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평론2009. 9. 6. 02:01
  요즈음 한국의 뉴스를 살펴보자니,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현정부로부터 국무총리 지명을 받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말들이 굉장많은 모양새입니다. 특히 민주당이나 친노 세력 그리고 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모두가 그를 가리켜서 배신자나 변절자 혹은 기회주의자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요...


  필자는 정운찬 총리 지명 소식을 들으며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어서 몇 자 적어 보려고 합니다.

 권위주의, 흑백 논리에 물든 한국 사회, 그리고 메시아 대망론
  한국은 과거 유교 문화와 군사 문화에 기반하여 권위주의가 너무나도 만연된 그런 사회였습니다. 따라서, 권위에 도전하거나 그것을 비판하고 부정하는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당하거나 제거해야 할 주적(?!)으로 간주되어 철저하게 소외되곤 하였지요.

  그러다가, 지난 10년간의 민주화 정권을 거치면서 과거의 권위주의나 구태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습니다. 그래서, 사회내 많은 영역에서 탈권위적이고 민주적인 모습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권위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의 심성이나 의식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는 것인지,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 보여져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심히 안타깝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구태의연한 기존의 관행이나 모습들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고 반발을 하면서도, 속된 말로 누군가가 좀 뜨거나 잘 나간다 싶으면 거기에 편승하는 모습은 여전하다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를 가지다 보니 현재의 정치판이 환멸스럽고 근본적인 개혁이 실현되어야 한다라는 대전제에는 대부분 동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 스스로가 뭔가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카리스마적 능력을 가진 인물이 출현하기를 기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시절,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김대중이 소위 친북좌파라는 엄청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고서도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도 카리스마적인 인물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고, 그 다음 대의 대통령이 된 노무현에게서도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개혁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느꼈었기에,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한 것이 아닌가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또다시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능력(?!)으로써 한국 경제를 과거 박정희 시절처럼 부활(?!)시킬 것이라고 믿어서 현재의 대통령을 선택한 것인데, 문제는 이런 형태의 지도자가 상황을 주도하거나 개선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라고 보인다는 점입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새로운 트렌드인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이 대변하는 시대적 흐름
  이 시점에서 얘기의 방향을 잠시 돌려서, 최근 한국 사회에 인기높은 연예 오락 프로그램들의 형태를 잠시 짚거나 논하고자 합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연예 오락 프로그램은 한 명의 카리스마적인 개그맨이나 코미디언 혹은 기타 분야의 연예인이 나서서 자신의 특출한 개인기와 입담으로 진행하는 형식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런 모습들은 점점 사라지고, 대신에 소위 리얼 버라이어티 토크 쇼라는 이름아래, 패널들이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면서도 큰 틀에서는 하나의 목표를 지향하는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었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메인 MC는 단지 출연하는 이들의 개성과 매력을 최대한 끌어 내거나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동화되도록 하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로써, 그 능력과 가치를 평가받는 시기가 되었다고 필자는 판단합니다.


  이것은 마치 한국 정치판에서 카리스마적인 인물이 끌고 나가던...다시 말해서, 주도형 리더쉽의 과거 정치 행태에서 벗어나, 점차 사회 각 계층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고 통합시켜, 전체적으로는 한층 질적인 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조정형 혹은 수평형 리더쉽의 시대로 넘어가는 것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그토록 강조하던 수평적 네트워크의 정치가 아닌가라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판단하는데요...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노무현이 그런 리더쉽을 지향함으로써 발생한 공과를 따지기에 앞서, 이런 사회적 시대적 흐름이 점차 강해지고 가속화되다 보니, 중도 개혁이나 실용주의 노선이라는 말이 상투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보다 집중하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깊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과거 권위적인 군사독재 정권을 지나고 민주화 정부가 들어선 지난 10여년간 여야나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실용과 중도 개혁을 얘기하지 않은 정치 집단이나 그룹이 있었습니까?

  문제는 입으로는 모두가 중도와 실용을 강조하였지만, 그것을 현실로 보여준 이들이 없어서 정치에 대한 실망과 환멸을 더욱 키웠으며, 그럼으로써 또다른 한편으로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 속에 권위주의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카리스마적인 인물이 나오기를 바라는 혼란스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한국 사회 혹은 한국 정치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측면에서 현정부가 탄생한 배경에는, 중도 실용을 강조하던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염증 환멸로 인해, 권위주의의 잔재인 소위 메시아 대망론을 열망하던 다수의 국민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또한 현정부가 보이는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에 대해서 반발하는 이유도, 다름아닌 권위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는 이 지독한 아이러니를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한국 사회에는 더 이상의 질적인 개선이나 발전은 없다라고 필자는 감히 주장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국무총리 내정 소식이 들려 옵니다. 또한, 민주 진보 진영에서는 한결같이 그를 향해 가시돋친 비판과 함께, 부정적인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소식들도 보입니다.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머무는 일개 블로거인 필자가 보기에도, 지금 이 시각 민주 진보 진영이 그러는 이유야 너무나 눈에 뻔히 보이지만, 잠시 언급을 하고 가려고 하는데요...

  정운찬이 과연 어떤 인물인가요? 한국 내에서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미국에 유학와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에 돌아가 그가 지금껏 보인 모습은 비록 사람들마다 평가가 엇갈리겠지만, 대체적 시각으로는 중도 실용 노선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래서, 김대중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그에게 한은 총재 자리를 맡기려고 했었고,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도 경제 각료에 포함시키려고 노력하였으며, 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정운찬에 대해서 민주 진보 진영이 얼마나 환영 일색에 후한 평가를 했었는지, 당시 상황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 알고 있는 얘기이지 않습니까? 또한, 그동안 현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를 비판하였었고, 대운하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기에, 지금에 이르러서 정운찬 총리라는 타이틀이 민주 진보 진영에게는 너무 낯설고 일종의 변절이나 배신에 가깝게 느껴지겠지요...

  솔직히 말해서, 필자도 개인적으로 정운찬의 최근 행보에 대해 지식인의 역할과 개인적 욕망간의 괴리가 어떤 것인지를 똑똑히 지켜보며 실망과 회의를 느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운찬을 맹비난하거나 인간 이하로 재단하고 평가하는 대응이나 반응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엔 그동안 현정부를 강하게 비판하였던 명망이 있고, 민주 진보 진영에 가까워 보이던 인사가 현정부의 총리가 된다라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정부가 중도 실용 노선을 추구한다라는 강력한 신호로 보일 것이며,

  또한, 과거의 권위적인 리더쉽이 아닌 수평적 조정적 의미의 리더쉽을 추구한다라는 표면적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강력하게 심어줌으로써, 그간 쌓였던 여러 불만들...그리고 그로 인해 무의식적으로라도 형성된 반발심을 크게 누그러뜨릴 여지가 차고 넘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예상치 못한 돌발적(?!) 상황이 일어났다면, 즉각적인 비난과 냉소적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일단 사세를 관망하고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전략적으로나 전술적으로도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합니다. 

  한번 생각들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얼마전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미디어 법에 대해서 사람들이 반발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판단합니까? 진정 미디어 법이 부르게 될 폐해나 영향력 때문에 그랬다고 보시나요? 정말 그렇다면, 지금쯤은 벌써 작년의 촛불 집회를 능가할만한 국민적 관심과 저항이 뒤따라야만 하는데, 왜 이토록 조용할까요? 민주당은 왜 전면적인 장외 투쟁 노선을 접고 무조건적인 원내 복귀를 하게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엔 국민들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보였던 날치기 통과에 대한 반발심과 염증이 크게 작용한 것이었지, 실질적인 의미에서의 자기 반성 혹은 성찰과 비전 때문에 미디어 법 통과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미디어 법을 빌미로 장외투쟁을 벌이는 민주당에게 민심이 그토록 싸늘한 이유도 정작 민생 법안과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은행법에는 철저하게 무심하면서, 유독 미디어 법에 대해서만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올인하려는 모습이, 마치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로 비쳤기 때문이 아닌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며,

  그런 측면에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하고 따져 보아도, 이번 정운찬 총리 내정 소식에 대한 민주 진보 진영의 반응이라는 측면으로 보나 정치 역학 구도 면에서나, 모두다 좋은 점수를 매길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결론: 코미디 프로그램만 못한 민주 진보 진영의 구태를 청산해야 비전과 희망이 보인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잇따른 서거 소식으로, 특정 인물이 민주 진보 진영을 주도하는 시대나 상황은 이제 막을 내린 상태에서, 지금 민주당이나 친노 세력과 일부 노무현 지지자들이 그러하듯이, 이미 고인이 된 두 전직 대통령을 아무런 단점이나 과오가 없는 거의 신격화 수준으로 미화해서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고,

  그것
을 바탕으로 정치를 하려는 구태는 이미 탈권위주의를 지향하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다지 반갑거나 신선한 소식도 아니며, 또한 그런 퇴행적 모습을 보이는 와중에서 주도권 다툼과 기득권에 골몰하며 서로간에 분열과 반목을 자초하고 있으니까 자연히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되고,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필자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무당파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필연이겠지요...


