 집회와 관련해서 또다시 손석희의 100분 토론에 토론자로 참가하여 현정부를 강하게 비판하였지요. 문제는, 촛불 집회자들이 보이는 과도한 시위 행태나 쇠고기 졸속 협상의 원인을 제공한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적 얘기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촛불 집회가 한창이고 현정부의 과격한 시위진압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극도로 복받친 작년 이맘때라면, 진중권의 그런 모습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진정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미국과의 관계적 모순 타파와 보다 나은 사회를 구현하려는 대표적 진보 논객이라면, 1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쯤에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자행되었던 쇠고기 졸속 수입 과정상의 하자와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되짚어보는 모습이 있어야만 했고, 촛불시위 과정상에서 보였던 비정상적인 모습들에 대한 자기 반성이 보여야 했는데, 그 후에라도 그런 모습들이 대표적인 진보 논객 진중권에게 있었나요?...

  이건 모든 종류의 집단 쏠림현상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던 진중권의 평소 모습과도 많이 다르고 자신도 모르게 어느 한반향의 정치적 포지션을 취하지 않았느냐는 말입니다. 

교수직 해임과 강의가 날아간다라는 소식이 들리는 지금이야말로 진중권이 원래의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고 한층 강해질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임으로써 진중권은 이제 천길 낭떠러지에서 퇴로가 없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게 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구 세력들에게 찍힐만큼 찍혀서 교수직도 다 날아갈 판국이며, 지금 뜨고 싶어서 안달이 난 듣보잡 변모씨같은 이들에게 각종 인신공격과 근거없는 의혹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또한 각종 법적소송에도 휘말려 있다지요...

  이건 하나의 가정인데, 만약 진중권이 촛불집회 소식을 전하면서 평범한 일개 블로거를 지향하는 필자처럼 현정부의 졸속협상도 문제이지만 그 전에 원인을 제공했던 노무현 참여정부도 문제가 많았다라고 말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수구 세력들이 법적 소송이나 교수직 해임을 거론하기 전에, 오프라인상에서는 촛불 시위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린치나 매도를 당하거나 사이버 공간상에서는 온갖 인신공격과 조롱으로 인해 시쳇말로 매장되지 않았을까요...그리고, 별로 영향력(?!)이 없는 논객으로 다시금 자리매김을 했을 것이고, 자연히 수구 세력들이 소위 블랙 리스트에 올려놓고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물론 당시에 그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덕분에(?!), 지금 이 시각 진중권을 구하려고 여러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그 대응이란 것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무기력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뿐일까요?...

  다른 주장들은 다 접어두더라도, 어떻게든 진중권을 구하려고 하다보니 뜬금없이 시간제 강사들의 집단 해고와 처우 문제까지 거론하며, 진중권이 이대로 해임이 된다면, 시간제 강사들의 처우 문제는 이제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지를 펴는 이들이 몇몇 보이던데, 한번 곰곰히 생각을 해 봅시다. 


  그동안 대학에서 시간제 강사들이 당하는 여러 불평등과 처우 문제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까?...또한 시간제 강사의 처지와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저버린 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던가요?...그리고, 과연 그런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 난 후에 여러분들의 반응과 시간제 강사에 대한 사회 인식이나 대우는 근본적으로 많이 달라졌었나요? 진중권이 아무 이름도 없고 허울뿐인 직함을 가진 시간제 강사들과 동급으로 인식되는 처지입니까?... 

  이 부분에서, 여러분들의 이해를 좀더 돕고 동의를 구하기 위해 필자의 개인적 경험을 하나 털어 놓겠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필자가 다녔던 회사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아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었고 자연히 회사내에 노조가 있었으며 민주노총 산하에 속해 있었습니다.

  2003년...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전 어느 날, 필자는 노조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민주노총의 무슨 지부장인가 하는 직함을 가진 이와 자리를 동석해서 간단하게 상견례를 하고 서로 명함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필자가 속한 노조도 임금협상을 한다고 파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파업의 와중에서 필자는 마음이 그리 편치가 않았는데요... 왜냐하면, 정직원들은 자신들의 임금과 처우 문제를 파업을 통해서 회사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들이나 용역업체 직원들 그리고 아르바이트들은 끽소리도 못하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을 막연하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분명히 깨달았
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필자는 휴게실 한켠에서 그들끼리 나누는 비수같은 원망과 하소연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그들은 말하길, 왜 자신들의 처우 문제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면서 비정규직 처우 문제 개선이라는 구호를 걸고 임금협상을 진행하는지와 함께, 파업을 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감은 더욱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은 전혀 미안한 줄을 모른다라는 말이 지금도 기억속에 똑똑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까 정직원들처럼 총파업을 하고 회사에 요구할 것 하면서 좀 지내보고 싶다고도 말하더군요... 또한, 파업이 끝나면 정직원들은 그동안 일도 전혀 안했으면서 밀린 임금 다 받아가고 있는데, 이거 가만히 생각하면 회사보다 더 얄밉고 짜증나는 것이 바로 정직원들이고 파업을 배후에서(?!) 부추기고 주동하는 민주노총이라고 말입니다.

