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판2011. 12. 24. 19:23
 얼마전 필자는 피겨 여왕 김연아와 관련하여, 약간은 색다른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가...이른바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종편방송에 일일 앵커 형식으로 깜짝 출현을 했으며, 이로 인해 진보적 색채를 지녔다고 여기는 분들의 비판과 질책이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의제 설정에 첫 단추(?)를 끼운 공지영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말들이 참 많았던 것 같은데요...

 
 오늘은 소위 김연아와 공지영으로 대변되는 종편 방송 논란의 진짜 문제점(?)을 필자의 관점에서 한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단에서는 최근 사회적 이슈를 주도한다는 "나꼼수"에 대한 필자만의 생각을 잠시 밝힐 예정이며, 마지막으로는 필자가 2년 전에 언급했던 디지털 방송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생각을 언급함으로써, 오늘의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1. 김연아, 공지영의 논쟁에서 보여지는 불편함

 그렇게 말들이 많았던 종편 개국도 벌써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초 진보를 자처하시는 분들의 우려(?)나 예상(?)과는 달리 시청률도 저조하고 프로그램의 내용도 고만고만한 모양새입니다. 그래서인지, 종편 개국과 관련하여 벌어졌던 김연아와 공지영 논란은 다른 사회적 이슈처럼 소리없이(?) 흘러가는 분위기처럼 비춰지고, 이 부분에 대해서 새삼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필자가 시류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시겠지만, 분명히 생각해 볼 만한 몇 가지 화두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김연아라는 인물의 이미지가 과연 어떻습니까?...  국민 요정, 피겨의 여왕 등등... 그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대중적 인기와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나이도 어리고 미모까지 겸비한 최고의 재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그녀를 싫어한다거나 비난하기는 그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녀가 무엇을 하든지 지금처럼 많은 이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 대중들의 바램이자 심리겠지요...

 그런데, 이런 그녀가 보수 성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조중동의 종편 개국 방송에 출연했다니, 진보 성향을 가진 분들의 실망과 상실감이 매우 컸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의 심사를 대변이라도 하듯이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김연아를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고, 여기에 김연아를 아끼고 따르던 팬들과 공지영으로 대변(?)되는 진보 측 사람들간의 일대 논쟁이 벌어졌으며...
 
 결국에는 한국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라는 둥 종편도 상업성 방송이기에, 김연아가 출연을 하고 안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봉합(?)을 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김연아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반응과 함께, 이제 운동은 그만두고 방송 매체나 따라다니며 돈이나 벌려고 한다라는 식으로 나름의 정리(?)를 하시는 분들이 상당한 것을 보면서 필자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공지영이라는 작가는 왜 김연아에게 그런 비판을 쏟아냈으며,왜 사람들은 김연아가 종편 개국 방송에 출연한 것을 두고 그렇게 말들이 많았을까요?...

 김연아의 팬들과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 간에 논쟁의 결말처럼, 말 그대로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이고 보수 진영에서도 김연아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 있을테니, 그녀가 거기에 출연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자 권리이며, 팬들에 대한 당연한 서비스이며 의무일텐데 말입니다. 

  이미 여러분들도 필자도, 그리고 공지영이라는 작가도 익히 알고 있다시피 김연아라는 인물의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종편이 이것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겠다라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겠습니까...그만큼 사람들에게 어떤 특정 인물의 이미지 혹은 사진이나 영상이 미치는 심리적 효과가 너무나도 크다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던 셈인데, 필자가 여기에서 이런 고리타분하고 도식적인 얘기를 하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공지영이라는 작가는 요즘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도가니라는 영화의 모토가 된 소설의 원작자이며, 그동안 여러 편의 베스트 셀러를 기록한 인기 작가입니다. 여기에, SNS의 하나인 트워터를 통해 수 많은 팔로우어를 거느린 인물이기도 하지요. SNS가 쌍방향 소통이고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 기능한다라고 진보 측 인사들은 주장을 하고 있고, 여기에 대해 공지영이라는 작가도 크게 이의를 달지는 않을 것이며, 실제로 세계 전역에서 SNS를 통해서 사회 정치적인 격변이나 개혁이 일어나고 있으니, 더더욱 이런 주장에는 힘이 실리겠지요...