  따라서, 이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고 돌파하려면, 이미 고인이 된 두 전직 대통령에게 카리스마적인 이미지나 절대적 권위를 부여하는 작업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우선 과거 김대중 국민의 정부나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의 잘못된 정책이나 부분들에 대해서는 서로가 혼쾌히 인정하며, 처절한 자기 반성과 세밀한 점검을 통해서 보다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과 대안을 마련하고, 그럼으로써 지금 남아 있거나 살아있는 자들끼리의 분권형 혹은 조정형 리더쉽을 추구하는 참신한(!!!) 모습들을 대다수 국민들에게 똑똑하게 보여 주어야만 하는데,

  과연 지금의 민주 진보 진영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현정부와 수구 세력들은 구체적인 내부 실상이나 사정은 어떻든간에, 일단 표면적으로는(!!!) 갈등 반목하는 모습들을 최대한 자제하며, 무늬만이라도(!!!) 중도 통합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고, 정운찬이라는 깜짝 쇼와 회심의 카드(?!)를 국민들의 눈 앞에 내놓을 때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였느냐는 말이며,

  이는 한국에서 지금 한창 인기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형태인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보다도 못한 구태 중의 구태이며, 이런 모습들을 가지고서는 진정한 개혁과 민주주의 구현도 요원하다라고 필자는 판단하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이만 마칩니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8. 31. 00:50
  엊그제 한국의 인터넷 뉴스를 잠시 살펴보니 진중권 교수의 홍대 강의도 날아갔다라는 제목의 소식이 보였습니다. 얼마전, 중앙대 교수직 해임에 이은 소위 수구 세력들의 진중권 죽이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모양인데요...그런 우울하고 답답한 소식 한편으로 한국내 수 많은 네티즌들이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라는 이야기들도 얼핏 보이던데, 이렇게 본의아니게 말도 많도 탈도 많은 진중권이란 인물과 그의 교수직 해임 소식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디-워 논쟁을 통해서 진중권의 성향과 지향점을 확인하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진중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디-워 논쟁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말기였던 지난 2007년 여름은 심형래의 디-워라는 영화로 한때 굉장히 소란스러웠습니다. 당시엔, 디-워나 심형래에 대해서 비판적인 말을 한다라는 것은 정말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대책없는 집단주의와 과도한 여론의 쏠림현상에 대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극심한 혐오감과 회의를 느끼고 있던 필자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바로 진중권이었던 겁니다.

  지금도 필자는 손석희씨가 진행하는 MBC 100분 토론에서 디-워를 비판하는 입장의 토론자로 나섰던 진중권이 한 말들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디-워가 무슨 영화 비평을 할만한 영화가 아니고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도 아니지만, 네티즌들이 하는 모습을 보니까 시쳇말로 꼭지가 돌더라구요...지금 디-워나 심형래 감독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입니다. 다들 말을 못하는 분위기에요...심형래 감독과 디-워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왜 위험합니까? 이게 무슨 국가보안법입니까? 바로 그렇게 말하는 것에서 지금 이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이 보인다는 말입니다...한국의 민족주의 국가주의 코드가 미국에서도 먹힐 것 같습니까?...코리아 레전드...그런 거 미국애들 관심도 없고 아예 몰라요...심형래 감독은 미국에 가서도 인간극장 할 겁니까? 무릎팍 도사 할 수 있나요? 그런 거 미국에서는 못합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진중권의 이 말들은 대부분 진실임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엔 디-워를 비판함으로 인해서 그는 네티즌들의 공적과도 마찬가지 처지였고, 100분 토론후 디-워 지지자들의 대책없는 인신공격성 비난과 악플에 대해서 진중권이 보인 냉소와 조롱에 가까운 댓글 때문에 더더욱 그는 인기없고 시쳇말로 네가지 없는 논객이 되었었지요.

  당시 필자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면서 참 용기있고 신념과 근성이 있는 사람이구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한국처럼 타인의 시각과 의견에 너무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독특한 폐쇄 사회에서, 다수의 의견에 반하는 얘기를 한다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개인적으로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리고, 진중권이 비판하고자 한 실체와 본질은 디-워나 심형래가 아니라 바로 아무 생각없이 몰려다니는 군중심리와 극단적 형태로 표출되는 국가주의 집단주의 코드임을 확인하고 더욱 동질감을 느꼈더랬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노무현 참여정부 시기에도 이곳 다음 뷰는 노무현 지지자들이 다수 포진한 사이버 공간이었는데, 진중권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주의적 정책과 정책 수행상의 문제점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다음 뷰를 장악하고 있는 노무현 지지자들의 비난과 공격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모습을 가만히 돌이켜 보고 종합해보면, 진중권은 다수의 의견과 입장이라는 이름아래 저질러지는 모든 종류의 횡포를 대단히 싫어하고, 자신들은 어떠한 잘못도 없다라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집단이나 세력에 대한 비판을 하는 유형의 사람이라는 결론이 도출되며, 

  바로 그랬기에, 조중동이나 한나라당같이 자기 반성이 하나도 없으면서 부와 권력을 독점한 자신들이 한국 사회에서는 최고이며, 반대자들은 모두 사상이 의심스럽거나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전혀 없는 반역자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매우 강한 비판자적 입장이 되는 것은 일종의 필연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진보를 대표하는 논객으로 화려하게 부활을 했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라고 필자는 판단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과 촛불 집회에서 보인 진중권의 모습은 솔직히 말해서 매우 실망스러웠다
  2008년..그러니까 작년 여름은 미국산 쇠고기 졸속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집회가 대대적으로 열렸던 시기였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너무 성의없고 대책없는 쇠고기 협상을 해 버려서 많은 분들이 분노했고, 거리에 나와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게 요구를 했었지요. 그리고, 그 당시 현정부가 보인 협상과정상의 행태나 졸속 협상임이 드러난 다음에 보였던 일련의 모습들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었으니 비판을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좀더 냉철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려면, 왜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그렇게 대책없이 진행되었었는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노무현 참여정부 시기부터 철저하게 과정들을 되짚어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따져 보아야만 했는데, 당시엔 그 누구도 이런 말을 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에 필자가 너무 당황스러웠던 것은,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졸속으로 다룬다고 그렇게 비판을 가하던 한겨레나 경향신문같은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노무현 참여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정상의 문제를 누누히 지적하였던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같은 이들마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꾸어 노무현 참여정부만큼만 하시라는 뜬금없는 소리와 실속없는 주문을 하는 것을 보며, 뭔가 상황이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서 원인과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현정부에게 당장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게끔 하려고 하다보니까, 그 때에는 그런 말을 할 여유가 없었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현정부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민주 진보 진영의 통합을 위한 전략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이건 전부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한 구호나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촛불 집회 이후에도 원인과 과정상의 하자를 정밀하게 분석한 이들이나 진보 시민 단체는 그 어디에도 없었으며, 현실적으로 아무리 따져 보아도 한국은 절대로 미국과 동급의 국가도 아니었고, 역대 어느 정부도 미국에게 한국 국민들의 요구를 끝까지 관철시킨 전력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미국산 쇠고기가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풀렸는지에 대해서...다시 말해서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과정상의 파격적인 절차상 축소라든가 전국 각지의 영세 식당이나 정육점등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에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그 누구도 지적이나 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그래도 노무현은 30개월 연령만은 지켰다라고 마냥 칭송하고, 다음을 대표한다는 토론방인 아고라에서는 이른바 [퇴진 명박]이라는 제목하에 내용도 거의 비슷한 수 많은 도배글들로 온통 장식이 되었었으며, 더더욱 한심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일왕에게 보인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이나 이미지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현정부를 맹비난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정말로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강하게 반응한 것은 그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접하는 먹거리에 관한 사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졸속협상에 따른 재협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단순한 먹거리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이란 사안 속에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맺은 국가 안보 외교 경제적 관계들의 모순들이 첩첩히 쌓여있는 그런 종류의 차원이나 난제였었는데, 당시 촛불 집회에 나온 이들은 한결같이 이런 복잡하고 심층적인 문제는 전혀 생각을 안하고, 계속해서 아무런 실체도 없고 그저 구호나 허울뿐인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이것도 엄밀히 따지자면, 민족주의 국가주의 혹은 집단주의 코드의 또다른 형태라고 필자는 생각한다!)와 재협상을 말하니까, 현정부와 촛불집회 참가자 사이에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지고 서로간에 원망과 증오만 쌓였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정말 눈쌀 찌푸리게도 전경차를 밧줄로 묶어서 끌어내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극단적인 폭력시위 행태까지 보인 것이지요. 또한, 시청앞에서 장사를 하던 일단의 상인들이 촛불집회로 인해서 손해를 보았다며 소송을 내자, 광우병 대책회의에서 보인 반응이라는 것이 상인들의 신상 명세를 인터넷에 공개함으로써 소위 여론 재판이나 마녀 사냥을 유도하였었는데, 그건 정말로 정상이 아니었으며 광우병 대책회의의 대응이 너무 무책임했다라고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이들도 상당했는데, 진중권은 당시 어디에서 무엇을 했었을까요?...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당시 진중권은 촛불집회에 매일같이 참석하고, 현장 소식을 전하는 일을 주로 했었습니다. 또한, 촛불 집회와 관련해서 또다시 손석희의 100분 토론에 토론자로 참가하여 현정부를 강하게 비판하였지요. 문제는, 촛불 집회자들이 보이는 과도한 시위 행태나 쇠고기 졸속 협상의 원인을 제공한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적 얘기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촛불 집회가 한창이고 현정부의 과격한 시위진압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감정이 극도로 복받친 작년 이맘때라면, 진중권의 그런 모습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진정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미국과의 관계적 모순 타파와 보다 나은 사회를 구현하려는 대표적 진보 논객이라면, 1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쯤에는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 자행되었던 쇠고기 졸속 수입 과정상의 하자와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되짚어보는 모습이 있어야만 했고, 촛불시위 과정상에서 보였던 비정상적인 모습들에 대한 자기 반성이 보여야 했는데, 그 후에라도 그런 모습들이 대표적인 진보 논객 진중권에게 있었나요?...

