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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8 최한빛 논란 보며 독일판 하리수를 떠올리다 50
  2. 2009.05.09 스타 트렉(Star Trek)의 과학 21
사회 비판2009. 7. 18. 02:39
  요즈음 다음 뷰와 실시간 검색어의 한 코너를 장식하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름은 여러분도 익히 아시는 최한빛이라는 성전환자 혹은 트렌스 젠더의 이름인데요. 그녀가 수퍼모델 선발대회 1차 예선을 통과했으며, 대회 주최측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보다는, 트렌스 젠더라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호불호를 가리는 것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두둔하는 양극단의 내용을 담은 포스팅이 여럿 보였습니다.
  트렌스 젠더로써는 한국 최초로 수퍼모델 선발대회 1차 예선을 통과하였다는 최한빛. 그녀의 존재와 소식은 성적 소수자에 관한 담론이 부재한 지금의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 여러 가지 논란과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다음 이미지
 
  트렌스 젠더 최한빛 논란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접하고 있는 필자는 최근 독일의 한 트렌스 젠더의 근황을 알게 되면서, 이 문제에 대한 독일 사회와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 과연 어떠한 것인지를 좀더 세밀하게 깨닫게 되었으며, 한국 사회에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성전환자들을 사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입장을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하시라는 의미에서, 오늘은 이른바 독일판 하리수인 Kim Petras의 사연과 그녀의 몇몇 사진을 간략하게 소개하려고 하는데, 우선 사진부터 보실까요!^^
  위 사진의 주인공은 남매일까요?^^  이미 여러분도 짐작하시겠지만 두 사진 속의 주인공은 동일한 인물입니다. 사진 속의 주인공 이름은 Kim Petras라고 하며, 어린 시절에는 Tim Petra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Kim과 그녀의 어머니, 그녀의 일상, 그리고 스튜디오와 뮤직 비디오 촬영 현장과 그녀를 보려는 독일 시민들의 모습등을 올려 보았다. 

  Kim Petras는 1992년 8월 27일 독일 Cologne에서 남자아이로써 태어 났었는데,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매우 조숙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이미 누나(장래의 언니?!)가 둘이나 있었고, 그녀들과 어울려 자라면서 자신의 여성성을 분명히 확인하였으며, 그녀의 여성성에 대한 누나(언니)들의 거듭되는 지적과 함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라는 굳은 신념을 바탕으로 성전환을 결심하게 됩니다.

  성적인 측면...그것도 성적 소수자에 대해서 한국 사회만큼은 아니지만 독일을 포함한 유럽, 그리고 미국 사회도 트렌스 젠더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합니다.

  따라서 Kim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상당한 고통과 소외감을 경험했고, 그런 세간의 시각과 편견에 맞서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세상과 사람들의 몰이해와 냉혹함과 함께, 결국 자기의 인생은 그 누구도 간섭하거나 관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남다른 조숙함과 더불어서, Kim에게는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놀라운 재능이 있었습니다... 
이미 유년기 때부터 그녀는 Electronic Dance Pop Music이란 음악의 영역을 창조하고 레코드 음반사와 계약까지 하였으며, 이런 그녀의 음악은 YouTube와 MySpace에서 25만여회의 힛트수를 기록하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권에서는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유명인사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인기와 유명세를 얻어가는 와중에서, Kim Petras에게 성전환이라는 일생일대의 꿈과 목표는 무슨 심각한 결격 사유라든가 장애 혹은 방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우선 그녀는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13살 때부터 호르몬 요법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녀의 이런 시도는 당시 독일TV 다큐멘터리 메인을 장식하게 되면서,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부르게 됩니다. 당연히 Kim의 부모님들은 그녀의 이런 시도를 극구 반대하였고, 의사와의 진료나 상담에 대한 재량과 권한을 자신들이 갖기를 원하였었지만 Kim은 결코 받아 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을 부모님과 갈등하며 지냈고, 그 와중에 Kim의 어머니는 알콜로 날을 지샜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자식을 이기는 부모님이 없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결국 그녀의 부모님들도 Kim의 의지와 꿈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이 승낙했다고 해서 성전환과 같은 사회적 이슈와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독일은 18세가 되어야만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게끔 법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녀는 이런 사회 제도적인 장치와도 싸워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은 분명히 여성이며, 다른 이들이 생각하거나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소년 Tim은 그저 자라나는 과정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하면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했고, 이것은 결국 독일의 성전환 수술 연령과 관련된 법을 수정하게 만듦으로써, 세계 최연소라는 16살이라는 나이에 성전환 수술을 받게 되었으며, 드디어 내외적으로 완전한 여성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세계 최연소라는 16살이라는 나이에 성전환을 한 것만도 아주 의미있고 정말 대단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미 13살 때부터 자신의 인생은 누구의 도움도 아닌 자기가 꾸려가야 한다라는 지극히 어른스러운 생각으로 의사와 상담을 하고 호르몬 요법을 받으며, 다른 한편으로 그런 일체의 호르몬 요법과 성전환 수술 경비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독일 사회가 가지고 있었던 성전환 연령에 관한 법마저도 바꿀만큼 열정적이고 치밀한 캠페인을 주도하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런 그녀를 지지하고 호응하는 수 많은 평범한 독일 시민들이 있었기에, 이런 모든 일이 가능했다라는 점에서, 필자는 한국 사회의 트렌스 젠더중 대표적이자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인 하리수(좌측 하단, 사진출처: ⓒ다음 이미지)가 문득 생각나더군요.