  필자는 당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뜨끔했으며 머리속에 깊이 새기고 있다가 노조의 대의원 대회를 마치고 난 후 뒷풀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된 민주노총의 무슨 지부장이라는 사람에게 진지하게 얘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그랬더니 이 양반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아십니까?...필자가 하는 얘기가 다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슬그머니 필자의 옆자리를 떠나 다른 이의 자리에 가서 술을 마시고 담소를 나누더군요...

  바로 이런 모습과 진중권의 처지나 상황이 본질적으로는 같다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여러분들이 진중권을 구한답시고 시간제 강사들의 집단 해고 문제와 처우 개선까지 논하는 것이 정작 이 시간에 박봉과 온갖 불평등한 처우에 허덕이고 지친 시간제 강사들에게 얼마나 가식적이고 위선적으로 보일지 깊이 생각해 보셨나요?...언제부터 여러분들이 시간제 강사에 대해서 그토록 관심을 보이고 배려를 하셨나요?...미국에 머무는 필자가 보기에도 진중권을 염두에 둔 너무 도식적인 행태라고 생각되는데, 왜 보이지 않는 잠재적인 적들을 자꾸 늘리는 얄팍한 술수를 쓰려고 하지요? 진중권이란 인물이 강의 몇 개 못한다고 당장 생계마저 위급한 시간제 강사들과 똑같은 처지입니까?... 

  한번 다들 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과연 여러분들이 지금 진중권에게 보이는 그 넘치도록 충만한 성원과 격려가,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한 개인이나 인간에게 보내는 정말 순수하고 진정성이 있는 것들인지, 아님 정치적 포지션과 상황에 따라 현정부를 마구 까대고 비판해주는 진중권의 지금 논조만이 마냥 좋아서 잠시 그러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제 진중권은 어느 한 방향의 극단을 본의아니게 택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실현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만약에라도 지금 이 시각 여러분들의 노력이 빛을 보아서 진중권이 교수직에 복직을 하던 혹은 아니던간에, 그는 이미 여러분들에게 큰 은혜(?!)를 입은 격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서, 이제 두번다시 과도한 형태의 집단 쏠림 현상과 네티즌들의 군중심리에 대한 허심탄회하고 날카로운 비판은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진중권이 여러분들을 향해서 그런 비판을 또다시 하게 된다면 그는 진짜 은혜와 도리도 모르는 상놈이라는 수치스런 타이틀이 하나 추가되면서, 한국 사회내에서는 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겠지요...

  지금도 노무현이라면 무조건 잘했다라고만 말하고 온갖 허접한 자료와 통계들로 억지를 계속 부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과거 참여정부의 여러 실정에 대한 처절한 자기 반성이나 성찰이 전혀 없는 친노 세력들의 신당창당의 문제점과 한계라든가, 소위 민주 진보 진영의 통합을 위해서는 진보든 민주당이든 혹은 친노든간에 전부 처절하게 자기 반성을 할 수 밖에 없게끔, 진짜 날카롭게 문제점들을 제시하고 통렬히 비판을 가해야 하는 진정한 논객의 입장을 취하기는 매우 어렵게 되었다라는 얘기입니다.

  중앙대 교수직에 이어 홍대 강의마저 날아갔다라고 네티즌들에게 호소하는 그의 모습에서, 매사 흑 아니면 백을 기어이 선택하게끔 만드는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분위기와 내부 비판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 전근대성과 폐쇄성을 새삼 확인하며 다시 한번 개인적으로 마음이 너무나 아팠었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히 안타깝지만 진중권이란 논객의 수명과 한계가 서서히 보인다는 점과 함께, 정말로 솔직하게 말해서 결국 그도 인간이기에 자신의 이름값에 너무 집착하고 연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한가닥 불순한 의구심도 잠시 가졌었으며, 

  마지막으로, 바로
지금이야말로 진중권은 개인적으로 더욱 강해지기 위한...다시 말해서 진정한 고독의 미학을 추구해야 할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 도래했으며, 이제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더욱 날카로우면서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운 논조를 지닌 논객으로 거듭나기만을 바랄뿐이라고 필자는 판단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