  이건 모든 종류의 집단 쏠림현상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던 진중권의 평소 모습과도 많이 다르고 자신도 모르게 어느 한반향의 정치적 포지션을 취하지 않았느냐는 말입니다. 

교수직 해임과 강의가 날아간다라는 소식이 들리는 지금이야말로 진중권이 원래의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고 한층 강해질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임으로써 진중권은 이제 천길 낭떠러지에서 퇴로가 없는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게 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구 세력들에게 찍힐만큼 찍혀서 교수직도 다 날아갈 판국이며, 지금 뜨고 싶어서 안달이 난 듣보잡 변모씨같은 이들에게 각종 인신공격과 근거없는 의혹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며, 또한 각종 법적소송에도 휘말려 있다지요...

  이건 하나의 가정인데, 만약 진중권이 촛불집회 소식을 전하면서 평범한 일개 블로거를 지향하는 필자처럼 현정부의 졸속협상도 문제이지만 그 전에 원인을 제공했던 노무현 참여정부도 문제가 많았다라고 말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수구 세력들이 법적 소송이나 교수직 해임을 거론하기 전에, 오프라인상에서는 촛불 시위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린치나 매도를 당하거나 사이버 공간상에서는 온갖 인신공격과 조롱으로 인해 시쳇말로 매장되지 않았을까요...그리고, 별로 영향력(?!)이 없는 논객으로 다시금 자리매김을 했을 것이고, 자연히 수구 세력들이 소위 블랙 리스트에 올려놓고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물론 당시에 그가 그렇게 하지 않았던 덕분에(?!), 지금 이 시각 진중권을 구하려고 여러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그 대응이란 것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무기력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뿐일까요?...

  다른 주장들은 다 접어두더라도, 어떻게든 진중권을 구하려고 하다보니 뜬금없이 시간제 강사들의 집단 해고와 처우 문제까지 거론하며, 진중권이 이대로 해임이 된다면, 시간제 강사들의 처우 문제는 이제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논지를 펴는 이들이 몇몇 보이던데, 한번 곰곰히 생각을 해 봅시다. 


  그동안 대학에서 시간제 강사들이 당하는 여러 불평등과 처우 문제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까?...또한 시간제 강사의 처지와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저버린 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던가요?...그리고, 과연 그런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 난 후에 여러분들의 반응과 시간제 강사에 대한 사회 인식이나 대우는 근본적으로 많이 달라졌었나요? 진중권이 아무 이름도 없고 허울뿐인 직함을 가진 시간제 강사들과 동급으로 인식되는 처지입니까?... 

  이 부분에서, 여러분들의 이해를 좀더 돕고 동의를 구하기 위해 필자의 개인적 경험을 하나 털어 놓겠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필자가 다녔던 회사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아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었고 자연히 회사내에 노조가 있었으며 민주노총 산하에 속해 있었습니다.

  2003년...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전 어느 날, 필자는 노조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민주노총의 무슨 지부장인가 하는 직함을 가진 이와 자리를 동석해서 간단하게 상견례를 하고 서로 명함을 주고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필자가 속한 노조도 임금협상을 한다고 파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파업의 와중에서 필자는 마음이 그리 편치가 않았는데요... 왜냐하면, 정직원들은 자신들의 임금과 처우 문제를 파업을 통해서 회사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지만, 비정규직들이나 용역업체 직원들 그리고 아르바이트들은 끽소리도 못하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을 막연하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분명히 깨달았
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필자는 휴게실 한켠에서 그들끼리 나누는 비수같은 원망과 하소연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그들은 말하길, 왜 자신들의 처우 문제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면서 비정규직 처우 문제 개선이라는 구호를 걸고 임금협상을 진행하는지와 함께, 파업을 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감은 더욱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은 전혀 미안한 줄을 모른다라는 말이 지금도 기억속에 똑똑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단 하루만이라도 좋으니까 정직원들처럼 총파업을 하고 회사에 요구할 것 하면서 좀 지내보고 싶다고도 말하더군요... 또한, 파업이 끝나면 정직원들은 그동안 일도 전혀 안했으면서 밀린 임금 다 받아가고 있는데, 이거 가만히 생각하면 회사보다 더 얄밉고 짜증나는 것이 바로 정직원들이고 파업을 배후에서(?!) 부추기고 주동하는 민주노총이라고 말입니다.

  필자는 당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뜨끔했으며 머리속에 깊이 새기고 있다가 노조의 대의원 대회를 마치고 난 후 뒷풀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된 민주노총의 무슨 지부장이라는 사람에게 진지하게 얘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그랬더니 이 양반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아십니까?...필자가 하는 얘기가 다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슬그머니 필자의 옆자리를 떠나 다른 이의 자리에 가서 술을 마시고 담소를 나누더군요...

  바로 이런 모습과 진중권의 처지나 상황이 본질적으로는 같다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여러분들이 진중권을 구한답시고 시간제 강사들의 집단 해고 문제와 처우 개선까지 논하는 것이 정작 이 시간에 박봉과 온갖 불평등한 처우에 허덕이고 지친 시간제 강사들에게 얼마나 가식적이고 위선적으로 보일지 깊이 생각해 보셨나요?...언제부터 여러분들이 시간제 강사에 대해서 그토록 관심을 보이고 배려를 하셨나요?...미국에 머무는 필자가 보기에도 진중권을 염두에 둔 너무 도식적인 행태라고 생각되는데, 왜 보이지 않는 잠재적인 적들을 자꾸 늘리는 얄팍한 술수를 쓰려고 하지요? 진중권이란 인물이 강의 몇 개 못한다고 당장 생계마저 위급한 시간제 강사들과 똑같은 처지입니까?... 

  한번 다들 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과연 여러분들이 지금 진중권에게 보이는 그 넘치도록 충만한 성원과 격려가, 모든 것을 다 떠나서 한 개인이나 인간에게 보내는 정말 순수하고 진정성이 있는 것들인지, 아님 정치적 포지션과 상황에 따라 현정부를 마구 까대고 비판해주는 진중권의 지금 논조만이 마냥 좋아서 잠시 그러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제 진중권은 어느 한 방향의 극단을 본의아니게 택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거의 실현 가능성이 전무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만약에라도 지금 이 시각 여러분들의 노력이 빛을 보아서 진중권이 교수직에 복직을 하던 혹은 아니던간에, 그는 이미 여러분들에게 큰 은혜(?!)를 입은 격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서, 이제 두번다시 과도한 형태의 집단 쏠림 현상과 네티즌들의 군중심리에 대한 허심탄회하고 날카로운 비판은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진중권이 여러분들을 향해서 그런 비판을 또다시 하게 된다면 그는 진짜 은혜와 도리도 모르는 상놈이라는 수치스런 타이틀이 하나 추가되면서, 한국 사회내에서는 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되겠지요...

  지금도 노무현이라면 무조건 잘했다라고만 말하고 온갖 허접한 자료와 통계들로 억지를 계속 부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과거 참여정부의 여러 실정에 대한 처절한 자기 반성이나 성찰이 전혀 없는 친노 세력들의 신당창당의 문제점과 한계라든가, 소위 민주 진보 진영의 통합을 위해서는 진보든 민주당이든 혹은 친노든간에 전부 처절하게 자기 반성을 할 수 밖에 없게끔, 진짜 날카롭게 문제점들을 제시하고 통렬히 비판을 가해야 하는 진정한 논객의 입장을 취하기는 매우 어렵게 되었다라는 얘기입니다.

  중앙대 교수직에 이어 홍대 강의마저 날아갔다라고 네티즌들에게 호소하는 그의 모습에서, 매사 흑 아니면 백을 기어이 선택하게끔 만드는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분위기와 내부 비판을 결코 허용하지 않는 전근대성과 폐쇄성을 새삼 확인하며 다시 한번 개인적으로 마음이 너무나 아팠었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히 안타깝지만 진중권이란 논객의 수명과 한계가 서서히 보인다는 점과 함께, 정말로 솔직하게 말해서 결국 그도 인간이기에 자신의 이름값에 너무 집착하고 연연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한가닥 불순한 의구심도 잠시 가졌었으며, 

  마지막으로, 바로
지금이야말로 진중권은 개인적으로 더욱 강해지기 위한...다시 말해서 진정한 고독의 미학을 추구해야 할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 도래했으며, 이제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더욱 날카로우면서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운 논조를 지닌 논객으로 거듭나기만을 바랄뿐이라고 필자는 판단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
사회 비판2009. 8. 25. 02:16
 요즈음 한국의 인터넷을 살펴보니,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베라라는 독일 여성이 자신의 고국인 독일에서 펴낸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Schlaflos in Seoul)"이라는 책의 내용중 일부가 한국을 폄훼했다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사뭇 뜨거워 보입니다. 