  대부분의 트렌스 젠더들이 그러하듯이, 하리수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여성성을 깨달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벌어 성전환 수술을 시도하였으며, 모 화장품 회사 광고를 통해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첫 순간부터, Kim Petras가 속한 독일 사회보다도 훨씬 더 지독한 온갖 편견과 기존의 여러 사회 관행에 맞서야만 했고, 결국 그 모든 장벽을 무너 뜨리고 자신이 꿈꾸었던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 한국에서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탓, 시스템 탓만으로 날을 지새우는 소위 패배주의와 염세주의, 그리고 사회적 이슈나 특정 인물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 혹은 비호감을 조성하는 집단주의, 선정주의에 깊이 사로잡힌 대다수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온전한 영혼을 지닌 인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그런 측면에서 지금의 최한빛 논란을 바라 보아야만 하지 않을까라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물론, 혹자는 이 포스팅을 보면서 늘상 나오는 공식처럼, 필자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필자가 감히 이런 식의 단정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게 되는 이유와 근거는... 

 
만약 Kim Petras가 한국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13살이라는 연령 때부터 호르몬 요법을 받기 시작하다가 역시 16살이라는 아직도 어린 나이에 성전환 수술을 감행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런 시도를 하기 위해 의사의 상담을 받는데 있어서도, 과연 한국의 부모님들은 Kim의 독일인 부모님들처럼 대화와 설득이라는 방법을 택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집과 주장을 좀처럼 꺾지 않는 그녀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계셨을까요?  또한, 미성년의 나이와 신분을 가지고 성전환같은 극히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관한 공개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그것을 받아들일만한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이라든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심도 있는 공론이나 담론이 과연 지금의 한국 사회에 존재하기는 할까요?

  ...라는 식의 여러 의문과 강한 회의감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지금의 한국 사회를 분석하고 판단하기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보여집니다만...어찌되었든간에, 
트렌스 젠더라는 화두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독일같은 유럽내 국가에서도 뜨거운 감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는데, 여러분들은 독일의 팝 스타이자 트렌스 젠더인 Kim Petras의 사연과 함께, 그것을 대하는 독일 사회의 이모저모를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사진 및 정보 출처
http://www.thesun.co.uk/sol/homepage/woman/2528710/Pop-star-Kim-Petras-had-a-sex-change-at-the-age-of-16.html

※Kim Petras의 음악 세계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좀더 세밀한 정보와 뮤직 비디오를 담은 기사를 링크시킵니다.
http://www.thesun.co.uk/sol/homepage/woman/2532943/First-look-at-teen-transsexual-Kim-Petras-debut-single-Die-For-Youteen-transvestiteteen-transsexaul.html
Posted by 네 오 NEO
  여러분은 공상 과학 영화, 일명 SF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낱 소설이나 말 그대로의 공상일뿐라고 여기고 그리 즐기지 않으시나요? 아님 그 속에 깃든 남다른 과학에 대한 발상이나 철학을 발견하고 마니아의 대열에 적극 동참하시는 쪽인가요?

  글쓴이는 소위 SF 장르라면 소설, 만화, 게임, 영화를 불문하고 모두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필자 주변에 공상 과학 영화를 말도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가끔 SF 장르가 현대의 과학에 영감을 주고 발전하는데에 적지 않는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면, 대부분 그건 너의 생각일뿐이라는 반응을 보이시곤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SF라는 장르가 이 분야를 별로 즐기지 않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거나 황당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와 TV시리즈가 있는데, 바로 여러분이 잘 아시는 스타 트렉(Star Trek)입니다. 

