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판2011. 12. 10. 08:40
 지난 번 필자가 작성한 SNS, 희망의 전주곡이 되기 위한 조건 을 보고, 몇몇 분들이 이미 생활이 된 SNS를 무슨 학문 분석하듯이 하느냐라는 반응을 보이셔서 좀더 구체적인 우리네 생활과 관련하여 SNS를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필자는 전부터 SNS와 비교할 소재로 전기를 생각해 왔고, 오늘은 전기와 SNS를 비교해서 왜 이미 생활이 된 SNS를 필자와 같은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지를 밝힐 것인데, 우선 그 전에 먼저 살펴 볼 일단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날씨가 전기세를 인상시켰다?
 요즘 한국 사회는 여러가지로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습니다. 대내외적인 경제 악재로 인해 수출도 줄고 물가도 뛰어 서민들 삶은 더욱 고단해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공공요금도 자연히 인상되고 있는 중인데요. 필자는 인상되는 공공요금 중에서도...특히, 전기세가 또다시 인상된다고 하는 뉴스에 주목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 9월15일 유례없는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해 산업계 각 분야에 피해가 있었고, 그로 인한 배상 문제와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전이 전기세 인상이라는 카드로써 이 상황을 메꾸려 한다고 사람들의 불만이 꽤 많아 보인다는 일단의 뉴스 말입니다... 

 우리네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에너지원인 전기에 대한 세금이 또 오른다니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인데요...필자는 바로 여기에서 조금 불편한 사실을 하나 발견하였고 대규모 정전과 관련하여, 요즘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SNS의 표현의 자유 논란에 대한 견해를 다시 한번 펼치고자 합니다.

 지금 지구촌에서 가장 큰 문제들 중의 하나는 바로 지구온난화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주범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서방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벌인 환경 파괴와 온실가스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전지구적인 거시적 화두에 대해 한번씩은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날씨도 지난 20여년 사이에 크게 변하였다는 것을 사람들도 모두 느낄만큼 이상 고온과 한파가 자주 오고 있으며, 여름과 겨울의 두 계절만 존재하는 듯한 기분이 들만큼 날씨 패턴도 크게 변하였음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으며 이는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닙니다만...

 여기에서 정말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여름철 아침 뉴스를 보면 전기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라는 보도를 여러분도 자주 접하였을 것입니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조금씩 계속 상승하니 사람들이 냉방기를 더 많이 가동해서 그렇지 않느냐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아닌 듯 하지만, 사실 이 안에는 묘한 군중심리의 일단이 숨어 있다라는 것이 필자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글의 핵심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지경인 여름 날씨에...우리네 어렵고 힘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 기술의 발달로 인한 냉방기 보급의 저변화로 각 가정 , 사무실, 건물들에 대부분 비치된 냉방기들은 정말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고, 자연히 더운 날씨가 되면 이 기기들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 우리네 생활 패턴인데요...

  여기서 한번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름이 되어 날씨가 몹시 덥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뉴스에서도 오늘 기온은 최고 30도를 훌쩍 넘길 것이라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말만 들어도 필자를 비롯한 여러분들 대부분은 왠지 오늘은 정말 더울 것 같은 기분이나 감정이 팍팍 밀려 옵니다. 가족들과 집에서 있는 사람도, 회사를 출근해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도, 혹은 학교나 그 외의 다른 장소에 있는 분들도 서로간에 오늘의 날씨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으며, 오늘은 정말 덥다라는 점에 모두가 수긍합니다. 그리고, 정말 한낮에 더위가 느껴지자 모두가 일제히 냉방기를 틀어 댑니다. 그리고, 다음 날 또 다시 뉴스에서는 어제 전기 수요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라는 뉴스가 보도되고 여러분들은 어제의 날씨가 정말 더웠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뉴스에서 또다시 오늘은 더 더울 것 같다라는 보도를 합니다. 다시, 우리들은 가정이나 사무실 학교 등에 나가 서로서로 인사를 나누며, 오늘은 날씨가 더 덥다라고 인사를 주고 받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정말 한낮의 날씨가 덥다고 판단되자 또 일제히 냉방기를 가동하고, 그 다음날 뉴스엔 어김없이 전기 수요량이 또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였다라는 식의 뉴스가 보도되는 것을 여러분도 경험을 했고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필자는 여러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왜, 여러분들은 지난 여름에 전기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였다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네 몸이 너무나 정확하고 기계적이라서 온도에 따라 정확한 실내외 온도를 잡아내서 그렇다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뉴스나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받게 된 주관적 기분이나 감정이 알게 모르게 작용했다라고 보십니까? 만약에 정말 이성적으로 사고를 하는 사람들만 모였다면, 당연히 지난 여름철의 날씨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고온 현상의 일단이며, 이런 때일수록 모두가 전기 수요를 자제하고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낮추어야 한다라고 판단하고 대처하겠지만, 필자가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여름철 냉방기 사용은 그냥 생활의 한 패턴이기에 별다른 주의나 의식을 하지 않았으며, 또한 여기에 이 정도 기온에 각 개인이나 집단은 반드시 얼마의 전기를 사용하고 시간은 이만큼을 꼭 지켜야 한다라는 규정은 없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자율의지에 맡겨진 부분이기에, 혼자만의 결정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다른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요컨데, 뉴스를 통해서 연일 날씨가 덥다라는 뉴스를 접했고, 회사나 학교, 각 가정에서 가족, 이웃, 회사 동료, 학교 친구들간에 나누는 날씨에 관한 사소한 대화 속에서 이미 여러분은 오늘 날씨가 덥다라고 암묵적 판단을 내린 상태였다라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전기라는 에너지가 무한정인 에너지원이 아니며 사상 최고치의 전기 수요량을 갈아치웠다라는 뉴스가 의미하는 바를 크게 인지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얘기를 전기세 인상이라는 부분에 집중해 봅시다.