  한쪽에서는 그녀가 대부분 맞는 말을 했다라고 얘기하고, 다른 편에서는 그녀가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였던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라고 분개하는 중인데요...


  솔직히 필자는 그녀가 쓴 책을 직접 보지 못해서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한 도덕적인 판단 여부는 최종적으로 내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베라라는 독일 여성이 펴낸 책에서 한국을 폄훼했다라고 지적받는 몇몇 구절과 표현들을 둘러싸고... 

  이중적(?!) 행태를 보인 베라도 정말 문제이지만, 그보다 우선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책임을 지라는 둥 천박한 언론의 탓이라는 둥 하는 블로거들의 의견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한국 네티즌들의 분분한 반응에 대해서 문득 느껴지는 바가 있어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미수다 베라 논란은 결국 한국 사회내 시민의식의 성숙도 문제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고, 그래서 점차 어른이 된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필자는 개인적으로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한 일들과 여러 말들...다시 말해 자신의 언행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된다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어른이라면 자신에 대한 외부의 평가나 비판보다는, 우선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던지는 마음 속 비판에 좀더 치중하고 냉정해져야 하며, 그럼으로써 잘못된 부분들에 대한 자기 반성과 처절한 점검을 통해 두번다시 똑같은 습관 혹은 행동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의 어른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정말로 민주주의적이고 성숙한 공론과 의식이 굳게 자리잡은 사회가 된다라고 판단하는데요...

  이런 필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국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독일 여성 베라가 언급했다는 지나친(?!) 한국 폄훼 발언이나, 그 반대로 좀더 원문에 가깝게 번역했다라는 내용의 우열과 사실 여부를 가리기에 앞서, 그녀가 던진 대부분의 지적이나 비판은 한국 사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이 아닙니까?...

  여기에서 필자도 과거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로 번역을 조금 해 본 경험이 있었는데, 원문과 한국어에서 풍기는 뉘앙스 자체가 판이하거나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에 있어서의 해석은 번역가 자신의 주관적인 단어나 어휘의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라고 판단하며, 다만 얼마만큼 원문에 가까운 번역을 했느냐라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만약 베라가 독일에서 펴낸 책에서 언급한 내용 자체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상당한 문제가 되고 추후에 진위 여부를 가린 뒤에라도 내용상에 시정을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겠지만, 엄연한 사실을 바탕으로 쓴 책의 표현 방식을 일일히 문제삼는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내 구성원들이 유아기적 단계의 시민의식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강력하게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필자가 항상 의문스럽게 생각하는 것중에 하나는, 왜 한국 사회는 외국이나 외국인 개개인의 평가나 비판에 대해 그렇게 목을 메느냐는 겁니다. 

  필자가 미국에서 살면서 가장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한국이라는 국가는 아예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서방의 주요 언론이나 방송에서 한국을 비중있게 다루는 일은 극히 예외에 속합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한국 소식을 다루더라도 그것은 대부분 북한 핵 미사일과 관계되어서 언급되거나 국회에서의 극한 몸싸움같은 매우 수치스럽고 부정적인 모습으로써만 소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이들에게 한국은 그저 그런 주변국가중에 하나일뿐인데, 무슨 사회적 국가적 이미지를 그렇게 관리한다고 이 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느냐는 말입니다.


  이는 마치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어떤 이가 혼자서 극심한 나르시즘에 빠져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고 똑똑하다라고 믿고 살았는데, 어느날 누군가가 그런 자신에게 너 별로 대단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은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문제점들을 아주 솔직담백하게 지적하니까, 거의 패닉 상태에 가까운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나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외국의 누군가가 한국에 대해서 좋게 말했다고 하면, 그 외국인의 신분이나 사실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일단 반색을 하고 내심 좋아하며, 그 반대로 한국과 한국인들을 조금 거칠게(?!) 비판했다라는 소식이 들리면, 해당 외국인에게 온갖 욕과 비난이 무성한 지금의 한국 사회가 과연 성숙한 민주 시민들이 넘치는 그런 사회라고 여러분들은 생각합니까?...

  막말로 툭 까놓고 얘기해서, 베라라는 독일 여성이 독일을 대표해서 온 대사나 정부의 주요 사절단인가요? 아님 독일 사회에서 굉장한 영향력을 가진 문인이나 언론계 인물인가요? 그것도 아님 다른 분야에서라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인가요?

  지금까지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베라라는 여성은 그저 평범한 독일 여성이고, 한국에서 꽤 오랜 시간 생활하면서 겪은 얘기들을 독일인의 시각에서 기술했던 것뿐인듯 한데, 이것조차도 용납이 안되고 일종의 사회적 국가적 평가라고 받아들이는 한국 사회의 조급증과 사회 구성원들의 지나친 과민함과 여론등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를 좋게만 봐 달라는 세살배기 어린애들의 투정이나 서구 유럽에 대한 지독컴플렉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베라의 이중성을 탓하는 한국 사회의 이중성이야말로 벌거벗은 임금님의 모습이 아닐까
  여기까지 필자의 포스팅을 본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베라가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을 칭찬하고 좋은 말만 하더니만, 뒤로는 독일어로 된 책을 통해 한국을 비하하고 시쳇말로 깠다라고 내심 분개하면서, 그녀가 지적한 사안들의 사실 관계 여부를 일단 떠나 이중인격에 대해 실망하고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계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 부분에서도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인터넷의 미수다 베라 논란이 사뭇 시끄러워서, 개인적 호기심에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을 몇 편 살펴 본 필자의 개인적 소감으로는,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현한 외국 여성들이 그래도 상당히 온건하고 매우 식적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짚었다라고 느꼈습니다.

  정말로 솔직하고 혹독하게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 혹은 지적하고 싶어도 지금같은 비정상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아는 외국인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얼굴과 실명이 공공연히 드러나는 지상파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얘기를 할 수도, 또한 프로그램의 존속 차원에서라도 그런 솔직한 비판들을 방송으로 내보내지 않게끔 편집하는 것이, 바로 한국 사회의 기존 관행이며 공중파 방송의 엄연한 현실이 아닙니까...  

  게다가, 비단 베라같은 외국인이 아니라도 한국 사회에서 인기 연예인이나 사회적 명사들이 한국 사회를 비판하기가 얼마나 조심스럽고 힘든지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공공연한 사실이 아니던가요... 

  따라서 베라가 지적한 사안들이 일종의 불편한 진실에 해당한다라면...비록 책의 내용에서 비치는 거친(?!) 표현에 대해 여러모로 아쉬운 마음과 일종의 배신감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런 감정적 반응보다는 우선 독일 여성 베라의 비판이나 지적중에서 받아들일 부분은 겸허히 받아 들이고, 그런 측면들은 조금씩 고쳐야 한다라는 자성의 목소리나 생각을 보여야 하는데,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몇몇 네티즌들이 전혀 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한국 사회에 대해 솔직하게 지적이나 비판을 한 그녀를 비난하며 극구 부정하
려는 모습들로 일관하는 것은, 마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연
상시킵니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보이거나 생각이 되면, 그것은 영혼이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이상주의적 패러다임에 매몰된 사회 구성원들 그 누구도 감히 벌거벗은 임금님의 어이없는 행차에 대하여 솔직하게 말을 못하고 가식적으로 환호하고 열광하지만, 사실 임금님은 벌거벗었다라는 한 어린 아이의 솔직함에 의해서 사람들의 위선과 불편한 진실은 만천하에 드러나 버리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거벗은 임금
님은 불편한 진실을 인정함으로써, 정말로 한심하고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한사코 거부한 체 끝까지 어이없는 행차를 계속하였다라는 슬픈 동화같은 얘기를 한국 사회는 현실 속에서 너무도 자주 반복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P.S: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필자가 바라보기에, 한국 사회에서 지금 벌어지는 미수다 베라 논란은 문제의 본질을 철저히 외면한체 여전히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는데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천박한 언론이나 미수다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보는 것이냐라는 얘기이며, 
필자가 판단하기엔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말입니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근거없는 소문과 남의 뒷담화 까기를 즐기는
 가쉽 문화에 매우 관대하고 취약하면서도, 다른 나라 사람들의 평가나 비판에 대해서는 매우 과민하게 관심을 두고 결코 너그럽지 못한 이중성을 너무 자주 보이니까, 그걸 이용하려는 천박한 상업적 언론인들이 자꾸 생겨나는 것이며 미수다라는 프로그램도 편성되고 공공연하게 방송이 되어 왔었던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의 진짜 본질은 한국 사회 대중들의 근거없는 루머 혹은 가쉽에 대한 천박한 반응과 외부 비판에 대해 지나치게 완고하고 대책이 없는 맹목적인 집단주의, 국가주의 코드라고 필자는 생각하며,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구태의연한 집단주의와 흑백논리에 찌든 국가주의 코드일랑 휴지통에다가 조용히 갖다 버리시고, 왠만해서는 타인의 개인적 사생활이나 인격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근거없는 소문이나 뒷담화가 아닌 사실에 바탕을 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적 마인드로 일대 전환을 꾀하는 것이, 이런 소모적 논란을 근본적으로 잠재우는 해결책이라고 필자는 감히 판단하는입니다.