 
수 많은 무예의 대가나 무술 마니아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 무도의 세계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나 영감을 준 것으로 많이 언급하는 것이 바로 이소룡의 영화이듯이, 스타 트렉은 현대 과학, 특히 그중에서도 현대 물리학에 여러 화두를 던졌고 지대한 영감을 제공하였는데, 오늘은 과연 스타 트렉의 어떤 면이 그렇다는 것인지를, 글쓴이의 전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대 물리학의 관점에서 최대한 일반인들이 알기쉽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초광속 우주 여행과 상대성 이론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스타 트렉은 여러 은하나 별들을 여행하며 겪게 되는 여러 사건과 모험,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서 만나는 외계인들을 통하여 여러가지 철학적 물음이나 성찰을 요구하는 일종의 우주 여행기입니다. 그러다보니 수천, 수만 광년의 거리를 지닌 은하계나 항성계를 넘다든다는 것을 기본 가정으로 얘기가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너무나 잘 알다시피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보다 빨리 이동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스타 트렉을 처음 구상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하던 진 로든베리는 커다란 딜레마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빛의 속도에 가까와질수록 질량은 지수 함수적으로 증가해 결국 빛의 속도를 넘어서는 순간 무한대가 되어 버리므로 , 이론적으로는 초광속 비행이란 말 그대로 공상이었던 셈입니다.

  그는 고민끝에 당대의 물리학계를 향해서 자신의 시나리오 구상을 은밀히 밝히고, 이것을 뒷받침할 이론적 근거를 알려 달라고 정식으로 자문을 요청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요청을 받은 물리학자들은 심사숙고와 토론 끝에 워프 항법(Warp Drive)이라는 이론적 근거를 그에게 전해 주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한계를 분명히 그어놓은 광속과 그것을 능가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나 연구가 보다 활성화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빛의 속도로 물체가 이동할 수는 없지만 또한편으로 시간과 공간 자체를 구부리거나 수축 혹은 확장할 수 있다는 수학적 추론이 가능하기에, 그 부분을 좀더 세분화하고 구체화시킨 것이 바로 워프 항법이었던 겁니다. 한마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라는 절대 기준에 일종의 우회로(?!)를 만들어 초광속 비행이라는 문제에 탈출구를 열어준 셈이었습니다.

  영화나 TV시리즈 스타 트렉에 의하면, 함선 엔터프라이즈 호의 추진기에는 강력한 음에너지가 들어 있어 순간적으로 선체 후미의 공간을 크게 확장시키고 그럼으로써 우주선 엔터프라이즈 호가 손식간에 몇천, 몇만 광년 이상을 이동(확장된 공간에 떠밀려서!)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물리학 이론의 근간입니다.
  문제는 시공간을 비틀거나 수축, 확장할 정도의 에너지라면 그 크기가 무한대의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점이며 , 설사 그런 음에너지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은 일종의 반중력 상태이기에 그것을 지지할 받침대나 특수한 보호막이 필요할뿐만 아니라, 극도로 높은 고에너지의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극히 짧은 순간만 그런 상태가 유지되다가 사라져 버린다는 수학적 추론이 도출된다는 점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당최 실감이 안 가시는 분들은 원자력 에너지를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원자 붕괴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를 제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도의 설비와 기술자 그리고 자본이 투입되는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 발전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거나 완벽하게 제어가 가능하다고 그 누구도 말을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원자 하나의 붕괴가 아닌 시공간 자체를 구부리거나 수축, 확장하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에너지(수학적으로는 거의 무한대의 수준으로 수렴된다!)와 설비가 필요할까요...그리고 과연 이게 임의로 제어가 가능할까요...


  바로 이러한 물리학적 난점 때문에 현대 물리학자들은 워프 항법보다 신빙성있고 가능성 있게 보는 방법을 추론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웜홀(Worm Hole)을 이용하는 시공간 이동 방법입니다. 웜홀은 인간이 만들었다기보다 블랙홀(Black Hole)이 소멸하면서 생긴 시공간의 틈을 인간이 발견하고 그것을 통하여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한다는 것인데, 이것도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과연 우리네 공간 어디에 그런 틈이 생기는지를 알아내기도 거의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것을 발견하고 들어간다고 해도 그 웜홀을 통해서 어디로 이동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여전히 이론적인 구상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스타 트렉으로 인해 초광속 문제와 워프 항법 그리고 웜홀에 대한 가설과 논의가 한층 활발해졌고, 그로 인해 광속과 시공간에 대한 이론적 준거를 마련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보다 철저한 이론적 해석과 수많은 실험과 시도 그리고 음에너지와 반중력에 대한 이론 물리학의 발전이 가속화된 측면이 분명 있기에 스타 트렉의 워프 항법은 여러모로 유의미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성 이론에 대한 보충 설명 자료 링크: http://ko.wikipedia.org/wiki/%EC%83%81%EB%8C%80%EC%84%B1_%EC%9D%B4%EB%A1%A0 )