 지난 9월 15일은 기록적인 늦더위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연히 가정이나 사무실등에 비치된 냉방기구를 일제히 틀었고, 결국 유례없는 정전 사태가 촉발되었는데요... 여러분은 과연 이것이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한전의 전기 수요 예측 실패의 결과 탓이라고만 생각하십니까? 위에서 이미 설명하였듯이 필자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이 사건을 가만히 돌이켜보면 이미 9월 15일의 기록적인 늦더위 전에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 고온 현상이나 폭우 혹은 한파에 대한 뉴스를 자주 접하고, 실생활에서 그것을 피부로 느끼며 필자를 비롯한 여러분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9월 15일에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는 여기에서도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처한 집단 군중들의 심리를 보게 됩니다. 때는 누가 봐도 9월의 하순, 필자를 비롯한 여러분들은 무덥고 짜증나는 지난 여름 날씨와는 달리 가을의 정취를 한창 만끽할 때라는 무언의 공감대와 인식을 바탕으로, 청명하고 쾌청한 가을 날씨를 마음 속으로 연상하며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실제 뉴스라든가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가을의 푸른 하늘과 정취를 느낄만한 장면이 자주 보여집니다. 그런데, 그 날따라 유독 날씨가 평소의(?) 가을답지 않게 너무 더웠던 것입니다. 자연히, 여러분들은 각 가정이나 사무실, 빌딩등에 비치된 냉방기구를 일제히 틀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여름철, 평상시 우리들이 늘상 해 왔던 생활 속 모습이었지만,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이제 여름은 다 끝났다라는 일종의 심리적 안도나 인식과 함께, 평소답지 않은 가을 날씨에 대해서 사람들이 평소 여름철 날씨를 대하듯이 냉방기를 일제히 가동했다라는 점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결과적으로 때아닌 늦가을 날씨에 대한 안일한 대처였다라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아마 당시의 한전도 평상시의 가을 날씨에 그래왔던 것처럼 기기를 점검하거나 일정을 짜고 그 날을 보내고 있었을 것입니니다. 하지만, 평상시 여름에 느끼는 더위와 늦가을의 때아닌 늦더위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는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거기에 사람들마다 더위를 느끼는 정도나 강도는 지극히 주관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매우 덥다라고 해서 냉방기를 최대로 가동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이 정도의 더위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서 냉방기를 최소로 가동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았던 이들도 있었을 것인데요...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이런 식의 때아닌 이상 고온과 그로 인한 더위에 대한 주관적인 각 사람들의 대처 심리를 예측하고 측정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라는 점입니다. 다만, 각 가정에 보급된 냉난방기의 수요와 전기 소모량을 대입해서 평균치와 통계치를 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는 아이러니한 사실을 여러분들은 혼쾌히 인정하십니까?

  여기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전 냉난방기의 가격도 많이 저렴해지고, 그만큼 해당 기기들의 보급률이 늘다보니 각 가정이나 사무실의 전기 수요량을 예측하기는 더욱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전측에서도 때는 가을이라는 기존의 인식 아래서 발전기 몇 기를 중단한 상태였다고 뉴스에서 보도가 되었다지만 그 사실은 시민들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며, 설령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전체 가구의 전기 수요량이 이 정도이니까 나는 오늘은 이만큼의 전기만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서 냉난방기를 틀어대는 사람은 위에 여름철 날씨에 대한 우리네 대처에서 보았듯이 그리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기는 현대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에너지이자 이미 우리네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날씨라는 요소도 우리네 생활의 아주 중요한 일부입니다. 분명히 이상기온이라는 문제는 그 전부터 있어 왔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그 문제의 심각성이나 예외성, 혹은 예측 불가능성, 불확정성보다는 과거부터 늘상 해 오던 습관대로 대응을 했고 이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여기엔 물론 한전도 포함됩니다)가 평상시처럼 행동함으로써 예기치 않게 발생한 대규모 정전 사태와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전기세 인상이라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고, 그로 인해 그 전까지 우리들이 해 오던 전기에 대한 습관을 주머니 사정을 한번 더 고려하며 사용하게 된 불편한 현실이 남았다라는 점입니다. 