 


 한국 사회 내에서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SNS의 강세에 종편 방송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이렇게 시대는 급변하고, 이런 흐름에 누구보다도 민감한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왜 과거의 진영 논리, 편가르기 논리식 논쟁을 주도하였는지에 대한 의도가 필자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입으로는 SNS를 통한 쌍방향(?) 소통을 얘기하지만, 여전히 의제는 특정 인물이 주도를 하고 있고, 그 특정 인물조차 쌍방향 소통의 대명사인 트워터를 하면서도, 과거의 신문이나 방송이 일방향적으로 대중들에게 정보나 뉴스를 전달하던 시대의 프레임으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접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라는 얘기입니다.  

 보수로 대변되는 조중동을 반드시(?!) 무너뜨리기 위해서 김연아라는 인물의 대중적 이미지와 호감도에 일종의 금이 가게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만큼, 공지영 작가나 진보를 자처하는 분들은 사상적 여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까...아니면 대중들의 인식 수준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선수를 친 것인가요?...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들 각자가 좀더 고민하시길 바라고...필자는 한국인은 특히나 이미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라는 정도의 결론으로 마무리하면서, 다음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2. 나꼼수를 통해 본 SNS 의제 설정에 관한 단상

 SNS 열풍과 함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더군요...바로 "나는 꼼수다" 줄여서 나꼼수 열풍이 실로 대단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나꼼수는 현정부의 정책이나 사회적 이슈를 그들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면서, 사람들에게 이런 자신들의 생각을 SNS를 통해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전파하는데 성공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오죽하면, 나꼼수의 일원인 김어준씨가 미국 하버드대에까지 초대를 받았겠습니까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것이 아닙니다.

 ...요즘에 텔레비젼을 살펴 보면, 오디션 열풍이 실로 대단합니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의 이름을 보면 "나는..." 이라는 식으로 시작되는 프로그램들이 상당하다라는 것을 여러분들도 알고 계실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유를 갈망하고 자신이 모든 일을 주도적으로 할 경우에, 개인적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끼기에 이런 류의 제목들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라고 하겠습니다. "나는 꼼수다"라는 제목도 사실 이런 시대적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고, 알게 모르게 일반 대중들의 정체성과 자각을 일깨우는 측면이 존재합니다. 또한, SNS가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도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을 통해서 과거 자신들이 보지 못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 되고, 그것을 컨트롤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늘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이건 정말 철저한 가정이지만...만약에 현정부가 없었다면, 나꼼수는 존재했을까요...(?나꼼수 맴버들도 현정부를 위한 헌정 방송이라고 공언을 한 것을 보면 그리 틀린 가정은 아닌 듯 합니다만...) 현정부의 정책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나꼼수의 의제 설정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모두 보수와 진보의 대결 혹은 편가르기식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얘기를 진행할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냉정한 판단입니다. 

 왜냐하면, 그 방송을 보고서 사람들이 내리는 반응이나 결론은 언제나 항상 현정부는 안된다, 보수는 가망이 전혀 없다라는 도식적인 결론만 도출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국 근현대사에서 한번이라도 이런 틀을 벗어나서 보수와 진보가 논쟁하고 대결한 적이 있었던가요?...전혀 없었습니다...시대가 변하고 권력 구도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고, 세대간의 역학 관계나 인식이 변했다고 말들은 하면서도 변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집권 세력에 대한 저항 의식을 좀더 세련되게,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의 젊은이들 구미에 맞게 표현하는 틀을 하나 만든 정도이지요...