  그리고, 독일 여성 베라가 자신의 모국어로 쓴 책을 직접 사서 읽어 보지도 않았으면서도, 인터넷에 떠도는 몇몇 말들과 허접한 기사들만 굳게 믿고, 그녀를 맹비난하고 홈페이지까지 찾아가 악플을 남긴 이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조용히 반성을 하는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녀에게 공식적으로 사과의 말들을 남기기를 바랍니다.

  또한, 필자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과연 몇 권이나 팔릴지도 극히 의문스럽지만, 베라가 독일에서 펴낸 책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망치기보다는, 오히려 지금 이 시각 그녀에게 가해지는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반응이야말로 독일 여성 베라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더 강하게 심어주는 단초이고, 비단 그녀 한 사람뿐만이 아니라, 대내외적으로도 한국과 한국인들의 이미지를 아주 폐쇄적이고 극단적인 모습으로 이해하고 판단하게끔 만든다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가 제발 깨우치기를 부탁드리며,

  마지막으로, 이런 천박한 일반 대중들의 심리를 교묘히 자극하고 선동한 해당 언론사와 기자들은, 일벌백계 내지는 본보기 차원에서라도 강력한 광고 거부 내지는 불매 운동을 전개해야만 하며, 해당 기사(이런 것도 신문 기사라고 할 수 있을까?!)를 쓰도록 사주한 편집장과 기자들은 공식적인 사과 기사를 작성하도록 압력을 넣음과 함께, 아예 편집장이나 기자라는 신분이나 직함까지도 박탈해 버려야 한다라고 필자는 감히 주장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진 출처 :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8. 20. 00:35
  요즈음 인터넷을 통하여 한국 사회의 소식을 간간히 살펴보니, 친노세력들이 무슨 신당을 창당한다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띕니다. 그리고 신당 창당에 대해 이런저런 주문들이 나오고 있는 중인데, 미국에 있는 필자가 보기에도, 이제 친노세력들의 신당 창당이 정말 현실화되든 그렇지 않든간에, 이것은 또 하나의 중요한 정치적 대세나 흐름이라고 판단되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노무현이 남기고 간 찬란한 유산과 친노세력의 재결집...그리고 신당 창당
  노무현이란 인물의 정치적 위상에 대해서는 수구든 아니면 진보든간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상 최초의 민주정부의 수반이었다는 점...그러니까 김대중 국민의 정부는 김종필이라는 박정희 유신 잔재 세력과의 연합을 통해, 그리고 IMF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재난의 와중에서 국민들이 당시 김영삼 문민정부의 집권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무능에 대한 심판과 반사심리, 또한 당시 한나라당 경선에 불복하여 독자 출마한 이인제의 상당한 선전으로, 특히나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부산의 표를 분산시킴으로 인해서 가까스로 탄생하였으므로 (당시 김대중과 이회창의 표 차이가 얼마나 박빙이었는지 꼭 한번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 진정한 의미에서의 독자적인 민주정부는 결코 아니었으며, 오직 정치적 천연 기념물이자 아웃 사이더였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참여정부만이 진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탄생한 한국 최초의 민주정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노무현 참여정부 임기동안 고질적인 정치 비자금과 선거 부정에 대한 기존의 비리나 관행들이 많이 일소되었고, 대통령직과 관련하여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권력의 분립과 의견 수렴에 있어서의 다양성과 함께, 지역감정 해소에서도 가장 확실한 색깔과 정치 철학 보였었던 정부가 바로 노무현 참여정부입니다.

  따라서, 노무현 참여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라는 세간의 평가는 나름의 일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또한,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수구 보수 세력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어렵게 만들었던 부분들도 아주 많았던 것이 분명한 과거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끝내 자살이라는 아주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방법으로 이 세상을 떠나자, 그것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어하지 않거나, 아니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시대적 모순과 상황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그를 추앙하려는 정도를 넘어서서, 아예 그가 모든 것을 다 잘했다고 강변하거나 훗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판에 박은 멘트를 앵무새마냥 연신 날려 주시며, 소위 노무현 미화만을 하려는 한심한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는데, 바로 이런 유동적인 정치 상황과 현정권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과 염증의 변곡점에서 친노세력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들을 조금 더 곰곰히 해보아야 할 사안인 듯 싶습니다...  

박정희의 유산과 향수를 등에 업은 박근혜의 이중적 행태와 친노세력의 유사성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발전과 권위주의 타파라는 정치적 측면에서의 큰 족적을 남겨서 많은 국민들에게 어느정도 인정을 받았고, 그 유산을 고스란히 이어 받았다는 친노세력이 재결집을 하고 신당을 만들려고 한다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조국 근대화와 경제 발전의 신화라는 화려한 유산을 남겼었고, 그 유산을 고스란히 상속받은 그의 장녀 박근혜는 이미 현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이자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중에 한명입니다.

  박근혜 의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포지션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릴테니, 그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필자가 이 자리에서 재단하거나 내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녀가 오늘날과 같은 정치적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찬란한 유산에 힙입은 바가 매우 크다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 정도는 내릴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박정희 향수를 추앙하고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호응과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반대로 박정희 유신 독재에 항거하다가 죽었거나 고통을 받았었던 이들에게는 여전히 독재자의 딸이라는 신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인데, 이런 그녀가 단 한번이라도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의 과오에 대해서 혼쾌히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이미 고인이 된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해서 개인적으로라도 진솔하게 사과한 적이 있었습니까?...

  필자가 기억하기엔, 그녀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는 이미 고인이 된 자신의 아버지 박정희를 대신해서 개인적으로 정중하게 사과를 한 적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외에 박정희 유신 독재시절에 죽었거나 다쳤었던 수많은 이름없는 이들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이미 불귀의 객이 된 민주인사들의 묘소에 일일히 찾아가서 진솔한 사과를 하였다라는 뉴스나 기사를 필자는 아직껏 한번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박근혜 의원이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의 화려하고 찬란한 유산은 혼쾌히 상속을 받고 공공연히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그러한 유산을 모으기까지 벌였었던 아버지 박정희의 어두운 측면과 크나큰 과거의 잘못들은 하나도 인정을 하지 않겠다라는 이중적 행태나 심산이 아니겠습니까?...물론 그녀가 그것들을 모두 인정하였다면, 지금과 같은 정치적 위상도 가지기가 매우 어려웠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친노세력들의 재결집과 신당창당도 박근혜 의원의 행태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의 정치적 업적들은 분명히 의미가 있으며,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만한 영역이나 부분이라는 점은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었던 필자도 십분 동의하고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정치가 아닌 경제의 영역, 특히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폭등이라든가 국민적 합의나 토론없이 무리하게 진행된 한미FTA 협정 추진, 그리고 소위 이랜드 파업 사태로 극명하게 표출된 비정규직 입법 등으로 대변되는 일련의 시장주의적 정책들이 미친 사회 경제적인 혼란과 장기적 피해, 그리고 사회적 양극화로 상징되는 일반 서민들의 빠듯한 가계 살림과 일상의 고단함, 마지막으로 정책 수행상의 어설픔과 판단 오류에서 기인한 정책의 실패와 그 참담한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처절한 반성과 객관적인 비판이나 평가가 따라야만 하고,

  그런 측면에서, 이미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신해서, 친노세력 내에 그 누가 되었건간 책임을 지고 노무현 참여정부의 과거 실정에 대해
잘못을 혼쾌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일반 국민들과 만천하에 보여 주어야만 했는데, 과연 지금의 친노세력이나 이른바 노빠들이 그런 식의 진솔한 참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여러분들은 분명하게 기억과 뇌리에 남을만큼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까?...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 필자같은 진보주의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장주의적 정책과 그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지적하면, 과거 친노세력들은 한결같이 필자같은 진보 세력들을 참여정부의 정책마다 사사건건 딴지를 거는 한나라당의 2중대나 마찬가지라고 서슴없이 빗대어 말했었고,

  일부 극렬 노무현 지지자들...다른 말로 노빠들은 홍위병이라느니 혹은 한나라당과 조중동, 그리고
MB의 개라느니~~하며 줄기차게 매도했었으며...그래서 필자가 강력하게 거기에 맞대응하거나 쓰레기만도 못한 악성 댓글들을 삭제 차단하였더니, 필자의 논리가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개인적 인격이나 심성이 문제라는 둥 그 놈의 빌어먹을 소통을 전혀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둥 강변하면서, 갖은 인신공격과 욕설을 다 쏟아내시더니만, 

  급기야 최근에 들어서는, 지금 이 시각 뜨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듣보잡 논객 변모씨의 과거 일부 행태를 빌려다가 필자가 그와 똑같다느니 하는 극단적인 진영 논리와 수준 이하의 비아냥, 그리고 인격 모독적인 조롱과 비난 비방, 그리고 근거없는 의혹등을 필자를 향해서 마구 쏟아낸 것
 이외에, 도대체 무엇을 반성하고 인정하며 겸허하게 수용하는 모습들을 그간 보였었던가요?...