대규모 정전 사태와 SNS 표현의 자유의 상관성
 이제, SNS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얘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SNS도 전기만큼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한 생활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이른바 소셜 네트워킹을 하지 않으면 원시인 취급을 받을 지경에 이르렀으니까 말입니다.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스마트 폰을 비롯한 가전기기 에너지원의 대부분이 전기인 것처럼 SNS를 움직이는 것은 다름아닌 정보입니다. 그리고, 그 정보에는 온갖 유무형의 법칙과 개인적인 정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서 유의미하거나 그렇지 않은 사소한 정보들까지도 스스럼없이 서로 교환하면서 소통과 나눔을 얘기하고, 이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니며 SNS의 가장 큰 장점이자 미래성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SNS를 통해서 너무 많은 정보...다시 말해서 정확한 사건의 경위나 개인적 입장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라든가, 예측이 쉽지 않은 국가적인 중대사같이 정보의 량이 너무 많은 정보들...비유를 하자면 이것은 마치 예측하지 못했던 이상 고온이나 한파같은 날씨와 같은 류의 정보가 유입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령, 요즘 한창 말많은 A양 동영상 파문 뉴스가 SNS를 통해 전파되었습니다. 필자를 비롯한 여러분들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할까요? 평상시 SNS에서 여러분들이 해 오던 방식처럼...도대체, 그 A양이 누구일까라는 일종의 호기심과 함께, 문제의 해당 동영상을 보게 된다면 얘기는 대규모 정전 사태와 비슷해지는 것입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A양의 지극히 사적인 관계와 그녀의 은밀한 모습에 대한 얘기와 법적 대응과 같은 소식이나 동영상들을 뉴스나 SNS를 통해 보게 되면서, 또 다시 자연스럽게 뉴스나 SNS를 통해 그녀에 대한 기사를 찾아 보거나, 지극히 친한 지인들 사이엔 일종의 가쉽거리로써 얘기를 주고 받을만한 화제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9월 5일 A양에 대한 기사나 동영상 조회가 가히 폭발적이었다라고 하는 뉴스가 그 사실을 정확히 반증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와중에서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극도로 나빠질 것이고, 이미 그것은 A양 당사자에게는 사회적인 매장이나 다름 없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전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전기의 흐름이 끊어지고 결국 정전이 오는 것처럼 SNS를 통해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넘쳐서 일종의 과부화된 정보들 혹은 유통되지 말아야 할 정보들...이를테면 전기에서처럼 필자나 여러분과 같은 평범한 개인이 나라 전체의 전기 총량과 각 개인의 전기량을 모두 예측하거나 측정하고 실시간대별로 최적의 크기만큼 전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처럼...하루하루의 바쁜 일과와 시간의 부족에 허덕이는 평범한 개개인이 외부의 주장이나 의견을 배제한 체...주체적으로 관련 정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국가적인 중대사나 특정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같은 것들이 A양 사건처럼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아래 무방비로 급속히 퍼질 경우에...자칫하면 그 사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 하는 사람이라든가 집단과의 사회적 관계는 사실상 갈등을 유발하거나 단절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SNS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소통과 나눔이라는 네트워크의 장점을 크게 훼손하게 된다라는 말입니다.