 어쨌거나, 여기서도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자면...SNS를 통한 의제 설정에서 집권 세력에 대한 저항의식과 함께,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의 편가르기식 논리를 좀더 진화(이 부분은 아래 디지털 방송을 얘기하면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시켜서, 나꼼수는 저항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미국에까지 진출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라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3. 디지털 방송
 
필자는 몇 년전에 미디어 법 논란과 관련하여, 디지털 방송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세계적이자 시대적 흐름이기에, 급변하는 미디어 체계를 정비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국가적 전략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거대 자본(디지털 방송에서 외국 자본의 유입이 꼭 외국인의 이름으로만 이루어질까요? 자본의 속성상 이건 정말로 순진한 생각이겠지요...?)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그런 측면에서 조중동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법적 제도적 정비를 통해서 투명성을 강화하면서 미래를 대비하자라고 주장하였다가, 진보적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거의 3년이 흐른 지금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디어 랩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벌이는 논쟁의 기저에는 보수와 진보의 세력 다툼에 기반한 지분 나누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하는 말입니다...
 
 광고에 대한 비율을 조금이라도 늘리겠다라는 여당과 조중동이나, 이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야당이 싸우는 동안에도... SNS에서의 1인 미디어나 나꼼수같은 대안 언론 매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면서도...다들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한쪽에서는 종편의 광고를 좀더 늘리려고 하고 한쪽에선 줄이려고만 하다 보니, 정작 군소 지방 언론사나 신문사가 거덜이 나게 생겼다지요...

  

이 시점에서, 필자는 광고 지분율을 둘러싼 정치권의 도식적인 논쟁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늘상 그랬던 것처럼, 이 부분에만 집중하면... 보수와 진보 진영간의 밥그릇 싸움은 평행선을 달릴 뿐 합치점을 절대로 찾을 수 없고 사회적 통합도 불가능합니다. 막말로 조중동이나 기존 방송사의 규모가 있는데, 이것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 군소 지방 언론사들이나 신문사에도  배정한다라는 발상 자체가 오히려 구시대적이고 역차별적(?) 소지가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SNS의 최대 강점은 쌍방향 소통이라고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필자도 의제 설정이 아닌 정보 교환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 말은 거의 100% 맞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다루면서 자신의 처지와 환경을 인식하고, 그것을 변혁하겠다라는 자아가 강해지면서...소위 "나는..." 이라는 식의 프로그램이 크게 늘고 있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센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방송도 사실 쌍방향 소통을 매개로 하는 방송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하시나요...? 

 필자는 3년 전 미국에서 디지털 방송에 대한 뉴스와 함께, 아이폰 그리고 페이스 북을 접하면서 디지털 방송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것은 필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비전이니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디지털 방송이 정말 쌍방향으로 진행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초창기에는(?!) 그만큼의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처럼 관련 기술이 진화를 거듭한다면 SNS에서 보여지는 나꼼수처럼 각 방송사가 전하는 각종 뉴스나 정보, 콘텐츠를 시청자가 원하는 분량만큼만 보거나 자체적으로 재해석하고 편집할 수 도 있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라는 생각 말입니다. TV에서 나오는 드라마나 각종 콘텐츠를 보면서 인터넷이나 기타 다른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에 이른 스마트TV가 선보이고, 음성만으로 기능을 수행하는 텔레비전도 등장한다고 하니 필자가 공상 과학 소설같은 상상을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만...     

 

 ...이런 마당에, 광고 지분율에만 목을 메는 것은 당장의 정치적 이해와 이득만을 생각하는 것이지, 디지털 방송의 가능성에 대한 무지가 아닐까요? ...텔레비젼을 보면서 프로그램이나 각종 콘텐츠를 자신이 보고 싶은 만큼만 볼 수 있다면, 광고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왜 프로그램만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큼 편집할 수 있고, 광고는 자신이 보고 싶은 만큼만 볼 수 있다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실까요?...