친노세력이 진정한 통합의 리더쉽을 보여 주려면, 먼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처절한 점검과 자기 반성이 따라야만 한다
  그 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꼴값을 떨어서 말들이 참 많았었지만, 최근들어, 더욱더 인면수심의 노망기(?!)가 단단히 난 희대의 변절자 김영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병가서 이제 우리는 화해를 했다라고 깜짝 선언(?!)을 했었다는데, 그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의 말을 직접 다 듣고서 혼쾌히 인정한다고 밝힌 후의 얘기입니까? 아니면, 자기 혼자서 몇 마디 지껄이고서 멋대로 재단하고 단정한 것입니까? 왜 많은 이들이 김영삼의 소위 깜짝 화해 선언과 관련된 언행에 대해서 분노와 불쾌함을 표시할까요?... 

  통상 사람들이 살아 가면서,
누군가와 과거에 심한 갈등이나 분쟁이 있었고, 그로 인해 감정의 골이 깊이 패이거나 생겼었는데, 그것을 다시 봉합하고 진짜 화해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니까? 


  이런 경우엔, 그런 생각과 마음을 가진 본인 자신이, 먼저 상대방에게 다가가서 진솔하게 과거의 잘못을 모두 사과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그간 쌓였었던 감정의 앙금이란 것도 점차 사라지고, 서로간에 신뢰감이 회복되면서 진정한 용서와 화합이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이나 지금이나 한국 사회내에서 정말 한줌밖에 안되는 세력을 지닌 진보 진영을 얼마나 탄압하고 조롱하며 비웃었는지에 대한 반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그리고 지금도 그런 비판을 하는 필자와 같은 극소수의 진보주의자들을 인신공격하지 못해서
안달을 하는 양반들이 주로 지지한다는 친노그룹이, 어떻게 민주 진보 세력들을 하나로 묶을 정치적 역량과 함께, 노무현을 넘어설 화합과 포용의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을지 필자는 강력한 의구심이 생깁니다.


  정말 친노신당이 민주 진보 진영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하려면, 우선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폭등이나 무리한 한미FTA 협정 추진, 그리고 비정규직 입법등과 같은 잘못된 정책들이나 과오들은 이제는 혼쾌히 인정하며 처절하게 반성하고 난 후에, 그런 친노세력들의 참회하는 모습을 수긍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인 상대적 소수의 진보 진영과 서로 화해하고, 그렇게 해서 머리를 서로 맞대고 보다 나은 현실적 정책과 비전 대안등을 치열하게 고민해야만이, 진정한 통합이 실현되면서 좋은 정치적 결실들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인데,

  그거 하나도 못하면서, 친노세력들이 무슨 진보의 기치를 높이 세우고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여 민주 진보 진영을 하나로 통합한다라고 주장하며 (이건 마치 노무현의 찬란한 유산이라는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바치는 오마주와 매우 흡사하다!) 신당을 창당하든 혹은 아니든간에...필자가 판단하기엔,  이렇게 되면 과거의 노무현을 절대 넘어서지 못하고, 오마주의 차원도 아닌 단순한 모방이나 패러디의 수준에 그치는 결과가 눈에 뻔히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지금 이 시각,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자기 반
성과 성찰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친노세력들의 신당이, 기존의 정치적 타성에 깊이 젖어서 아무런 실질적 대안도 장미빛 비전도 내지 못해, 국민들에게 점차 외면받는 식물야당 민주당과 무슨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겠느냐는 얘기입니다. 

  결국, 과거에 대한 반성은 눈꼽만큼도 없고 오로지 자기 합리화와 국민적 기만을 능수능란하게 펼치는 조중동이나 한나라당같은 수구 꼴통 세력들의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행태를 그대로 답습해서, 노무현의 과오와 과거 참여정부의 실정들은 기억 저편 멀리에...이른바 망각의 안드로메다 은하계에다가 싸그리 갖다가 버리거나 묻어 버리고서, 노무현이 남긴 찬란한 유산이나 지분만을 자기들이 먼저 받거나 모두 갖겠노라고 민주당과 친노세력간에 더러운 상속권 다툼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며, 

  그래도 수구 꼴통
세력들은 소위 박정희 향수아래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고도 넘치겠지만, 과거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부터 친노세력에게 숱한 조롱과 비난 탄압을 받았었던 소수 진보 세력들은 노무현의 찬란한 유산이란 것 자체의 신빙성에서부터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심정적으로도 계속 반발하는 상황인데,

  여러분들은 노무현의 과오나 잘못을 좀처럼 인정하거나 성찰하지 않고 찬란한 노무현의 유산만을 공공연히 강조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친노세력의 신당창당과 함께, 지금도 여전히, 필자처럼 진보적 시각으로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패를 평가하고 비판함으로써, 보다 나은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만들어 보자라는 한줄기 목소리를 내는 다음 뷰내의 극소수 블로거들을 한나라당과 조중동, 2MB 혹은 요즘 말들이 많은 듣보잡 변모씨와 동급으로 몰아 버리고 비난하려는 일부 노빠들의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와 가증스런 행태가, 과연 지금의 암울하고 비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내에서 어떤 혁명적인 정치 지형 도출과 희망적인 결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측하십니까?... 

P.S: 
  오늘의 포스팅을 읽고 난 혹자는 소위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라는 뻔한 멘트를 날리시며, 지금은 서로가 어떻게든 하나로 합칠 생각을 해야지, 언제까지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 비판을 하면서 적전분열을 할 것이냐라고 비판하는 분도 계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정말 앞뒤가 맞지 않는 지독한 넌센스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을 아직도 그런 식으로 인정하지 않으니까, 현정부의 집권이 순전히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책동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겠지만, 그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비겁한 변명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도 촛불을 들어 막아 주었고, 노무현의 개혁의지를 과감히 실현하라고 과반수 여당인 열린우리당까지 만들어 주었는데도, 당정간에 협의가 안되고 정책마다 어설픔과 파열음을 내면서, 조중동과 한나라당에 비난할 꺼리와 빌미를 제공한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책임은 도대체 누가 져야만 합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책임과 실정조차도 전부 노무현의 책임은 아니며, 주변 참모들이나 당시 정치 사회 경제적 여건상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계속해서 잘잘못을 하나하나 따지고 부정하며, 필자같은 진보주의자들을 인신공격하고 분노하게 만들면서, 그저 입으로만 어떻게든 같이 뭉쳐야 한다라고 주장을 한다면,

  이건 그야말로 잠시 뭉쳐놓은 모래알이나 겉표면만 그럴싸한 사상누각에 불과하며, 이미 아주 오래전인 3당야합 때부터 망령이 단단히 나신 이 시대의 변절자 김영삼이라는 인간(?!)이, 이젠 고인이 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병 와중에 선보인 억지화해의 제스쳐와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필자는 판단합니다.

  따라서, 그런 거시적이고 초당파적인 통합을 하자라는 주문이나 비판을 필자에게 하시려면, 먼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해서 자꾸 이런저런 변명과 설명들을 지겹게 늘어 놓으며 자기 합리화를 꾀하지 마시고, 겸허히 인정을 할 부분들은 하시고 처절하게 반성하는 모습과 자성의 시간들을 한동안 가지고 난 후에, 그런 얘기들도 조금씩 꺼내거나 던지시길 정중히 부탁 드립니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7. 14. 06:31

  지난 주,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있었습니다. 상식과 원칙의 확립, 그리고 특권과 반칙이 횡행하는 한국 사회를 확 바꾸겠노라던 노무현의 재야 운동가 시절의 이상과 정치적 신념은 결국 비극적인 자살로써 끝이 나고 말았는데, 아직도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에 언제나 서민들을 위하였으며,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재평가한다면서 쉴새없이 노무현 미화성 글들을 다음 뷰에 올리고 있는데, 우연히 이런 글('준사람 노무현', 내가 쓰고싶은 노무현 묘비명)을 보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해당 글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노무현은 자신의 권력을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넘겨주었었고, 무슨 민주주의적 가치 수호를 위해 끝내 벼랑에서 자신의 몸을 날렸으며, 그 결과 그가 남긴 무슨 가치가 시민들의 머리 위에 내려앉았네~~하는 식의 논리와 실상은 하나도 없는 전형적인 신파류 글이었습니다. 그동안 필자는 이런 류의 포스팅을 대하면서 심한 염증과 회의를 느껴왔었기에,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진정으로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하고 발전시켰는지 한번 제대로 짚어 보기로 했습니다.

  글이 조금 길다고 여겨지시는 분들은 마지막 문단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부분만 읽어 보셔도 무방합니다. 

1987년 6월 항쟁의 의미를 성찰하지 못한 민주화 세력과 국민들
  우선 노무현의 민주주의적 가치 수호를 논하기 전에, 1987년 6월항쟁을 잠시 언급하고 가겠습니다. 80년대 당시 전두환 군사 독재정권의 압정에 지친 국민들은 결국 6월항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 6.29 선언을 얻어내게 되지요. 

  그리고 지금 이 시간까지도 사람들은 1987년 6월항쟁을 통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한단계 더 발전했고, 그 이후로 민주주의적으로 정치 사회적 변화가 꾸준히 이어지다가 현정부에 들어오면서, 다시 박정희 유신독재나 5공시절로 회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기본적 전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이런 질문에는 여러가지 대답이 가능하겠지만, 국민들 스스로가 사회나 정치 그리고 기타 제반 여건들에 대해 분명한 자기 소신과 목소리를 밝힐 수 있고, 그런 식견이 가능한 바른 언론과 함께 관련 정보의 제공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라는 점에서 보면, 6월 항쟁이 진정 민주주의적 가치를 한단계 높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앞서게 됩니다.