 때아닌 가을철
더위에 사람들이 전기를 얼마를 써야 하고 얼마의 시간만큼만 사용해야 하는지를 획일적으로 정할 수 없었으며, 그 수요량을 미처 예측할 수 없었듯이...SNS에서 유통되는 어마어마한 량의 정보를 얼마만큼 나누고 그것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지, 그것을 나누는 당사자들조차도 감히 예측하거나 감당할 수 없고 온전하게 책임을 질 수도 없다라는 것이 지금의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필자는 지난 번 글에서 SNS를 통한 정보를 나누는 행위는 나쁘지 않으나 집단 속에 혹은 특정 상황에 대한 개인의 심리나 행동이 평소와는 확연히 다를 수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한 교육, 언론, 학계의 근본적인 고찰과 합의,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 비전을 포함한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감히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몇몇 분들이 SNS는 이미 생활인데 무슨 케케먹은 얘기를 하느냐고 비판하시겠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전기도 사실 아주 어릴 때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서 그 사용법을 익히고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쓰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감전사나 화재, 합선으로 인한 각종 정전 사고로 개인이나 집단의 재산을 손실하는 사례도 발생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전기는 안전 수칙을 따르지 않으면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과 같은 물리적인 사고나 재앙이 반드시 따르겠지만, SNS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를 다루고 그로 인한 피해도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라는 이유 때문에,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으킬 소지가 상대적으로 너무 적으며 그렇기에 더욱 조심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이 SNS를 통해 정보를 나누는 것은 이제는 생활 양식의 한 부분이 되어 가고 있다지만, 이것이 때로는 어떤 이에게 견딜 수 없는 정신적 인격적 고통을 안겨 주고, 그럼으로써 해당 당사자와 사람들 간에 혹은 당사자와 이해나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에 갈등과 단절을 부를 수 있고 더 나아가서...때로는 극단적인 선택과 함께 국가적 사회적 손실을 줄 수 있다라는 점을 여러분은 제대로 인식하십니까? 날씨가 너무 더워지거나 추워지니까 냉난방기를 가동하자라는 우리네 평범한 생활 양식이나 A양의 사례에서처럼 그녀가 누구냐라는 호기심으로 인한 극히 사소한 정보 교류와 해당 정보의 확대재상산이...결국은 대규모 정전 사태나 특정 개인의 인격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라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각 가정이나 사무실 혹은 각 건물, 시설들에 배치된 냉난방기를 어느 정도 틀어야만 그 사람이 심리적으로 100% 만족할지에 대한 확실한 답이 있다고 보십니까? 그저 평균치를 내고 과도한 전기 사용에 대한 일종의 지침이나 전기세 인상과 같은 제한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듯이, SNS를 통해서 교류되는 각종 정보에 대한 개인의 판단도 여론 수렴이나 자정 능력이라는 미명아래 그저 평균치를 내거나 통계를 내고 거기에 따르거나 반응 혹은 거부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보이는 모습의 전부입니다.

 각 개인이 선택한 일상의 습관들이 모이고 모여서 대규모 정전 사태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하듯이, SNS를 통해서 교류되는 정보의 과다로 인해서 결국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적으로 공격을 받거나 매장 혹은 격리된다라면, 이것은 SNS가 자랑하는 소통과 나눔의 파괴이자 네트워크의 붕괴가 아닐까요?

 전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원이지만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하며,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것이라면 SNS를 통한 정보 교류와 소통도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것이며, 해당 정보의 량을 전부 눈으로 확인하거나 가늠할 수 없다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어느 정도의 지침과 규칙은 분명히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나의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 있는 전기 기구를 무심코 사용하는 생활의 패턴들의 조합, 여기에 좀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일반적인 주장처럼 거기에 합당한 전기세를 내고 자신의 경제적 여력의 범위만큼 전기를 쓰겠다라고 생각하면서...그런데 사실은 그런 합리적인 경제적 판단과 생각을 하는 이들이 상당수였고, 그래서 모두가 일제히 전기를 쓰게 되고, 여기에 지난번 때늦은 늦가을 더위같은 변수가 겹치게 되면 예기치 않은 대규모 정전 사태가 올 수도 있듯이, SNS를 통한 측정할 수 없는 량의 정보 홍수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저지르는 정보의 교류와 소통이라는 미명아래...다시 말해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사적 정보가 지나치게 노출된다면, 자신의 정보가 노출된 해당 당사자에게는 사회적 관계의 파괴를 안겨 줄 것이고, 우리들이 무심코 SNS를 통해 구현하는 정보의 교류나 나눔이라는 생활 속 행위 자체가 결국 사회적 관계를 파괴하거나 개개인간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라는 사실도 깊이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에 대한 기본적 상식을 아주 어릴 때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알게 모르게 배우고, 전기로 인한 물리적 사고나 재앙을 예방하듯이, SNS를 통한 정보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나 집단 속에 처해서 특정 상황을 바라보는 개인의 행동의 차이를 깊이 인식하고, 차분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를 주체적으로 분석하고 받아들이는 인식과 행동 습관들도, 전기에서의 안전 수칙과 같이 일종의 지침이나 규범 혹은 법률과 교육이 수반되어야 한다라고 필자는 주장하는 바인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P.S: 오늘의 글이 오해의 소지를 부를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필자는 몇 가지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글이 한전의 전기세 인상 방안을 옹호하려거나 공격하려고 쓴 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또한 일반 대중들의 당시 상황 대처를 질책하거나 훈계하겠다라고 쓰여진 글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SNS를 통해서 유통되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보거나 물리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정보라는 사실이며, 이것이 주는 장점만 생각하고 그 이면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간과하거나 외면하면 작게는 특정 개인의 인격을 말살하거나 혹은 특정 집단이나 그룹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서 결국엔 SNS가 지향하는 소통과 나눔, 다양성 그리고 집단지성이라든가 자정 능력이라는 화두를 무색하게 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생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전기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에너지원이지만 우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빛으로 혹은 열이나 영상, 통신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전기를 잘못 다루거나 안전 수칙을 무시하면 개인 혹은 집단의 생명이나 재산을 손실할 수 있는 물리적 사고를 불러 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안전 교육이나 해당 분야에 대한 각종 법률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네 몸에도 일정량의 전자기적 에너지가 흐르고 있고, 이것 때문에 스마트 폰의 액정 화면을 터치해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전기 에너지는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우리 주변을 둘러싼 강력한 물리적 힘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SNS를 통한 정보와 함께 그것을 나누고 교류하는 행위는 현대인들에겐 이제 필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한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올바른 사회적 공론이나 여론 수렴, 방향성이 제시되지만, 그렇지 않은 정보...이를테면 개인의 사생활이나 특정 개인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성의 내용들 혹은 대부분의 평범한 개개인이 모두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의 정보나 경로를 가진 국가적 중대사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루머 혹은 괴담들이 유통된다면, 전기에서처럼 눈으로 직접 확인되는 물리적인 사고는 아니겠지만 유무형으로 사회적 국가적 손실을 측정할 수 없을만큼 키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분명히 언급하겠지만, 지금 벌어지는 한미FTA에 대한 불필요한 사회 정치적 갈등이나 극한 논쟁도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전기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똑같고 그 형태나 쓰임새가 다양하듯이, SNS를 통한 정보의 교류나 확산속도와 그에 대한 파장도 비유적으로 보자면 가히 빛의 속도에 맞먹는 것이며, 공교롭게도 SNS를 구현하는 물리적인 에너지원이 전기라고 필자는 생각하였기에, 오늘 글의 소재로써 전기를 언급하고 대규모 정전 사태를 언급한 것이지 누군가를 특별히 지적해서 옹호하거나 공격할 의도로 쓴 글이 아님을 밝혀 둡니다.  