 필자가 판단하기에, 지금대로 스마트TV 기술이 발전하고 SNS를 통한 정보 교환이나 자체적 콘텐츠 생산이 가능하다면, 디지털 방송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나꼼수의 형식처럼...일반인이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나름대로 준비한 자료나 형식으로 상호간 토론을 진행하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수렴한다든가, 독서 프로그램 같은 콘텐츠 생산에서도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 무작위적인(?) 방법으로 책을 선정하게 하고, 그 책을 읽고 난 다음 작성한 독서 후기를 가지고 얘기하거나 토론하는 프로그램,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도 한 작가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대본에 의한 드라마가 아닌, 과거 이휘재의 인생 극장처럼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여러 대본을 만들어 놓고 각기 다른 드라마를 만들어서 원하는 시청자에게 방송하는 형식같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다차원적이고 다원적인 방송 환경이 조성되면, 어느 시점에는 똑같은 프로그램의 내용도 시청자의 연령대나 기호, 혹은 학력 수준, 경제 사정에 따라 편집의 내용이 각기 달라지면서, 새로운 문화와 계층이 형성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고...

 ...그러려면, 디지털 방송에 대한 장기적인 국가 전략과 함께,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따른 초창기 자금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3년전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미디어 법에 일부 동의를 했었는데, 이제 와서 돌이켜 보니, 필자가 진보나 보수 양측 모두에게 너무 앞서가거나 지나친 기대를 했었던 모양입니다... 

 SNS와 같은 정보의 쌍방향 소통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의 제작은커녕, 과거 아날로그 방송에서 하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여기에 특정 정치인이나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진보 보수간의 편가르기 식 싸움은 그야말로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네버엔딩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3년전 필자처럼 원래의 의도는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진보로부터는 보수 진영의 인물로, 보수로부터는 신뢰가 안 가는 인물로 낙인이 찍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처음부터 분명히 말하였듯이 필자는 진영논리, 편가르기식 논리에는 진저리를 치는 입장이었으나 현실은 여전히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김연아가 종편에 출현한다고 하니까 진보 성향의 공지영이 작별 인사를 고한 것이나, 현정부에 대한 반감과 저항의식에 SNS를 통한 나꼼수를 선보인 것이나, 디지털 방송을 둘러싼 주파수 대역대 논쟁, 광고 지분율 논쟁이나 하고 있는 모습들은 모두 편가르기의 확장판이자 시리즈물일뿐입니다.
 
 SNS와 디지털 방송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 기술의 변화, 문화적 환경의 변화 그리고 이런 시대적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기계적인 역학 구도에 골몰하며 무한 대결을 펼치는 기성 정치권, 의제 설정을 선도하는 일부 인사들로 인해서...진짜로 피해를 보는 것은 무당파적 성향을 가진 필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인 것입니다... 
     

Posted by 네 오 NEO
시사 평론2009. 4. 9. 02:58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이른바 친노 계열의 인사들이 하나 둘씩 이 사안에 연루되어 사법 처리의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이는 현 시점에서,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빚(?) 때문에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과문을 직접 게재하고 이에 대해서 논란이 분분하다. 그리고 이번에도 오프 라인에서와 달리, 이곳 인터넷에서는 역시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둥 자신은 노무현에 대한 비난을 이해를 못하겠다는 둥 혹은 일개 필부도 알고 있는 노무현의 진실(?)이라며 그의 주변인들이 돈을 받았었으나 그의 재임 시절에도 사법처리가 되었던 사례를 들어가며 현정부와의 도덕성(?!) 차원의 비교를 시도하고 정작 노무현 본인과는 무관했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나는 이런 모습들이 더 이해하기가 힘들며 한편으로는 소위 노무현의 몰락과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뭔가 걸리는 것이 있어서 몇 자 적어보기로 했다.
  
결론의 일부를 미리 말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오늘 날 이 지경에 놓이게 한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노무현을 지지하는 여러분들이라고 나는 판단하는데, 지금부터 왜 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조목조목 밝히겠다.