  만약, 진실로 국민들이 전두환 군사정권의 폐해와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성찰을 했다면, 아무리 당시 민주주의 진영의 대표라는 양김씨의 반목과 분열이 있었다고 해도, 12.12 군사 쿠테타의 주역인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인데, 결과가 과연 어떠했습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대다수 한국인들은 도무지 자기 반성이나 성찰은 하지 않는 관계로, 전두환의 폭정에 대한 반감으로 6월 항쟁을 시작하였으나, 그 뒤에 일어난 사회 정치 그리고 기타 제반 여건에 대한 토론이나 전국민적인 공론은 사실상 없었기에, 결국 전두환과 함께 쿠데타를 주도했던 노태우가 다시 대통령이 되었으며, 그 다음은 김영삼이라는 희대의 변절자가 펼치는 소위 3당 야합을 무기력하게 지켜보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런 와중에 열린 5공 청문회와 김영삼의 일방적인 3당합당 선언에 반대했던 노무현이라는 신인 정치인이 국민적인 주목을 받기는 하였었지만 말입니다.


6.25 남북전쟁이후 최대 동란이라는 IMF외환위기로 탄생한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
  사람들은 흔히 말하길, 변절이건 뭐건간에 그래도 김영삼 문민의 정부 시절부터 서서히 민주화가 이루어졌다라고 평하지만 필자는 이 의견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형식적, 표면적으로는 민주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으나 내면적으로는 곪고 썩어 들어가고 있었기에, 결국 국가 부도와 외환위기라는 엄청난 상황을 당시 일반 국민들이 전혀 예측하거나 가늠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치러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과거 박정희 유신 독재의 잔존 세력인 김종필과 소위 DJP연합을 하고서도 이회창 후보를 고작 35만표 차이로 누르고 신승을 하지요.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만약, 국민들이 외환위기 사태의 본질, 다시 말해서 한국 경제의 재벌 독식 체제와 수출과 내수간 불균형에 대한 처절한 자기 반성 그리고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깊이 인식하고 자기 반성을 했었다면, 과연 지금의 한나라당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외환위기가 오지 않았다면 과연 김대중은 당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요?

  논리나 이성을 싫어하는 대다수 한국인들의 툭하면 욱하는 감정적 기질로 볼 때, 한나라당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만 했었는데, 그렇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에도 계속해서 국회 원내 1당 혹은 제 1야당의 위치를 확고히 굳혔었지요. 또한 소위 천문학적인 액수의 대선 비자금 문제가 터지면서 차떼기당이라는 수치스런 이미지를 창출하고 국민들의 엄청난 지탄을 받고서도 그들은 지금 이 시간까지 여전히 건재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원인은 누가 뭐라고 해도 민주화 세력들이 진짜로 무능했으며,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되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비단 현정부만이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역대 기성 정치권 세력들이 모두 국민들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은 필연이라고 글쓴이는 판단합니다.

부동산 규제 철폐와 카드 남발로 인위적 경기 부양을 시도했던 김대중 정부
  어찌되었거나, 김대중은 이런 일반 국민들의 천박한 의식과 단순한 심리를 잘 알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조속한 시일 내에 외환위기 극복에 힘을 쏟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는데, 문제는 그 방법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김대중 정부는 은행이나 제2 금융권의 신용카드 신규발급에 대한 규제를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잠재적인 신용 불량자(결국 신용 카드 남발은 노무현 참여정부에 이르러 신용 불량자 400만명을 양성하는 결과가 됨!)를 크게 키웠으며, 부동산과 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에 대한 법적 규제나 조항들을 대부분 철폐시킴으로써, 노무현 참여정부 기간동안 벌어진 사상 유례가 없는 부동산 폭등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편으로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부터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알짜배기 기업들을 하나하나 외국인들에게 차례로 매각했었지요. 당시 엄청난 기업 구조 조정의 여파로 실업자의 대열에 들어선 이들이 대부분 무슨 창업이랍시고 그동안 자신들이 모았었던 돈과 퇴직금, 그리고 은행의 대출금등을 통하여 마련한 식당이나 기타 오락시설의 범람으로 인해,

  인구 대비 자영업자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이는 훗날 영세 자영업계의 총체적 위기와 그로 인한 가계 부실의 심화 그리고 내수 침체의 악순환으로 들어가는 보증수표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선을 꾸준히 밀고 간 것이 바로 지금 이시각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이었고, 당시 소수의 진보 인사를 제외한 범민주화 세력과 수구 보수 진영은 모두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었으며, 일반 국민들은 뭔가가 크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여기면서도 사태의 본질을 깊이 성찰하거나 깨우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만들어 낸 노무현 대통령의 배신과 변절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얘기를 본격적으로 해 볼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늘상 원칙과 합의 그리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말했고, 그가 과거 재야 운동가 시절에 보인 몇몇 모습들은 그의 이런 주장에 강한 신뢰감을 부여함으로써, 결국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을 뒤집고,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감동을 선사하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노무현은 역대 대통령중 그 누구보다도 한국 사회의 제반 모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랬었기에, 한국 경제와 자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문제만은 반드시 해결하겠노라고 공언했고, 모든 부분에서 반칙과 특권이 없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겠노라고 하였지만, 과연 결과가 어땠을까요... 

  부동산은 노무현 참여정부가 정책을 발표하면 마치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격이 더욱 뛰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를 비롯해서 경제와 부동산에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동의를 하는 부분이니까 말도 안되는 얘기들은 더 이상 없기를 바라지만,

  어찌되었든간에, 중요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했었던 강한 의지와 이상에 비해서 실제 부동산 관련 정책 수행에서 빚어진 잦은 실수와 함께 실무 행정부서 그리고 당시 여당과의 정책 조율 실패는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과 말만 무성하게 많았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복안 그리고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심도있게 인식하지는 못했었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부의 원천이며, 경제적 불평등의 시작이자 끝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노무현은 부동산 잡겠다는 말만 하다가 참여정부 5년 임기를 끝마친 셈이 되어 버렸지요.

  여러분도 너무나 잘 알다시피, 한국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를 지향합니다. 따라서, 진정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부의 재분배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부동산 문제가 이렇게 꼬이는 상황에서, 그리고 그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될 턱이 있겠습니까.

  또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였는데, 재벌에 대한 노무현 참여정부의 행태를 보면 의구심은 더욱 강해집니다. 역대 정권들을 보면 한결같이 경제 개혁과 서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주장하지 않은 정부가 없었으나,

  그 실제적 방법은 어처구니없게도 한결같이 재벌 중심의 왜곡된 경제 구조를 개혁하기보다는 그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그들을 더욱 키움으로써, 대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그들을 통한 수출을 하는 것이 박정희 유신독재 이후의 한국 사회였고, 그런 왜곡된 경제 체제와 패러다임이 바로 특권과 반칙의 진정한 몸통임에도 불구하고, 과연 노무현은 어떻게 재벌들에게 대처했을까요?

  그는 어쭙잖게도 자신이 솔선수범해서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의 특권을 버리면, 사회 제반 세력들도 그것을 따라오리라고 순진한 어린애마냥 믿은 모양새입니다. 그 결과, 검찰을 비롯한 정부내 주요 사정 기관이 개혁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독립을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권력을 이양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세력을 위한 것인지 헷갈린다는 것입니다...  

  삼성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통해 거의 헐값에 자식들에게 재산을 넘겨주는 참담한 상황을 지켜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모두 분개하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7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직전까지 기소를 하지 않았었으며, 삼성 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명의로 삼성생명 주식을 거의 헐값에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세청과 감사원은 아무런 조사도 취하지 않거나 조사를 하고서도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조사 내용을 검찰에 넘기는 것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했노라고 했었던 기억들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십니까.

  SK그룹 총수가 계열사와의 주식교환으로 1조 ~2조원대에 달하는 실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부당 이익을 취해서 분식회계 혐의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마지못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기는 했었지만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였으며, 그 결과 SK그룹 총수가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시기가 과연 언제였던가요...

  또한 두산그룹 총수 일가가 엄청난 금액의 횡령과 탈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명목으로 곧바로 사면을 한 것은 또한 누구였습니까... 

  현대 자동차 글로비스 사태에서 보여지듯이, 총수의 개인 회사와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를 통한 자금 빼돌리기가 공공연히 횡행하는데도 아무런 언급도 없이 수수방관하였지요.

  또한 한화 그룹 회장이, 자신의 아들이 구타당한 것에 대한 보복 폭행을 저질러서 엄청난 여론의 질타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 정의 확립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넘쳤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 유예 판결과 함께, 사회 봉사 명령 정도로 상황을 마무리지은 것이 현정부 임기 때의 일이던가요, 아니면 노무현 참여정부 임기 때의 일이던가요...

  그가 넘겨준 소위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이 국민에게 간 모습이란 것의 실체가 과연 무엇입니까? 이게 과연 민주주의의 원칙과 가치 그리고 노무현이 그토록 말했었던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고, 또한편으로 반칙과 편법, 특권이 없는 사회란 말인가요? 실상은 그가 넘긴 권력이 모두 시장으로 간 것이며, 한국의 시장을 지배하는 재벌들이 그 권력의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고 보는 것이 보다 올바른 진단이 아닐까요?