 필자가 다음 글을 작성하기 전까지 필자의 생각이나 논조를 예단하지 마시길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7. 20. 13:24
  요즈음 한국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 정국을 서서히 벗어나 이른바 미디어 법 찬반논란으로 굉장히 시끄러운 모양새입니다. 수 많은 민주 진보 인사들은 주장하기를, 지금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소위 미디어 법은 그동안 한국 근현대사에 여러모로 지대한 영향을 준 조중동으로 명명된 몇몇 메이저 신문사들, 그리고 역시나 한국 경제의 중추이자 핵심인 일부 대기업...좀더 구체적으로는 재벌이라고 불리우는 특정 계층의 사람이나 집단 혹은 회사가 미디어를 장악하면, 한국 사회가 해방후 수십년간 힘들게 이룩한 민주주의는 모두 허사가 되며, 소위 그들만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지금 현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미디어 법만은 결사 반대 내지는 결사 항전으로 버텨야 한다라고 하는 내용은 이곳 다음 뷰에서도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선 분명히 할 부분은, 지금 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필자도 원칙적으로는(!!!) 그런 여러분들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그러나 미디어 법 반대 그 이후와 함께 현대 미디어의 본질적 부분들을 좀더 생각해 보니까, 마냥 동감만 하기에는 뭔가가 석연치 않을뿐만 아니라, 반대를 한다는 이들의 진정성이나 비전이란 것에 대해서도 중대한 의문이 생겨서, 이 부분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SK글로벌 증권 분식회계와 소버린의 SK경영권 위협에 대한 단상
  미디어 법에 대한 논란을 다루기 전에 우선적으로 반드시 짚고 가야할만한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노무현 참여정부 임기시절인 지난 2003년, SK글로벌 증권이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운동에 관한 얘기입니다.

  당시,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운동은 위에서 언급한 SK그룹의 분식회계와 같은 한국 대기업 특유의 부정과 편법, 그리고 소위 황제 경영으로 불리는 재벌들의 경영 지배 구조의 폐쇄성이나 후진성을 개선하겠다라는 원대한 구상을 가지고서 소액주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자 했었던 시민 운동이었으며, 이런 참여연대의 노력은 상당한 성과를 발휘하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력 이양으로 독립을 하게 된 검찰이 의욕적으로 수사를 진행했었던 사안이 바로 SK글로벌 증권 분식회계 사건이었는데요.

  그런데, 그 당시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검찰의 의욕적인 수사,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과 바램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뜻하지 않은 제3의 세력이 등장하면서 SK글로벌 분식회계와 SK그룹 총수에 대한 사법 처리에 관한 국민들의 여론이나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운동의 취지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일부 혹자는 소버린을 건전한 투자자라고 규정하면서, 덕분에 SK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투명해졌고 주식 투자자들도 이득을 보았다고 주장하시지만, 당시 정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정말 아차하는 순간에 그전까지 듣도 보도 못한 해외의 일개 사모 펀드가 국내 최대의 통신 회사를 가진 대기업을 거의 헐값에 집어 삼키는 참담한 비극을 맞을뻔한 상황이었을뿐만 아니라,

  국내적인 시각에만 머물러(!!!) 재벌들의 그릇된 관행을 고발하고 시정하려던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운동도 빛이 크게 바래게 되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면서, 이제 미디어 법에 대한 얘기를 본격적으로 한번 해 보겠습니다.