순간 이동과 양자 역학
  여러분은 스타 트렉 시리즈하면 무슨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글쓴이는 이른바 순간 이동이 가장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커크 혹은 피카드 함장이 대원들을 이끌고 미지의 행성이나 공간으로 이동할 때. 반드시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스타 트렉의 줄거리에 따르면, 순간 이동의 이론은 매우 간단하게 보입니다. 전송기에 들어간 사람의 원자와 분자 구조의 데이터를 저장한 뒤, 그것을 분해했다가 전송 장소에서 다시 재조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정말 저런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한번쯤 생각하지 않으신 분들은 없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 이동이 물리학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난제가 숨어 있는지를 자세히 고민하신 분들은 아마도 소수일 것입니다. 위에서 초광속 문제를 다룰 때 주로 사용되었던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었습니다. 상대성 이론은 뉴턴의 고전 물리학이 가진 역학 법칙을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도 빛과 공간이란 문제를 보다 확장시킨 것인데 반해, 순간 이동이란 화두는 바로 원자 내의 운동 법칙을 주관하는 양자 역학의 세계와 관련된 것이기에 또다른 차원의 문제이며 초광속 못지않은 난제를 현대 물리학에 던진 셈이었습니다.

  현대 물리학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의 양대 축으로 이루어졌는데, 스타 트렉은 초광속과 순간 이동이란 화두를 통해 두 분야 모두를 다룬 격이다
  어찌되었거나, 다시 스타 트렉의 얘기로 돌아와서 순간 이동은 그동안 현대 물리학에서는 사실상 공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양자 역학의 모티브를 제공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때문이었는데, 그의 이론에 따르면 모든 원자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파악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뉴턴의 고전 물리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위치와 속도를 파악함으로써 물체가 다음 단계에 어디로 이동할지와 물체의 상태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할 수가 있었는데, 현대 물리학의 양자 역학에서는 원자 수준의 세계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며 위치를 파악하면 속도를 알 수 없고, 속도를 파악하면 위치를 알 수 없다는 점과, 다만 관찰자는 확률적으로(!!!) 전자나 양자가 다음에 어디로 이동할지와 상태를 가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불확정성 원리의 골자인데요.

(※불확정성 원리란: http://ko.wikipedia.org/wiki/%EB%B6%88%ED%99%95%EC%A0%95%EC%84%B1_%EC%9B%90%EB%A6%AC )

  그렇게 되니 순간 이동이란 것이 결코 가능할 수 없는 소재가 되었던 겁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란 종족은 결코 포기나 좌절을 모르는 특수한 성향을 가졌나 봅니다.

  최근들어, 물리학계에서는 스핀 입자의 얽힘 현상(Entanglement)을 이용해 양전자 하나를 공간 이동시키는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하게 말해 스타 트렉에서 말하는 식의 물체 분해 후 전송 그리고 재조합은 아닙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얽힘 현상이란 특정 장소의 물체(입자)를 완전히 분해하거나 영향을 주면, 그 정보가 다른 장소에 있는 해당 물체(입자)에 즉각적으로 작용하다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전송은 자연히 도착 장소에 해당 물체(입자)를 만들 원재료가 미리 구비되어 있어야만 한다는 난점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연구는 순간 이동보다는 주로 인공 지능 혹은 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양자 컴퓨터 개발을 위해서 연구,정립되고 있는 실정이지요...