  위에 열거한 모습을 하나하나 자세히 알아보고 살펴보면, 노무현 참여정부나 현정부나 재벌들만을 편들고 그들을 키움으로써, 경제를 꾸려가겠다라는 지극히 얄팍하고 허술한 발상을 가졌다라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필자는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참여정부의 이런 친재벌적 성향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란 것들은 탐욕이 너무나도 지나쳐서 조금 더 이익을 얻기 위해, 노무현을 근거없이 좌파라고 규정지은 것일뿐, 실제 노무현 참여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이나 내용은 대부분 서민들보다는 재벌들에게 돌아가는 과실들뿐이었는데도, 다들 까마귀 고기을 구워 먹었는지 불과 3~4년전의 과거는 모두 잊고 그를 열심히 찬양하고 있는 형국이니 이거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이 아닙니까...

  일부 노빠들이 때만 되면 부르짖는 노무현 참여정부시절 사상 최대의 외환 보유고는 환율 폭등과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로 순식간에 바닥이 보이는 허수에 불과하였으며, 또한 사상 최대의 무역 수지 흑자라는 성과도 일반 국민들에게는 거의 돌아가지 않았었기에, 비정규직은 계속해서 늘었으며 급기야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나온 시점이 언제인지를 한번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국민들과의 진솔한 소통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대통령 퇴임 전후의 일이었고, 정작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이랄 수 있는 경제 분야를 완전히 재편하고, 그로 인해 대다수 한국인들의 삶의 형태를 크게 바꾸는 한미FTA협정 추진 과정상의 비민주성과 야만성, 그리고 한미FTA와 관련해서 일반 국민들을 철저히 기만하는 교활함은 도대체 그가 추구하는 민주적 가치와 소통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자꾸 회의하게 합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무현이 서민을 위하는 대통령이었다라는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통하는 근본적 이유는 지난 1987년부터 지금까지 대다수 한국인들이 역사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이 전혀 없었으며, 무슨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나 인간적인 가치 추구보다는 오로지 돈 잘 벌고 생활이 그럭저럭 유지되면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물신주의적 의식의 천박함과 함께, 그것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민주화 세력과 극렬 노빠들 그리고 수구 꼴통 세력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가 서로 맞물려 벌어지는 또 한편의 비극인 셈인데...
 
  무슨 노무현이 날았다는 둥 그의 가치가 시민들의 머리 위에 내려 앉았다라는 둥의 감성에 호소하는 헛소리를 지껄여대는 이들이 다음 뷰에는 여전히 넘치네요...-_-;;;

  필자는 마지막으로 해당 포스팅을 작성한 광신적인 믿음의 자칭 논객이라는 노빠와 함께, 너무나 서민적인 대통령인 노무현 찬양가를 부르짖는 이들에게 시원하게 욕을 한마디 하고 싶은데, 공개적인 포스팅에다가 비속어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비슷한 어감의 단어로써, 대책없이 노무현을 찬양하는 여러분들의 위선과 가식에 찬 모습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 오늘의 포스팅을 이만 마치렵니다.
                                                   
                         십할  비양심!  족구하라고 그래!


※사진 출처: 다음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
사회 비판2009. 6. 19. 01:35
  여러분은 다른 이들로부터 자신이 속한 국가나 집단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이나 평가를 들어 보신 경험이 있나요? 그럴 경우 여러분은 통상 어떻게 대처하십니까? 그런 비판을 쏟아내는 이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뭔가 반성할만한 부분을 찾아 보시나요? 아니면 그런 일체의 말들을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적인 대응으로 맞서거나,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을 수시로 괴롭히고 아예 입을 막으려고 하십니까?

  필자가 다음 뷰에 사회 혹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이슈에 대한 비판 글을 송고하거나 다른 이들의 비판 글을 읽어보면, 항시 댓글란은 해당 포스팅을 작성한 이에 대한 욕설과 인신공격이 무슨 수학 공식처럼 난무하는 현상을 보게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자신이 속한 국가와 집단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까요? 오늘은 어떤 한국인 유학생이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소위 혹독한 내부 비판을 받은 어느 미국인 교수의 모습과 함께 누군가로부터 비판을 받게 된 상황에서 한국인과 미국인의 근본적 차이는 무엇인지를 한번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유학온 지 2년차가 되어가는 K씨. 그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굉장히 똑똑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런 그에게 뜻하지 않은 사건이 하나 생겼습니다...

  어느 날 그의 지도 교수가 미국의 민주주의와 매스 미디어와의 상관관계를 논하는 리포트를 작성하라고 학생들에게 과제물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K씨는 자신이 평소 즐겨 보았고 나름 심도있는 이해를 하였다고 믿었던 노엄 촘스키의 견해를 빌려서 미국 민주주의의 퇴보를 강력하게 성토하고, 그 기저에는 지나친 매스 미디어의 상업성과 정치적인 결탁을 꼬집으며 신랄한 비판을 가했었는데요. 리포트의 내용 중에는 이라크 전의 발발 계기와 그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과도한 정보 통제, 그리고 매스 미디어의 의도적인 왜곡 보도를 꼬집는 구절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이런 비판적 내용의 리포트를 제출하고 후에 해당 리포트에 대한 평점을 확인해 보니, 해당 교수가 자신에게 F 를 주었더랍니다. K씨는 이런 상황에 대해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어서 담당 교수에게 따지러 갔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담당 교수의 대답이 K씨가 쓴 리포트의 상당 구절이 노엄 촘스키의 서적을 무단으로 인용하였기에, 이른바 0점 처리를 하였다고 답변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K씨는 당시 리포트 하단에 분명히 노엄 촘스키의 서적에서 일부를 발췌하거나 인용하였음을 밝혔었고, 인용 구절은 특별히 색인까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도 교수가 이런 식의 답변을 하였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K씨는 학적과 사무실에 상세한 경위를 보고하는 한편, 자신이 속한 과의 다른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상세히 알리고 그들의 지지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친구들을 통해서 지도 교수가 미국 공화당의 골수 당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고,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자신의 리포트가 F학점 처리를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더욱 자신이 처한 부조리한 현실을 도저히 묵과하거나 받아 들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정치학과에 속한 다른 미국인 친구들의 지지와 함께, 소위 말하는 학생들의 교수에 대한 능력 평가라는 방법으로  해당 교수에게 맞섰다고 합니다. 학기가 끝날때마다 교수의 강의와 내용애 대한 세부적인 평가를 학생들이 하기에, 그것을 이용한 것이지요.

  결국 지도 교수는 K씨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한편, 그의 리포트 학점을 A로 번경하였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K씨가 겪은 일련의 사건입니다. K씨 개인으로 보면, 더 이상 여기에서 논할만한 것들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국가나 집단에 대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가라는 문제로 이 사건을 접근하면, 유의미한 사실 몇 가지가 보이는데,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한국에서 지도 교수에게 반발하는 외국인 학생이 어떻게 될까요? 과연 학교 생활하기가 편할까요? 특히나 소위 동남아시아나 제3세계의 국가...다시 말해서 한국보다 국가적 위상이나 국력이 한참 뒤지는 나라에서 유학을 온 어떤 외국인 학생이 한국 사회나 한국인들의 근성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장문의 리포트를 작성하였다면, 특히나 지도 교수가 이른바 폴리패서로써 특정정당과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거나 정치적 신념을 가진 인물이라면, 해당 외국인 유학생이 그런 사실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그는 해당 유학생에게 과연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아마도 한국같으면 절대로 해당 교수가 좋은 점수를 주지도 않을 것이며, 거기에 대해 제3세계에서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보이지 않습니까? 또한 그런 비판을 한 외국인 학생 혹은 외국인에게 동조하고 힘을 보태려는 한국인 대학생이나 시민들도 거의 없지 않을까요...
 

  아니 어쩌면, 그런 비판을 쏟아낸 외국인 학생을 집단 공격하거나 소위 왕따를 시킬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입니다...

 ...물론 혹자는 이 포스팅이 객관적이지 않다라고 비판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에 나와 한국에 대한 비판을 한 중국이나 일본 혹은 동남아시아의 외국인들이 대중들로부터 통상 어떤 취급을 그동안 받았었는지 생각하시면 이 글에 마냥 딴지를 걸지는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필자가 이런 식의 단정이나 예측을 하는 이유는 도무지 비판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그동안의 한국 사회를 지켜 보면서 생긴 경험의 소산이며 ,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인터넷 공간만 살펴 보아도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만이 최고이고 절대라는 아주 더러운 사회 풍토가 잠재해 있기에, K씨와 같은 외국 유학생들은 아예 그런 비판은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들곤 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반면에, 미국 사회도 한국처럼 자기들에 대한 비판에 대해 마냥 관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용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그런 주장을 하는 이를 철저히 탄압하고 왕따를 시키거나 마냥 배척하려고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국인과 한국인의 자기 비판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를 보았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이나 과장일까요...

  어떤 체제 그리고 어떤 문화를 가진 국가 혹은 사회이든간에 발전을 하려면 모종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선행 조건이 바로 합리적이고 날카로운 시각의 비판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왜 한국 사회가 변화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정체되어 있다라는 말을 자꾸 듣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