미디어 법 반대를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
1) 통신 미디어의 발달, 그리고 초거대 다국적 미디어 기업들의 탄생
  현대의 과학 기술은 인류가 그 전세기 모두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나 통신과 미디어의 발달은 과거 인류가 수 개월을 소비해야 받아볼 수 있었던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달할 수 있게끔 만들었으며, 여러분이 일평생을 살아도 가 보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의 오지나 그 곳 사람들의 풍습도 자신의 집 안방에서 TV를 통해 볼 수 있는 시대...다시 말해 전지구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는 진정한 세계화 추세에 통신과 미디어의 발달은 주춧돌의 역할를 차지했던 겁니다.

 여기서 통신 미디어 분야의 획기적 발전을 좀더 자세히 묘사하자면, 컴퓨터, 휴대폰및  무선 와이브로등으로 대변되는 이동통신, 케이블 TV, 백색가전 제품, 지상파와 TV로 대변되는 방송, 출판, 전자 게임, 연예 엔터테인먼트등으로 표현되는 유희나 오락등등이 점차 하나의 거대한 통신망과 유기적인 네트워크 안으로 흡수 통합되면서, 초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21세기라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가장 유망한 산업 분야중에 하나로써 통신 미디어 분야를 일찌감치 주목하게 되는 위상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초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21세기의 거의 모든 산업 영역과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될 미디어와 통신 분야를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암투와 함께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거대한 규모의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초국적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는, 1995년 월트 디즈니와 ABC TV 와의 합병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여러분이 주목할 부분은, 이런 식의 초거대 다국적 미디어 기업들이 연이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가 1996년 미국 의회의 통신법(지금 한국의 일명 미디어 법과 유사함!)이 가결되면서부터였다는 것입니다. 

  이 통신법은 지역 전화 회사와 케이블 TV를 포함한 모든 사업자나 기업이 미디어 통신 시장에 참여하도록 허용했었는데, 그 결과 미디어 통신 분야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하기 위한 이합집산과 각축전이 이루어지면서, 바로 위 문단에서 필자가 언급한 초거대 기업들간의 합병이 줄을 잇게 된 것입니다.

  미국이 통신법을 가결한 1997년 이전까지만 해도 미디어 통신 산업을 규제하는 나라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초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이 분야에 진출하기를 꺼려 왔습니다. 가령, 독일같은 나라에서는 통신 사업을 국영 기업이 독점하거나 정부가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는 형태로써 이 분야를 강력하게 견제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비단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내 다른 몇몇 국가들도 통신 미디어 사업 주체는 민간 기업이지만, 그들이 통신 미디어 사업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는 대신에 공공성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여러 규제 조치를 받아들여야만 했었습니다.

  그러나, 1997년 세계 60개국이 모인 WTO의 주도 아래, 회의가 열리고 미디어 통신시장의 국가 독점과 규제를 점차적으로 종식시킨다는 조약이 맺어지면서, 사정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혹시 알고 계십니까?


   ...여기에서 필자가 이렇게 구구절절히 여러 다국적 기업의 사례와 함께, 1996년의 미국 통신법 가결과 1997년의 WTO에서의 조약을 상기시키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 미디어 통신 시장의 융합 혹은 통합과 개방은 세계적인 흐름이자 대세라는 말입니다.

  과거에는 신문이나 TV, 라디오와 같은 매체들이 각자 독자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대중들을 접하였다면, 이제는 모든 통신 미디어 수단이 융합되고 서로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나아가는 환경과 구조로 변하였기 때문에,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소요되는 미디어 통신 산업 분야의 대기업 진출을 반대할 구실(구체적으로 민주주의 수호라든가 일반 시민들의 알 권리,여론의 다양성등등과 같은 추상적 가치와 구호들)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명분이나 실리라는 양쪽 측면 모두에서 입지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2. 통신 미디어의 속성과 국가 권력의 축소 
  필자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세계적인 추세와 다국적 기업들의 행태를 볼 때, 결국 한국의 미디어 통신 시장도 자본을 축적한 일부 대기업들에게 개방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한다면,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통신이나 미디어가 갖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시장의 논리에만 맡겨서는 안되며, 바로 그런 역할을 담당하라고 정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또한 지금 오바마 미 행정부도 신문과 방송을 겸영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예를 드실지도 모릅니다. (※관련기사: 오바마가 몰고 올 미디어 혁명)

  다시 거듭해서 말하지만 이러한 여러분들의 주장에는 분명히 나름의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깊게 생각을 하면, 이것 역시도 현실적으로는 커다란 난관과 모순에 봉착하여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은 WTO(세계 무역 기구)라든가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NAFTA( 북미 자유 무역 협정) , 그리고 요근래의 한미FTA에 대해서 한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들이 일반 시민들을 위한 국제 조직이나 기구 혹은 무역 협정이라고 보시나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국제 조직이나 기구, 혹은 협정들은 모두 기존의 노동 관행이나 환경 혹은 기업의 규제에 대한 각국 정부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한 초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이해 관계가 깊이 반영된 결과물중의 일부입니다.