  ...어찌되었든간에, 스타 트렉에서 표현했던 의미의 전송은 아니지만, 상대성 이론의 우회로격인 워프 항법처럼 양자 역학에서도 일종의 복제(?!)를 통한 양자 전송이라는 우회로를 만든 셈이니 스타 트렉이 현대 물리학자들에게 영감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이지 않습니까.
(※양자 이동에 대한 보충 자료:     
http://www.dongascience.com/info/contents.asp?mode=view&article_no=20060801153000 
http://www.studybusiness.com/HTML/Digital/01985-04-2004-DIG-04-K.htm)


함선 엔터프라이즈 호가 발사하는 광자 어뢰와 반물질, 그리고 우주론
 스타 트렉을 보면, 종종 보그 족과의 전투나 교전 장면이 나오고 그들에 대항해서 엔터프라이즈 호가 발사하는 것이 바로 광자 어뢰인데요. 스타 트렉에 따르면, 광자 어뢰는 1.5kg의 물질과 1.5kg의 반물질이 서로 만나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는 작은 행성 하나를 파괴할 수도 있을 정도라고 묘사되는데, 여기에도 반물질과 관련해 현대 물리학의 우주론이란 분야에 가볍지 않은 문제를 던졌다고 보여져 잠시 언급하고 가겠습니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는 순간, 서로가 가졌던 질량은 모두 소멸하고 그것이 전부 에너지로 변하기에, 그 규모나 량은 엄청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물질과 물질은 서로 만나면 즉각적인 폭발과 함께 소멸하게 되는데, 스타 트렉의 엔터프라이즈가 쏘는 광자 어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후, 발사가 가능하지요...마치 탄두를 장전했었다가 발사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역시 물리학 강의가 아닌 영화이니까 이 정도는 이해해야 하겠지요...^^

  또한 고에너지 물리 실험실이 아닌 현실의 세계에서는 반물질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물리적으로 어떻게 보관할지도 미지수이기에 지금은 그저 상상의 단계에만 머무는 무기 체계라고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반물질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부연하자면, 현대 물리학계에서는 우주 탄생 초기엔 반물질과 물질이 거의 동수의 비율로 존재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인가 대칭성이 깨지면서, 오늘 날과 같은 물질 세계로만 구성된 우주가 되었다고 추론하고 있지요. 따라서, 우주 저편 어딘가에는 상당량의 반물질로만 된 우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천체 물리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준항성체(준항성체: 크기는 1~2광년밖에 안 되지만, 밝기는 지름이 약 10만 광년 정도 되는 거대 은하들보다 1,000배가량 더 밝다. 이러한 엄청난 밝기로 인해 이들은 100억 광년 이상의 거리에서도 관측된다.) 를 설명하는데, 이러한 반물질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물리학자도 상당합니다. 

  또한 고에너지 물리학에서 주로 연구하는 반입자도 엄밀하게 따지자면 결국 반물질입니다. 이를테면, 전자의 전하는 음(-)이지만 반입자인 양전자는 양(+)이며, 양성자의 전하는 양인데 반양성자는 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반입자는 공상 과학 속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현실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양전자 단층 촬영장치(PET : 우측 하단의 사진)는 반입자인 양전자를 방출하는 동위원소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양전자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전자와 만나 소멸하면서,강력한 파장을 지닌 감마선을 방출함으로써 뇌종양과 같이 조기진단이 쉽지 않은 질병들을 100%로 정확하게 진단해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실제 세계가 아닌 고에너지 물리 실험실의 입자 가속기 내에서는 반물질이 일상적으로 생성됩니다. 현대 물리학자들은 고에너지 입자 가속기를 통해 반양성자와 양전자로 이뤄진 `반원자'를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중입니다. 
 

  암튼간에, 이렇게 스타 트렉은 현대 물리학의 양대 산맥인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우주론뿐만 아니라 궁극의 컴퓨터라는 양자 컴퓨터와 의학의 양전자 단층 촬영장치같은 영역에까지 커다란 화두와 영감을 제공한 정말로 보기 드문 SF 장르의 걸작 중의 걸작이라고 하겠으며, 지금까지도 TV시리즈나 영화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만큼, 앞으로는 또 어떤 첨단 물리학적 화두를 던지거나 다루게 될지 스타 트렉의 광팬중 한 사람으로써 자못 기대가 큽니다.


  따라서 만약 오늘 여러분이 이 포스팅을 보셨다면, 이 시간 이후로 스타 트렉을 위시한 다른 SF 영화를 보실 때, 결코 허황된 공상만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인간의 상상력은 정말 무한하다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시길 바라고, 이왕이면 SF소설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글쓴이와 같은 SF마니아의 대열에 한번쯤 동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하는 개인적 바램이 있는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P.S: 현대 물리학적 관점에서 바라 본 스타 트렉이 아닌 TV시리즈나 영화 자체의 철학이나 지향점 , 변천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페니웨이 님의 스타 트렉 TV 시리즈의 변천사 를 참조하세요!^^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