나는 왜 노무현 비판자가 되었는가
  작년 초 중반까지의 글쓴이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소위 노무현 비판자였다. 그리고 지금도 노무현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나 신념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런 글쓴이도 처음부터 노무현 비판자였던 것은 결코 아니다. 솔직하게 이제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단지 초기에는 도저히 받아 들이기 어려웠던 당시의 대선 참패,  정권 교체의 원인과 책임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실정, 그리고 이른바 반 노무현 정서에서 찾으려는 글을 한편 올리는 수준의 차원에서 끝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작년 초 해당 포스팅을 올리고 난 다음, 그러니까 당시 다음 메인에 그 글이 걸렸을 때 보였었던 노무현 지지자들의 행태가 글쓴이를 소위 안티 노무현의 일원으로 확실하게 탈바꿈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사실 글쓴이는 노무현 참여정부동안 줄곧 진보 제반세력들이 요구하고 비판하던 내용들을 해당 글에 담았었고, 그것들이 하나도 담보되지 못한 당시의 상황이 결국 대선의 참패라는 결과로 귀결되었다며 노무현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이제는 모두가 대선 패배를 겸허하게 받아 들이고 깊이 반성하며 새로운 정치적 지형을 모색하자는 나름의 취지로 글을 올렸었다. 그런데 노무현 지지자란 사람들이 들어와서 댓글 페이지로는 무려 20페이지에 댓글수가 무려 1000여개를 육박하는 파상 공세를 취하면서 하는 말들이란 것들이, 한결같이 글쓴이가 한나라당 알바라는 둥 조중동을 너무 많이 보아서 그들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해서 글에 올렸다는 식의 근거없는 비난으로 시작해서, 심한 인신공격성 댓글까지 올림으로써, 당시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갓 베스트 블로거 기자라는 타이틀을 받고 나름 열심히 글을 써 보고자 했었던 글쓴이는 큰 상처와 함께 형언할 수 없는 분노를 가슴 속에 품게 되었던 것이다. 
필자가 대선 참패 후 블로거뉴스에 처음 송고했던 문제의 포스팅: 내가 노무현 탓을 하게 되는 이유들 

  지금도 그렇지만 사실 그런 경우에, 다시 말해서 인터넷 여론이 노무현에게만은 유독 지나치리만큼 호의적인 상황 하에서, 대다수 블로거들은 그 놈의 소통에 문제가 생길까 봐서 노무현 비판 기사를 송고하기를 대단히 꺼려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인터넷의 여론은 은연중에 일방향성이 강요되고 이는 본질적으로 그들이 추구한다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속시원히 이를 비판하지 못하였지만 필자는 이런 집단적인 쏠림현상을 너무나 싫어했었기에, 노무현에 대해서 비판적인 여러 자료들을 한겨레나 경향같은 진보성향의 신문에서 찾아내서 포스팅을 해 보아도 여러분들은 전혀 받아 들이지 못했으며, 급기야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터지자 어떻게든 쇠고기 졸속협상 문제를 현명하고 현실적인 방법으로 풀어가고 문제의 원인단계부터 철저히 되짚어보고 파악을 해서 해결점을 모색하는데 힘을 집중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과 이명박이 각각 일본 국왕을 접견하는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 따위들을 올리며 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이른바 반 이명박 정서를 노무현 미화로 교묘히 연결시키려는 작태를 보면서, 나는 이미 오늘과 같은 상황이 오리라고 짐작했다면 여러분은 믿어지시는가... 
 필자가 첫 포스팅 후 노무현 지지자들의 행태(?!)에 대해 생겼던 일종의 반감, 오기와 함께 현재와 같은 상황이 도래할 것을 어렴풋이나마 예측하고 우려스러운 마음에 노무현에 대한 미망과 부질없는 우상화 시도에서 그만 벗어나라고 올렸었던 주요 포스팅 목록들