  이를테면, WTO체제 내에서의 각국 정부는 이른바 무역 자유화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국가 주권을 행사해야만 합니다. WTO와 같은 국제 조직의 관리들은 어떤 정부의 통제도 받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WTO에서 맺어진 무역 협정과 기준을 위배한 나라들에게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간단하게 말해서, 초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생산활동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인 셈입니다. 
상품과 서비스, 자본의 교류를 원활히 한다라는 명목으로 국경이 없는 시장, 그리고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며, 그것를 위해 설립된 기구나 협정이 바로 WTO라든가 FTA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자본이 결합되어 빛의 속도로 전세계를 넘나들 수 있는 대표적 분야는 바로 통신 미디어 산업이 아닙니까? 게다가 한국은 수출과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지요? 자연히 WTO같은 기구들의 동향이나 방침에 소위 내수 시장이 든든한 다른 나라들보다 더 민감하겠지요?

  또한 이 부분에서도 익히 아시다시피, 과거 산업 혁명 시절에, 시민 계급이 출현하고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계가 완성되면서 출현한 정부라는 기구나 조직은, 지도상으로 확연하게 구분지어진 국토를 관리하고 통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통신 시장의 규모나 발전 속도 그리고 범위가 전지구적으로 확대되는 상황과 WTO같은 국제 무역 기구 체제하에서는, 각국 정부의 규제와 권한은 축소되거나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다시 말하지만, 미디어 통신 분야만큼 국경을 초월하고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자본을 아우르려는 초거대 다국적 기업의 목표와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분야가 있던가요? 그리고 이런 흐름은 자본주의 체제가 존속하는 한 앞으로 계속되지 않겠습니까?...


3. 공영방송의 실상과 한계
  필자가 이렇게까지 설명을 해 줘도, 혹자는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그래도 소위 지상파 방송만은 대기업의 진출을 막고 소위 공영 방송 체제로 가야만 한다라고 주장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이미 오래 전부터 텔레비젼으로 대변되는 공영방송이 추구했던 가치와 노력들...

  다시 말해서, 일반 대중들의 의식 함양과 공익을 위해 만들어졌던 각종 교양 프로그램은 천박한 대중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철저하게 외면당하였으며 사실상 거의 유명무실해지는 단계에 이르렀고, 또한 자본주의 체제내에서의 방송사 운영이란 것도 어차피 이윤 추구를 외면할 수 없기에... 

  이론상이나 원칙적으로는 공영 방송에 광고가 하나도 없어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각 프로그램의 제작비와 인건비를 대기 위해 소위 협찬 명목으로 민간 대기업들에게 완전히 기대고 있는 실정이나 형편이 아닙니까?


  그리고 이런 과정이 무한 반복되면서, 교육 교양 시사 다큐멘터리와 같은 공영방송만의 프로그램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낮아지고, 대신 그 자리에, 지극히 가볍고 시청한 뒤에 머리에 남는 것은 거의 없는 가쉽성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다라는 경영상의 압박이 여러모로 가중되고 있지 않습니까? 또한 가뜩이나 열악한 외주 제작업체에게 피해를 전가하거나 각종 부대 경비를 떠넘기는 그릇된 관행이 왜 생겼을까요?

  이미 작금의 현실이 이러하고, 또다른 한편으로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와 일거수일투족이나 사사건건 문제삼으며 마녀사냥에나 열중하는 지극히 말초적이고 천박한 인식과 의식을 가진 사회와 구성원들이...
 
  지금 이 시간 소위 미디어 법을 앞에 두고서는 갑자기 고차원적이고 대단히 성숙한 민주 시민의 모습을 짐짓 가장하며, 현대 미디어가 갖는 여러 철학적 함의와 함께 그것의 영향력이 갖는 파괴력을 우려하고 민주주의의 수호를 외친다고 한다면, 과연 그런 분들의 진정성과 극히 단순하고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비전을 그대로 믿고 따르거나 좋게만 보아 줄 수 있을까라는 말입니다. 
 


4. 극소수의 사이버 스페이스 형 인간과 절대 다수의 오프 라인형 인간으로의 철저한 계급 분화 
  필자가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미디어 법 반대에 대해 회의적인 이유는, 여전히 인터넷과 사이버 스페이스, 그리고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즐길만한 여력이나 인식이 없는 사회 구성원들이 대다수라는 사실입니다. 

  비록 통계상으로는 한국 사회내에서 3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단순한 뉴스나 정보 찾기 수준이며, 그런 차원을 넘어서서 날마다 급변하는 통신 미디어의 실상을 미리 경험하고 그것을 심도있게 평가하거나, 새로운 시대의 사회상을 예측 혹은 그려볼만한 의식과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양질의 문화 콘텐츠, 사이버 스페이스, 그리고 현실을 방불케하는 가상 체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고 그런 환경에 이미 익숙하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당장 생활하는데에 필요한 의식주 문제마저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는 사회 구성원들이 훨씬 더 많다라는 현실을 생각해 보셨나요? 지금 그분들에게 새로운 환경의 미디어 통신, 그리고 네트워크와 미디어 법 폐해에 대한 논의가 정말 눈에 들어 오기는 할까요?... 

