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노래나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십니까? 친구들과 만나 식사나 술을 한잔 한 뒤, 2차로 노래방을 가신 경험은 있나요? 한국 사회에서 노래방은 대중적인 장소이자 놀이 공간중에 하나인데요. 이는 그만큼 한국인들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강력한 반증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노래 혹은 노래 부르기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와 함께 그것과 관련된 조금 색다른(?!) 의문점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노래, 노래 부르기는 한국의 이른바 음주가무 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이지만, 때로는 이것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하는 경우가 있지요. 오랜만에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식사, 회식겸 음주를 하게 되고 노래방을 가면 그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노래 한 곡은 불러야만 하는 강요 아닌 불문율(?)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또한 굳이 노래방을 가지 않더라도 노래를 부르게 될 일들이 의외로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평소 노래를 잘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리가 별 문제가 없겠는데, 노래를 잘 못하는 소위 음치이거나 이 방면에 유독 약한 이들은 상당히 부담스런 자리가 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음치를 위한 노래 교실도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 나고,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문화 센터같은 곳에서도 노래 교실 코너가 따로 있는 형편이지요. 또한 주말이 되면 공중파 방송사마다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한 두개씩 편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테면, 송해 님의 전국 노래 자랑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기록된 힘의 원천도 한국 사람들의 이런 노래 부르기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의 때문일 것이라는 점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노래 부르기를 즐기지 않는 미국인
그 반면에, 미국인들은 노래를 듣는 것은 대부분 좋아하는데, 다른 이들 앞에서 노래 부르기는 그다지 환영하거나 반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곳에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앞에 나서는 이는 십중팔구 다른 이들보다 특출한 노래 실력을 가졌거나 노래를 남달리 좋아하는 사람들에 한합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만약 노래를 불러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면, 교회에서 성가를 같이 따라 부르거나 수퍼 볼이나 메이저 리그같은 스포츠를 관람하려고 경기장을 가서 미국가를 따라 부르는 경우, 그리고 무슨 캠프나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정도가 대부분일만큼 이들의 노래에 대한 사고나 반응은 우리와는 사뭇 다른데요.
그러다보니 미국 사회 내에서 한인들의 진출이 점점 늘어 나면서, 이곳에도 많이 생기고 있는 중인 노래방, 가라오케에 대해 미국인들도 상당한 관심이나 호기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미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노래방과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한국인들은 노래방이란 곳에 들어가서 누구나 빠짐없이 노래 한 곡씩은 부르면서 여가를 즐기느냐고 물어 보거나, 언제 시간을 내어서 코리아 타운에 있는 노래방에 한번 가자는 얘기를 하더군요. 물론 그런 말을 나눈 이후로 시간도 잘 맞지 않았고 또한편으로 적극적으로 자리를 마련해 보자는 말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노래 부르기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 이들의 속성을 다시 확인하고 있고 조만간 필자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이들에게 한국의 노래방이란 곳을 한번 경험시켜야겠다고 내심 생각중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미국 사회의 노래에 대한 사고와 문화를 바꾸어 가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
...암튼간에, 이 친구들의 노래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필자의 미국 친구 마크의 집에 여럿이 모여 식사를 마친 뒤, 그 프로그램을 다함께 지켜 보다가 한 출연자가 부르는 노래를 나도 모르게 잠시 따라 부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즉각 주변의 미국 친구들이 하는 말이, 필자의 노래 실력이 정말로 대단(?!)하다며 아메리칸 아이돌 오디션에 한번 출연해보라고 농담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글쓴이의 노래 실력은 한국에서라면 어디나 명함(?!)도 못 내밀 그저 그런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바로 고백(?!)할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하는 이들 대부분의 연령이 10대에서 20대 중반 정도로 알고 있는데, 필자는 너무 나이가 많아서 안된다고 짐짓 사양을 하며 웃어 넘겼었지만, 이건 그만큼 이들이 다른 이들 앞에서 노래 부르기를 꺼려 한다는 사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노래 부르기를 즐기지 않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과연 어디에서 노래 연습을 할까
그리고 그런 와중에 필자는 이런 의문이 불현듯 생겼습니다. 한국은 곳곳에 노래방이 널리고 널렸고 사람들도 다른 이가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상당히 관대해서 노래 부르기나 연습을 하기가 대단히 수월한 편인데, 이곳에서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은 과연 지역 오디션을 보기 전에는 어디에서 연습을 해서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는 것인지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미국 친구들에게 불쑥 질문을 던졌더니, 자신들도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지 잠시 머뭇거리다가 몇 가지 가능성(?!)을 필자에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하는 이들의 연령이 대부분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노래를 연습할 장소는 다음의 몇 군데로 한정됩니다.