내가 노무현 탓을 하게 되는 이유들 2
인수위 교육정책,급격한 것인가 
쇠고기 재협상이 불가능한 이유(부제:노무현이 그립다는 분을 위한 쓴소리)
일관성이 결여된 노무현추종자들 
'광우병 괴담', 노무현 참여정부가 만든 신조어다 
촛불집회를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 
쇠고기재협상, 수위는 어디까지여야 할까 
촛불 집회, 민주주의 그리고 블랙 코미디 
 
쇠고기 문제에서 보였던 이명박 vs 노무현 구도는 정치 퇴행적인 사회 분위기와 여러분의 자화상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글쓴이같이 이미 오래전에 아무런 국민적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한미 FTA를 지켜보면서 노무현도 한나라당도 그렇다고 지극히 무기력하고 도덕을 밥에 말아먹은 허접한 진보도 아닌 무당파 혹은 중도를 지향하는 사람조차도 노무현 지지자들의 극성과 맹목적인 노무현 비호 논리에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젓게 되고 눈쌀을 찌푸리곤 하는데, 하물며 한국 사회의 주류에 속하는 보수 기득권층과 세상사에 시달리고 하루하루가 힘겨운 기성 세대가 볼 때에는 얼마나 볼쌍 사납고 꼴 보기가 싫었겠는가...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여러분들이 가만히 있어도 노무현은 가뜩이나 눈에 가시(?!)로 보였을 판국에, 노무현 추종자란 양반들이 여전히 그를 존경한다고 끊임없이 설쳐대고, 한편으로 인터넷 공간 속에서 그 놈의 익명성을 무기로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사안에서까지 사사건건 이명박 대통령을 연결시켜 조롱하고 비난하는 댓글들을 달아대면 보수 세력이 어떻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서 무턱대고 반 이명박, 친 노무현이었던 그야말로 망국적인(?!) 양극단의 정치 지형과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시 노무현의 최측근이라는 안희정이 민주당 최고위원에 들어가는 사실상의 정치 퇴행적 모습을 보면서 향후 민주당의 진로에 짙은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과 함께, 분명 가까운 장래에 정치적인 재개를 꿈꾸며 노무현이 봉하마을로 가져갔을 그 많은 문서들에 대한 소모적인 논란을 멀리 미국에서 지켜보면서, 그리고 무슨 민주주의 2.0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여전히 온라인 상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발휘하려고 시도했던 모습들이나 올 가을 무렵에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한다는 말들이 계속 튀어 나오는 마당에 수구 보수세력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지금과 같이 후진적이고 흑백논리만 난무하는 시국에, 노무현만 확실히 갈무리시켜 놓는다면 탄탄대로의 정치적 지형이 형성되는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나름 판단하지 않았을까.


  여기까지 글을 읽은 분들중에 혹자는 지금의 상황이 결코 이명박 vs 노무현의 양자구도가 아니라고 하시며 말도 안되는 글이라고 비판하실지도 모르지만 필자가 이런 말을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노무현 지지자들이 참여정부 기간동안에 그를 비판하는 진보세력을 어떻게 대했었는지 한번 곰곰히 돌이켜 보라. 그를 비판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정치,경제에 걸친 제반 문제(이미 노무현 참여정부부터 시작되었던 공기업 민영화 ,의료 보험 민영화, 상수도 민영화, 비정규직법 통과,확대, 합법적인 일체의 절차를 무시한 한미 FTA, 망국적인 한탕주의의 결정판 바다 이야기 파문, 미국산 쇠고기 검역기준 대폭 약화,역대 최고의 삼성 비호,부동산 문제등등)를 자세히 따져 보지도 않은체 진보세력 전체를 아무 대안도 없고 무조건 반대만 하는 집단으로 낙인찍어 버리지 않았는가. 심지어는 한나라당과 동급으로 몰아 버리는 진짜 몰지각한 이들도 있었다. 그 덕분에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의 가뜩이나 좁았던 입지는 더욱 협소해졌으며, 미국산 쇠고기 정국에서도 보여지듯이 다양한 진보 세력과 보수 정치 세력과의 경합이나 경쟁이 아닌 이른바 살아 있는 권력 이명박 vs 너무나 그리운 노무현의 퇴행적 구도로 시국이 계속 흘러왔고 자연히 둘 중 어느 한 쪽이 흥하면 다른 쪽은 망하는 지난 대선의 재판 구도로 자리를 잡은 형국인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든 상대방의 약점이나 흡집을 찾아 내려고 하는 것은 한국처럼 후진적이고 양극단의 논리만 난무하는 사회에서 어쩌면 일종의 필연이 아니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현정부의 인사들은 더한 죄를 지어도 벌을 안 받는데, 노무현과 그의 측근들만 가혹하게 처벌하려고 한다면서 온갖 논리를 들이대며 흥분하지만, 그런 논리는 가당치도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돈을 받아도 자신이 받지 않으면 죄가 없는 것인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인가 아님 작금의 현실을 도저히 받아 들이지 못해서 나오는 일종의 무의식적 반작용인가...
 