  일반 국민들의 미디어 법 반대 여론이 다수라고 하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엔 그것은 통계상의 수치일뿐이라고 보여집니다. 만약 여러분들의 주장대로 일반 국민들이 지금 미디어 법이 갖는 의미를 정말로 깊이 인식하고 그것의 위험성을 심도있게 알고 있다면, 작년의 쇠고기 촛불집회와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의 시위나 행렬이 거리에서 연출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한, 이미 미국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디지털 방송이 한국에서도 2012년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왜 생겼으며, 어떻게 기존의 통신과 미디어 시장을 재편할지, 그리고 각 산업 분야에는 어떤 효과가 있으며, 어떠한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논하자는 사회적 공론화는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며, 디지털 방송 체제로 전환하려는 기초적인 인프라 구축이나 대국민 홍보라는 측면 모두에서, 한국 사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은 지금 한나라당이 제출한 미디어 관련 법안의 발효 시점이 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는 2012년인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넓은 시각과 관점에서 고민하신 적이 있습니까? 그리고 이런 국가적, 범국민적 규모와 차원의 사업을 정부 단독으로 주도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또한 각 세대가 그동안 보유한 아날로그 방식의 TV단말기 및 수신기 교체를 비롯해서, 각종 통신망이나 데이터 연결망 일체를 한국 정부가 모두 소유하고 있던가요? 만약 정부가 그 모두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한다면, 지금 그것들의 실제 소유자가 과연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거대 미디어 통신 시장을 하나로 융합해서,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디지털 방송이란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이런 거대한 규모의 사업과 거기에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재벌이 아닌 민간 중소 기업체들이 감당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의 미디어 통신 분야에서 민주주의적 이상과 가치만을 추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걸리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고, 반대를 해서 얻고자 하는 결과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밀려 옵니다.

 


결론
  지금 이 시각에도 실로 많은 분들이 소위 미디어 법으로 명명된 현정부와 여당의 언론 관련 법안에 대해서, 심한 우려와 함께 각종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며 다양한 비판적 의견과 주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장들은 대부분 기존의 민주주의적 가치라든가 진보주의적 시각에서 기반한 것들이며, 분명히 일리가 있고 결단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측면에서...좀더 구체적으로는 한국만이 아닌 세계적인 시각과 함께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된 악마적 속성과 자본주의 체제의 심화와 이행과정 (산업 자본주의→금융 자본주의→문화 자본주의)등을 깊이있게 고려하고 바라볼 때에는, 또다른 차원의 중대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합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그리고 그것과 관련해서 벌였던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과 검찰의 의욕적인 수사, 그리고 국민적인 지지와 여론등은 한국내 시장 경제의 공정성과 민주주의 체제면에서만 보자면, 분명히 의미있고 진일보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버린이라는 해외 사모 펀드의 출현과 함께 그들이 벌인 일련의 모습으로 인해, SK그룹의 경영 지배 구조 개선이나 그룹 총수에 대한 강력한 처벌보다는, 해외 투기 자본의 국내 기업 경영권 위협이라든가 그룹 총수의 집행유예와 사면과 같은 결과를 낳게 된 과거의 사례와 현실들을 곰곰히 돌이켜 볼 때, 
지금의 미디어 법 문제도 국내적 시각으로만 다루고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닌 듯 보여집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한국 사회내에서 여야를 비롯한 기성 정치권, 그리고 다수의(?!) 국민들 모두가 신문 방송 겸영과 권력의 구도 문제로만 이 사안을 바라보고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한심하고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소위 한류 열풍의 주역이라는 한국의 잠재성 있는 문화 콘텐츠 시장을 어느 순간에 외국의 초거대 다국적 기업이 차지하고서 주인 행세를 하게 되는 비극적 상황과 더불어, 그로 인한 국가적 성장 잠재력의 하락이라는 만일의 상황을 확실하게 방지하려면... 

  과연 여러분들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말해서, 지금처럼 계속해서 일부 대기업이나 재벌들을 극도로 부정 불신하고 방송 진출을 결사적으로 막는 것만이 최선의 방책이며, 그렇게 해서 현정부의 의도를 좌절시키기만 하면...
 
  그래서, 지금 여러분들이 오매물망(?!) 바라는 소위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는 지금과 같은 미디어 법 문제는 완전히 일단락되고, 두번 다시 거론되지 않는 차원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인...

 
  아니 좀더 솔직하게 말해서...비관적, 절망적인 견해가 도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인데, 여러분들은 어떤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Posted by 네 오 N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