영화 하이 스쿨 뮤지컬의 한 장면. 최근 미국 청소년들의 노래 문화에 대한 사고와 문화적 변화를 잘 반영하는 작품으로 생각되어서 한 컷 올려 보았다. ⓒ구글 이미지
우선적으로, 미국 친구들이 언급한 노래 연습 장소는 바로 학교였습니다. 실제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한 이들 상당수는 학교에서 합창부를 하던 경험이 있는 이들입니다. 이 부분에서 한국에 계신 분들은 상상이 가실지 모르겠는데, 미국의 중,고등학교는 크기가 왠만한 서울 수도권의 대학만큼 큰 경우도 많고 강당도 굉장히 넓은 편이지요. 따라서 이곳만큼 노래를 연습할 최적의 장소는 다시 없다는 것이 미국 친구들의 중론이었습니다. 특히나 아메리칸 아이돌의 출연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대 청소년들에게는 말이지요. 근래에는 아메리칸 아이돌의 영향으로 인해 가수의 꿈을 불태우는 청소년들을 위해 미국내 몇몇 고등학교 내에서는 여름 시즌 기간동안에 노래 부르기나 음악 강좌같은 특별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있기도 하는 실정입니다.
(관련 자료: http://gothamschools.org/2008/08/06/the-summer-arts-institute-at-stuyvesant-high-school/)
두번째로 미국 친구들이 노래를 연습할 수 있는 장소로 꼽은 곳은 교회였습니다.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가수로 등용되는 이들중 상당수는 교회에서 성가를 부르거나 노래를 연습하던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세번째는 10대 청소년들에게는 해당이 안되고 20대 출연자들에 대한 것인데, 바로 라이브 카페나 재즈 바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노래 실력을 갈고 다듬은 이들일 가능성을 얘기하였습니다. 실제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하는 이들의 경력을 면면히 살펴보면, 무슨 바에서 일했다거나 그와 유사한 장소에서 웨이터,웨이트리스나 바텐더 경험을 가졌던 이들이 상당히 많음을 볼때, 이것도 분명히 타당한 추측이라고 생각되더군요.
마지막으로는 바로 자신의 집인데요. 여기엔 약간의 문제도 나름 숨어 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진정한 자가 소유가 아닌 집들이 상당히 많은데다가, 또한 이유야 어찌되었든 옆 집을 소란(?!)하게 하는 것도 자칫 신고 대상이 될 수 있기에, 맘 놓고 큰 소리로 노래를 장시간 부르거나 연습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노래 부르기가 수월하지 않고 장소도 극히 한정되어 있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미국에서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하는 이들의 연령이 대부분 10대이거나 그토록 낮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노래에 대한 사고와 문화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중인 미국 사회와 그에 대한 짤막한 상상
...어찌되었거나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이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미국의 청소년들이 가수의 꿈을 키우는 경우가 엄청나게 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의 노래방이라든가 가라오케 혹은 노래방 기기들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 점차 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과거와 지금의 기성 세대에 속한 미국인들은 노래 부르기를 즐겨하지 않고 듣는 음악쪽에만 주로 치우쳤었지만, 이제는 점차 한국 사회처럼 노래에 대한 사고나 문화도 10대 청소년들의 주도로 노래를 부르는 쪽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글쓴이는 이런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흔히 음악은 만국의 공통어라는 말이 있지요. 가령, 언어나 인종은 달라도 음악이 주는 정서니 감동은 거의 비슷하거나 같다는 얘기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글쓴이는 노래와 노래 부르기라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빠지지 않는 인프라와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충분히 겸비한 한국 출신의 가수들이나 노래방 관련 산업이 미국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하고 크게 성공해서 세계 무대로 나아갈 날이, 언젠가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했었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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