노무현의 몰락보다 더 두려운 것들
  노무현이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수행하지 않았더라도 그의 주변 인물들에게 로비나 청탁용 자금이 들어왔겠는가. 이걸 단속하지 못하거나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묵인한 것은 분명히 그의 책임이 아니던가. 

 사실상 이명박 정부로 대표되는 보수 세력과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무늬(!?)만 민주 진보 세력간의 싸움에서, 여러분들이 말하는 식의 도토리 키 재기식 혹은 50보 100보의 논리를 펴게 되면
결국 사회 내에서 힘을 가진 세력이 계속 이기게 되고 본질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그 와중에 글쓴이같은 무당파적이거나 냉소적인 성향의 인물들만 더 많이 양산하면서 정치 자체에 반감이나 혐오를 갖게 되는 사회적 현상이 더욱 만연하는 것이 정말로 두려운 상황이 아닐까... 그런데도 이런 판국에조차 맹목적으로 그래도 우리는 노짱~을 계속 부르짖는다면, 그만큼 노무현에 대한 반대 세력의 비판이나 공세는 더욱더 강화되며 그것은 결국 여러분이 사랑하는 노무현을 더더욱 곤경의 나락으로 떨어 뜨리는 일이 될텐데, 그토록 따지기 좋아하고 나름의 논리와 머리가 제법 있다고 자부하시는 노무현 지지자란 분들이 왜 이렇게 뻔한 세상의 이치를 도외시하는지 필자는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 

                                                                사진 출처:구글 이미지

  여러분들이 진정 노무현을 아끼고 사랑하며 무슨 관념적인 논리나 말이 아닌 현실 속의 민주주의를 진실로 꿈꾼다면, 지금은 은인자중해야 하며 비록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노무현을 비호하는 세력 노릇(?!)은 그만 청산해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한국 사회내에서 정치적으로 보수 세력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분명 이유있는 근거로 노무현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 수 많은 이들의 정서를 자극함으로써 과거의 글쓴이처럼 안티 노무현으로 돌아서게 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며, 그것이 소위 노짱(?!)이라 불리었던 한 정치 풍운아의 퇴로를 그나마 좀더 편안하게 하고 퇴행적인 한국 사회의 흑백 논리와 정치 풍토를 쇄신하는 지름길임과 동시에, 그 길로 직행하는 지도와 차편은 바로 여러분 각자가 이미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p.s: 오늘의 포스팅은 결코 노무현을 비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를 지지한다는 여러분에게 소위 노무현의 몰락으로 표현되는 현시점 이후와 앞으로의 정치 지형에 대해서 좀더 진지하게 고민하시라는 의미에서 올린 글임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그동안 나름 우려했던 상황이 너무 빨리 닥쳐 오면서 속이 후련하다기보다는 왠지 허탈하고 참담한 마음만 생겨서, 이 포스팅 이후로는 노무현과 관련된 논란이나 얘기들은 더 이상 언급하거나 보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는 점도 확실하게 밝혀 둡니다.
Posted by 네 오 NEO